● '후 이즈 넥스트:윈' YG소속 연습생 팀 나워 서바이벌"내 자식 교육이니 이번엔 혹독하게 심사두 팀 실력 비슷해 대중 판단에 맡기겠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YG연습생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YG 신인 남자그룹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후이즈 넥스트:윈’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8년 만이다. 국내 굴지의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빅뱅 이후 남자그룹을 선보인다. 소속 연습생 11명을 A와 B 두 팀으로 나눠서 경쟁을 통해 한 팀만이 데뷔의 기회를 준다는 설정이다. 이 모든 과정은 '후 이즈 넥스트:윈'이라는 제목으로 23일부터 케이블채널 Mnet과 tvN을 통해 방송된다. 물론 그 선택은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에 달렸다. YG에 속한 선배 가수 싸이마저 "한솥밥 먹는 식구를 둘로 가르는 극악무도한 잔인함"이라고 할 정도로 살벌한 기획이다.

'슈퍼스타K'출신 강승윤과 'K팝스타'출신 이승훈이 포진된 A팀은 평균 연령 20세로 총 5명이다. 이보다 3세가 어린 B팀은 MC몽의 '인디안 보이' 무대에 꼬마 래퍼로 등장했던 비아이(B.I)와 역시 'K팝스타' 출신인 구준회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 승자는 그룹명 위너(WINNER)로 데뷔한다.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할 이는 양현석 프로듀서다. 2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밤잠을 설쳤다"는 말로 긴장감을 애써 감추지 않았다.

▲강승윤 딜레마?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인물은 단연 강승윤. 이미 '슈퍼스타 K'를 통해 얼굴을 알린 그가 다시 데뷔를 놓고 경쟁을 펼친다는 사실에 의아해 하는 취재진도 있었다. 심지어 그는 솔로로 데뷔까지 한 터라 무리한 기획에 희생양이 되지 않을지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슈퍼스타 K' 당시 강승윤의 모습을 25%로만 인정하고, 나머지 75%를 끌어내려고 했다. 록 뿐만 아니라 알앤비 랩을 소화하고 춤까지 보여줄 수 있는 강승윤을 기대했다. 본편에서는 강승윤이 춤을 배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노력했고, 얼마나 고민했는지 나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낼 것이라는 자신감이었다. 서바이벌 경험이 있는 오디션 출신 멤버들의 합류로 특정 팀이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에도 양 프로듀서는 고개를 저었다. "이미 알려진 친구들이 있는 A팀이 유리할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솔직히 말해 현재로서 B팀이 유리하다. 프로그램을 보며 드러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여기에 뻔한 결과를 지양해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두 팀의 실력 차이가 명확하게 난다면 프로그램을 망한다. 뻔하게 가는 결과로 프로그램을 보인다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지드래곤도 개인 음악과 빅뱅 음악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지금 당장은 이질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본인들은 이미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췄다. 프로그램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뱅과는 다르다

YG에서 남자그룹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대중은 흔하게 빅뱅을 떠올렸다. 빅뱅도 데뷔 전 '리얼다큐 빅뱅'을 통해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을 출연했다. 때문에 멤버 구성과 음악적 분위기에서 빅뱅과 어떤 방식으로 차별화를 가져갈 것인지는 이 팀의 성공에 핵심키워드다. 제작보고회에서도 '제2의 빅뱅''보급형 빅뱅'이라는 지적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보급형' 빅뱅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것은 실패다"라며 "YG는 15년 간 단 한 번도 중복된 팀이 없었다. 위너가 빅뱅의 후배라는 점에서 보급형 빅뱅 소리를 듣는 것은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러나 빅뱅도 데뷔 직후가 아니라 지드래곤이 작곡한 '거짓말'로 인기를 얻었던 것처럼 본인의 색깔로 성공해왔다. 그게 YG의 경쟁력이다. 위너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답했다.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는 양현석 프로듀서의 등장으로 훈훈한 심사평으로 화제가 됐던'K팝스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양 프로듀서도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천사 이미지'를 고수하지 않을 것이며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또 다른 차별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내 자식 교육에서 얼마나 냉정하고 혹독할 수 있는 지 보여줄 것"을 다짐했다.

▲시청자 눈높이를 맞추다

그렇다고 승자를 결정하는 것이 양현석 프로듀서에 손에 달려있지는 않다. 시청자의 100% 선택으로 결정된다. 10회 방송 동안 총 3번의 배틀이 펼쳐지며 양현석 프로듀서를 비롯해 소속 아티스트 및 프로듀서들과 스페셜 게스트가 경쟁에 참여하고 평가한다. 본격 경쟁이 시작되는 회차부터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사전 투표를 진행하고 생방송되는 파이널 배틀은 생방송 문자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공정성을 확인한 방식이다.

"대중은 뻔하지 않다"는 양현석 프로듀서는 "히트곡을 만드는 공식이 있다면 세상은 쉬웠을 것이다. 한 번쯤은 대중에게 판단을 맡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두 팀이 너무 비등해서 내가 선택할 수 없다. 어느 팀이든 실력은 자신 있다. 이번 방송을 통해 내가 헷갈리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시청자에게 묻고 싶다"며 대중의 안목을 신뢰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방송을 통한 해외 쇼케이스의 형식도 빌린다. 중국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도 방영돼 해외 팬들에게도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는 K-POP의 위상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출연하는 팀원들은 국내 팬뿐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도 어필하기 위해 남다른 스타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작된 양현석 프로듀서의 새로운 도전이 신선한 매직이 될지 국내외 업계 관계자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