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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의 역습… '악플과의 전쟁'

● 그들은 왜 전면전을 시작했나
SNS 발달로 연예인 허위 글 난무
'침묵이 최선' 안통해… "적극대응이 최고 방어"
먼저 소송 제기… 무조건 '피의자 선처'
오히려 부작용 초래
  • 변정수
2003년 7월 배우 변정수가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허위 기사가 삽시간에 퍼졌다. 당시 여대생 변모씨는 일간지의 교통사고 기사와 스포츠지의 변정수 관련 기사를 짜깁기해 그럴싸한 허위 기사를 만들었다. 입건된 피의자 변씨를 보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변정수는 눈물을 보이며 "왜 그랬냐?"고 물었고 변씨는 선처를 호소했다. 변정수가 고소를 취하하며 변씨는 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

그 후 10년. 여전히 인터넷에는 연예인과 관련한 허위 글이 난무하고 있다. SNS의 발달과 더불어 전파 속도는 더 빨라졌다. 10년간 기술의 발달은 눈부셨지만 이를 활용하는 이들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해졌다. 그 속에서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은 도마 위에 오른 생선처럼 난도질 당하고 있다.

악성 루머에 침묵하지 않아

그 동안 연예인들은 자신을 둘러싼 악성 루머에 침묵을 가장 큰 방패로 삼았다. 괜한 대응이 더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근거없는 뜬소문은 며칠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그라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악성 소문 유포자에 대한 연예인들의 대응이 달라지고 있다. 유산의 아픔을 겪은 백지영은 지난 7월 그의 아픈 개인사에 모욕감을 주는 글을 올린 악플러를 고소했다. 앞서 5월에는 가수 아이유가 지난 5월에 퍼진 '10월 결혼설' '임신설' 등을 퍼뜨린 이를 고발해 최초 유포자를 검거했다.

  • 백지영
이영애 역시 지난달 담당 법무법인을 통해 "이영애 부부는 허위의 소문을 유포하여 명예를 훼손한 악플러 및 블로거들을 서울용산경찰서에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 법률위반죄로 형사고소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더 이상 그들이 침묵하지 않는다. 소송에 휘말리는 것이 또 다른 논란을 낳아 대중에게 좋지 않은 인식을 줄 수 있다는 불문율을 깨고 먼저 소송을 제기하고 이런 과정을 적극적으로 대중에 알리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및 SNS의 발달에 기인한다. 변정수 사망설이 한 포털 사이트 내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며 퍼져나갔듯 2010년 이전만 해도 민감한 이야기는 누리꾼이 모이는 카페, 블로그 및 이메일을 통해 알음알음 전해졌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등 별다른 비용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SNS가 등장하면서 정보 전파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졌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괴소문이 하나 등장하면 SNS를 통해 모든 이들에게 공유되고,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장식하게 된다. 더 이상 쉬쉬한다고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스타들은 맞불을 택했다. 음지에 숨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밝힘으로써 루머를 불식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의 김길호 사무국장은 "침묵은 곧 루머를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길 수 있다.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처하면 추가 피해를 막는 동시에 악성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연예계가 산업화되면서 악성 루머에 대응하는 방식도 체계화되고 있다. 이런 루머는 단순한 이미지 하락을 넘어 해외 매체를 통해 반 한류 분위기를 조성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통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아이유
적극적 법적 대응 나서

후속 조치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통상 연예인들은 고소장을 제출해도 대중적 인식을 고려해 피의자를 선처해준다는 인식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피의자 검거 소식 직후 아이유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선처를 논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7월에는 배우 송혜교에게 정치인 스폰서가 있다는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입건된 네티즌 21명이 벌금 50만∼1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고소 취하는 없었다. 잘못을 했으면 응당 벌을 받아 마땅하건만 연예인이기 때문에 상대를 용서해야 한다는 그릇된 인식을 깨는 결정이었다.

이는 대중의 인식 변화와 맞물린 신 풍속도라 할 수 있다. SNS를 통해 유포되는 허위사실에 피해입는 건 비단 연예인 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며 누구든 SNS의 신속성과 익명성에 기댄 루머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이를 체감하고 있는 대중 역시 악성 루머의 폐해와 그에 따른 연예인들의 피해를 목도하고 있다.

반면 이를 역으로 이용한 연예기획사의 '꼼수'도 경계해야 한다. 소문의 진위 여부를 떠나 무조건 소송부터 제기한 후 잠잠해질 때쯤 고소를 취하하는 식으로 이미지를 지키려는 행태가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한 아이돌 그룹이 속한 연예기획사는 불미스러운 소문이 나돌자 '법적 대응'을 운운하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적이 있다. 당시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 의뢰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 역시 사실무근으로 판명났다.

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이자 케이팝미래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인 심희철 교수는 "인성 교육이 기술의 발달을 따라가지 못해 SNS를 이용한 폐해가 많아지고 있다. 그 동안 연예인들이 관용을 베푸는 것이 마치 관례인 것처럼 비쳐졌지만 대중들 또한 잘못한 오보나 루머에 대해 법적으로 적극 대처하는 것이 오히려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것이라 판단하는 프레임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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