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일본 공연에 나선 '가왕' 조용필. 그의 과거 일본 활동도 재조명되고 있다. '가왕'의 일본 활동 시작은 1982년이었다. '미워 미워 미워/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발표하며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창밖의 여자'와 '내 마음 당신 곁으로'를 연달아 발표하며 1983년 이미 15개 도시를 도는 투어에 돌입한다.

1984년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음반 판매량으로 각종 시상식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다. 그 시작은 역시 '돌아와요 부산항에'다. 이 노래로 CBS-SONY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한다. 일본 전국 투어는 물론 부도칸에서 공연을 개최하기에 이른다.

조용필은 1986년 들어 '추억의 미아1'으로 일본 내 외국인 가수로는 처음으로 1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역시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했다. 높은 인기로 '추억의 미아2'까지 제작된 이 노래는 조용필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다. 15년 만에 열린 이번 투어'헬로 인 도쿄' 무대에서도 불렸다.

이 밖에도 조용필은 1987년부터 1990년까지 4년 연속으로 일본 NHK의 연말 음악 특집인 '홍백가합전'에 출연했으며 1990년대 후반까지 전국투어를 꾸준하게 돌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조용필의 과거 일본 활동 경력과 수상은 K-POP붐이 한창인 현재 기준으로 보면 곤란하다. 양국간 문화개방을 하기 이전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며 일본 내에서 외국인으로 현지 가수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조용필이 1980년대 후반부터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공연 무대를 위주로 팬들을 만나는 것을 택한 배경에는 일본에서 진행했던 투어 경험이 적잖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연 장비와 시스템 면에서 국내에 비해 월등하게 앞서 있던 일본 무대에서 공력을 쌓으면서 새로운 무대 효과와 장비 투자에 노력을 아끼지 않아 국내 공연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린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