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미사여구없이'

올해 아르코예술극장 첫 연극인 '미사여구없이'가 1월15~29일 공연된다.

'미사여구없이'는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차세대예술가 육성시리즈인 '봄 작가, 겨울 무대'의 작년 작품으로 평단과 관객의 높은 평가에 힘입어 올해 아르코예술극장의 첫 무대를 장식하게 됐다.

'미사여구없이'는 하룻밤의 사고(?)와 싸움, 자존심 대결로 인한 세월의 공백과 재회라는 흔한 주제의 로맨스 코미디이다. 그럼에도 일반 관객뿐 아니라 마니아층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데도 성공하며, 작년 초연 당시 "사랑의 외피 속에 감춰진 본질을 시종일관 유쾌한 재치와 맛깔스러운 유머로 대담하게 풀어낸 우리 시대의 연애담"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데는 신춘문예 등단(2011년 한국일보) 때, "희곡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라는 평을 받은 허진원 작가의 필력이 한몫했다. 도드라지는 남녀간의 불꽃튀는 설전은 오로지 대사로 관객들을 집중시키는 힘을 지녔다. 연극 전편에 흐르는 끊임없는 말의 향연은 각자 자기 합리화로, 사랑고백으로, 자기학대로, 상대비난으로 걷잡을 수 없는 롤러코스터를 타며 관객들을 즐겁게 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만 곱씹으며 음미할 만하다.

여기에 민새롬 연출의 담백하고 음울한 서정이 극대화된 무대는 영화를 보는 듯한 새로운 매력을 주면서 연극적 재미에도 충실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결코 만만하지 않고 쉽게 풀어내기도 힘든 남녀 간의 이야기를 서현과 동구의 유머러스하지만 가볍지 않은 연애담을 통해 보여주는 이 작품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사랑의 본질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02-3668-0033



박종진기자 j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