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또마 캐릭터 상품뿐 아니라 또마 쿠션·또마 컵… 3만개 정도같이 입고 마시고 잠자는 공간인 '또마 하우스' 플랫폼 산업 탄생카페나 리조트 등 공간내 선순환

"또마(TTOMA)는 제 것이 아닙니다."

독특한 일성(一聲)이었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 브랜드 또마의 라이선싱 판매권을 갖고 있는 또마홀딩스의 나현정(35) 대표에게 성공담을 들려달라 하자 그는 '또마에 대한 권리'가 아니라 '또마의 의미'를 먼저 설명했다.

"또마 캐릭터에 포함된 백색 황색 흑색은 인종을 뜻해요. 세 인종이 또마 안에서 하나로 화합하자는 의미를 갖고 있죠. 이런 취지가 좋아 또마를 알리는 것을 제 업으로 삼게 됐어요. 때문에 인터뷰에 나서는 것도 제가 아니라 또마가 널리 알려지기 원해서예요. 원래 라이선스 사업의 본질은 함께 하는 것, 즉 공유죠."

또마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 캐릭터는 프랑스인 또마 뷰에와 한국인 저작권자가 함께 만든 캐릭터다. 이후 또마를 접한 나현정 대표는 가둬 놓은 물을 흐르게 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곡식을 키우듯 전세계인들이 또마를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물꼬를 텄다.

"전 원래 큐레이터로 일했어요. 봉사활동 차원으로 전시를 기획하다가 또마의 원작자를 알게 됐죠. 이 때까지만 해도 '또마'라는 이름이 활성화되지 않았어요. 또마라는 캐릭터를 사업화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상표권을 등록해 상품화할 준비를 마쳤어요. 또마의 주인은 원작자들이고, 더 큰 주인은 또마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이에요. 저는 또마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려지도록 수로를 놓는 역할을 하는 거죠."

나현정 대표는 플랫폼 산업을 표방한다. 단순히 또마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을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또마라는 옷을 입은 모든 상품이 소비되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탄생된 게 '또마 하우스'다. 그 안에서 대중은 또마가 그려진 쿠션을 품에 안고 또마컵에 담긴 커피를 마신다.

"공간 사업에 매력을 느꼈어요. 카페나 리조트 모텔 등 공간이 생기면 그 안을 채워야 하는 비품이 필요하죠. 커피숍 매장이 15개 정도 생기면 그 안에서 초도 소비되는 비품의 수가 3만개 정도 돼요. 자연스럽게 또마 캐릭터를 입은 물품들이 소비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는 거죠. 그 공간을 즐기는 이들 또한 자연스럽게 또마가 갖는 의미를 알게 되는 거고요."

나현정 대표는 타깃층부터 달리 잡았다. 국내 많은 캐릭터 회사들이 유아나 아동을 대상 고객으로 삼고 문구와 완구를 만드는 동안 또마홀딩스는 어른들을 타깃으로 전략을 짰다. 예상은 적중했다. 2007년 시작 단계와 대비해 현재 매출은 50배 이상 신장됐다. 또마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물품의 카테고리도 500여 가지로 늘었다.

"2007년 사업을 시작하며 처음 만든 게 청소기였어요. 캐릭터 사업을 하며 가전 제품은 마지막 단계에 손대야 한다는 나름의 법칙이 있죠. 하지만 우린 역발상에 초점을 맞췄어요. 또한 청소기가 '세상의 나쁜 것을 빨아들인다'는 측면에서 또마가 가진 의미와도 일맥상통하고요. 모텔 사업을 시작할 때는 곱지않은 시선도 있었어요. 하지만 모텔이라는 공간이 또마라는 브랜드를 통해 이미지 정화 단계를 거치며 오히려 대중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왔죠."

나현정 대표는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한다. 또마에 대한 라이선스는 갖고 있지만 또마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이들의 삶 또한 윤택해지길 원한다. 나 대표가 공간 사업에 애착을 갖는 이유다.

"대형 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면 큰 성공을 거둔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요. 하지만 결국은 유통을 좌지우지하는 이들이 '슈퍼 갑'이죠. 물건을 납품하는 대부분 업체는 영세해요. 결국은 납품 업체들의 물건이 소비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그래서 저는 또마 카페, 또마 하우스, 또마 베베 하우스 등 신개념의 부동산 사업에서 그 답을 찾고 있어요."

공동 원작자가 한국인이고, 한국 기업인 또마홀딩스가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또마는 대표적 한류 콘텐츠로서 외화벌이 측면에서도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요즘 또마가 새겨진 물품을 사용하는 한류 스타들의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또마에 대해 문의하는 해외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유럽 여러 나라로 제품이 수출되고 있어요. 우리도 일본 산니오가 만든 헬로 키티처럼 세계를 무대로 하는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는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 경제의 일환인 콘텐츠 사업 육성과도 궤를 함께 하죠. 대부분의 콘텐츠 사업은 저작권이 아니라 상표권을 기초로 진행돼요. 때문에 또마가 알려지고 또마홀딩스가 성장할수록 외화 역시 많이 벌어들이게 되는 겁니다."

나현정 대표는 사회공헌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야 말로 통합과 조화의 의미를 가진 또마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또마홀딩스는 영리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의 일정 부분을 NGO 단체인 호프 파운데이션으로 자동 기부하고 있다.

"또마 캐릭터 중 양팔을 벌린 캐릭터를 우린 '기부 또마'라 불러요. 이 기부를 통해 누군가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성장한다면 그거야말로 또마의 의미를 실천하는 거죠. 향후는 전주와 광주 등 문화 콘텐츠가 부족한 지방에 리조트와 펜션 타운을 지으려 해요. 해당 지자체와 연계한다면 보다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안진용기자 realy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