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몰이에 홍보는 필수 '좋은 작품'이어야 성공 보장맹목적 노이즈 마케팅 역풍 맞을 수 있어

변호인
사례1. 개그맨이자 목사인 서세원은 13일 오후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영화 '건국대통령 이승만'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승만을 재조명한다고 밝힌 그는 영화 ''을 언급하며 "빨갱이로부터 나라 지켜야 한다"라고 하는가 하면, 충무로 상업영화에 대해 "X 같은 상업영화 때문에 관객이 집단 최면에 빠져있다"고 했다. 도를 넘은 과격한 그의 발언에 네티즌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사례2. 영화 ''의 제작사 태풍코리아 측은 신천지 입장과 평점 테러 등 각종 논란에 공식 입장으로 대응했다. 보통 논란이 수면 위로 오른 후에야 관계자들이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 반면 '' 측의 공식 입장으로 해당 논란이 널리 알려졌다. 제작사 측은 노이즈마케팅이 아님을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영화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을 검색하면 뒤 이어 '공식입장'이 연관검색어로 뜰 정도다.

홍보와 마케팅은 영화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영화는 TV를 통해 전파를 타는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처럼 누구나 쉽게 접하는 콘텐츠가 아니다.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아야 한다. 관객의 자발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영화인들은 그들의 돈과 시간과 노력을 사기 위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든다. 또 이를 알리는 데도 힘써야 한다.

여기에는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영화를 전문적으로 홍보하는 업체와 인력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홍보와 관련된 전반을 관리한다. 곳곳에 광고를 게재하고, 영화 전문 방송 프로그램에 해당 영화가 소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이들의 일이다. 출연진은 전국을 돌며 무대인사를 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때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한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홍보ㆍ마케팅 전략이다. 당초 의도와 무관하게, 혹은 의도적으로 논란에 휘말리는 노이즈 마케팅도 있다.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대부분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영화 외적인 부분에 시선이 쏠린 경우다. 제주도 43사건을 다룬 '-끝나지 않은 세월2'나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담은 '' 등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영화들이 개봉 전 진통을 겪었다. 출연 배우의 사생활과 관련한 이슈가 작품 개봉과 맞물리면 의혹을 받기도 한다.

26년
물론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구심도 든다. 홍보 비용과 영화 흥행이 정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광고홍보비는 많게는 수억 원씩 투자된다. 2012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 '피에타'는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다. 순 제작비가 1억5,000만원이었지만, 광고홍보비(P&AㆍPrint & Advertisement)는 7억 원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다. 즉 좋은 작품이어야 홍보와 마케팅도 빛을 발한다. 1,000만 관객을 넘은 ''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은 일부 매체와 네티즌의 공격 대상이 됐다. 주연 배우는 "급전이 필요했느냐"는 핀잔을 들었고, 몇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를 통한 평점 테러를 했다. 티켓 100여장 장을 예약했다가 일괄 취소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기도 했다.

투자배급사인 NEW 측은 각종 논란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말을 아꼈다.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은 개봉이 된 지 3주가 지나서야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주간한국과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오해가 많았다. 자칫 감독의 말을 보탠다는 게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결국 논란을 불식시킨 건 '잘 만든' 영화였다. ''은 좋은 영화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1,000만 영화에 등극했다.

피치 못한 선택으로 노이즈마케팅이 이뤄질 때도 있다. 한편으론 최소한의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 입장에선 노이즈마케팅의 의도성을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로 말한다. '좋은 영화'가 통한다는 공식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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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

김윤지기자 j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