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전을 노리는 1인자들

유재석
방송인 과 이 올 봄 각각 새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은 KBS 2TV '나는 남자다'를, 은 MBC '별바라기'를 준비 중이다. '국민MC' 혹은 '1인자'로 불린 두 사람이기에 프로그램에 쏠리는 관심은 상당하다. 반격을 준비 중인 두 사람의 프로그램을 미리 엿봤다.

▲ 닮은 듯 다른 두 프로그램

'나는 남자다'와 '별바라기'는 일반인의 사연을 중심으로 토크쇼다. 혹은 이란 확실한 중심축을 바탕으로 3명으로 압축된 MC 군단을 내세운다.

'나는 남자다'는 '여자는 보지 마라'는 콘셉트다. 남성 방청객들이 함께 참여해 MC들과 소통하며 남성들의 고민을 풀어본다. 과 노홍철과 임원희가 함께 한다. MBC '무한도전' KBS 2TV '해피투게더'로 오랫동안 과 호흡을 맞춘 주기쁨 작가와 KBS 2TV '출발 드림팀'의 이동훈PD가 의기투합한다. 19일 첫 공개녹화를 시작한다. '맘마미아'의 바통을 이어 받아 오는 4월 9일 오후 11시에 전파를 탈 예정이다.

'별바라기'는 스타와 해바라기의 합성어다. 스타만을 바라보는 팬을 뜻한다. 팬들이 출연해 그들만 알고 있는 스타의 매력을 자랑하거나, 스타와의 소중한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슈퍼주니어 신동과 홍진경이 과 함께 한다. 3월 말에 녹화를 진행하고, 방송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강호동
눈에 띄는 제작진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오랫동안 이끌었던 황선영 작가다. 황 작가는 프로그램을 통해 신화의 오랜 팬임이 드러날 정도로, 팬덤에 기반한 재미와 웃음을 이끌어냈다. '별바라기'의 콘셉트와 잘 맞아 떨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출사표의 의미는?

두 사람에게 새 프로그램이 지닌 의미는 특별하다. , 즉 '유강' 체제가 방송가를 양분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예능 환경이 달라졌다. MC 개인이 아닌 기획과 구성에 방점이 찍힌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MC는 한정돼 있고, 불법도박 혐의 등으로 다수의 MC들이 방송가에서 퇴출되면서 제작진이 마련한 자구지책이다. 그 과정에서 배우와 가수 등이 '예능꿈나무'로 주목 받았다. 두 사람이 위협 아닌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이후 4년 만에 새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런닝맨'을 포함해 KBS 2TV '해피투게더'와 MBC '무한도전' 등 지상파 3사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그다. 하지만 그 사이 MBC '놀러와'가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고, 지난해에는 지상파 3사 예능대상을 무관으로 마무리했다. 은 건재하지만 '1인자'이기에 더 이상 올라갈 산은 없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그가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된 셈이다.

은 7개월 만의 MBC 복귀다. 그는 지난해 8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폐지와 함께 잠시 MBC를 떠나 있었다. 한동안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어렵게 돌아온 그로서는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었다. 야심 차게 출발한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 역시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 수순을 밟았다. KBS 2TV '달빛 프린스'는 '우리동네 예체능'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포맷을 바꿔 살아남았다. SBS '스타킹'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 그럼에도 -이다

그럼에도 '유강'이 지닌 영향력은 상당하다. 수많은 예능PD들이 여전히 함께 하고 싶은 방송인이며, 대중이 사랑하고 지지하는 스타다. 두 사람이 새 프로그램을 맡는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그들이 지닌 상징성을 잘 알기에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로의 이동은 물론 새 프로그램 역시 심사 숙고하는 이들이다.

무엇보다 두 사람을 대체할 만한, 혹은 이을만한 '1인자' MC가 아직 없다. 두 사람처럼 스튜디오와 야외에서 모두 능한 MC를 찾기 힘들다. 꽁트면 꽁트, 토크쇼면 토크쇼 모든 포맷에서 빛난다. 과 같은 건강한 이미지, 만한 강렬한 에너지는 그들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함께 하는 멤버 그 누구도 낙오하지 않게끔 고루 이끌며 '예능 원석'을 발굴하는 리더십은 그들만의 강점이다.

아울러 그들은 끊임없는 자기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은 갈등을 유발하는 잔소리꾼 캐릭터를 자처하고 있다. 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특별해설위원으로 절제하는 진행을 보여줬다. '평화주의자' 과 '포효하는' 이 익숙한 대중에겐 낯선 모습들이다.

은 지난 달 26일 열린 '우리 동네 예체능' 기자간담회에서 "20년 동안 방송을 하면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접근한 적이 없다"며 "그때마다 주어지는 과제에 대해 제작진과 상의하며 나아갈 뿐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적응해서 주어진 '숙제'를 마치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달라진 환경에 변화하고 적응할 과 의 변신이 기대된다.



김윤지기자 ja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