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경표 초대전 '색으로 떠나는 시원의 그리움'장은선갤러리 4월 2~12일

동해 연작 30정방 oil on canvas
짙푸른 동해 바다의 일렁이는 파도를 가까이 마주하면 움찔 몇 걸음 물러서게 된다. 눈이 시린 하얀 포말이 거센 소리와 함께 온 몸을 적실 듯 달려드는 느낌 때문이다. 그만큼 화폭 속 파도는 실감난다.

파도만이 아니다. 자연 속 황토빛 산길과 언덕, 매서운 바람을 맞고 서 있는 금강송도 화폭 너머로 강렬한 존재감을 전한다. 이렇듯 홍경포 작가의 작품은 생생하다.

홍 작가의 특유한 조형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인사동 장은선 갤러리에서 4월 2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홍 작가는 자신의 삶의 공간과 그 주변 풍경을 주로 화폭에 담아 왔다. 그는 울진을 중심으로 한 동해의 일원 풍경을 소재로 작업한다. 거칠고 빠른 붓 터치를 사용해 대상을 재현하기보다는 그만의 표현으로 새롭게 재구성한다. 특유의 조형감각으로 상투적인 묘사에서 벗어난 작법은 색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원색적인 색채는 거칠고 빠른 붓 터치와 어우러져 시각적인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홍 작가는 풍경의 소재 및 대상들이 정체되어 있거나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에는 시선을 주지 않는다. 그에게 작품이란 풍경 속에서 생명의 기운을 발견해 시각화하는 일이다. 그의 작품 속 풍경에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색 72.7x72.7cm oil on canvas
작가는 실제의 형태보다 그로부터 발생하는 미적 감흥을 빠르게 캔버스에 옮겨 세부적인 표현은 억제돼 있다. 그래서 작품에서 풍겨오는 원초적인 생명력은 더욱 강렬하다.

이번 전시에는 힘차고 경쾌하며 기운을 북돋게 해주는 홍 작가의 신작 20여 점이 선보인다. 전시 작품들은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도록 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02-730-3533


색 90.9x90.9cm 정방 oil on canvas

박종진기자 j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