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곡 등 뮤지션으로 한층 성장

숙녀가 됐다. 앳된 얼굴과 해맑은 미소는 여전하지만, 껑충 자란 키에 성숙해진 외모다. 화사한 꽃무늬 원피스와 웨지힐이 제법 잘 어울린다. 가수 코니 탤벗이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당주동 모처에서는 코니 탤벗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 장소는 협소했지만 수십 명의 취재진이 자리를 채워 발 디딜 틈 없었다.

이날 코니는 "슬픈 시기이지만 다시 와서 반갑다"는 인사말을 건네며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앞서 SNS를 통해 이번 내한 공연 수익금을 기부할 것을 예고한 그는 "영국에서 슬픈 소식을 접하고 아버지를 포함해 가족들이 모두 울었다.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이 어떨까 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동석한 어머니 샤론 탤벗은 "한국은 우리에게 특별했다. 늘 반갑게 환영해줬다. 처음 세월호 침몰 사고를 듣고 서울에서의 공연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공연으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의견을 SNS로 접했고,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공연 레퍼토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당초 코니는 싱어송라이터 브루노 마스의 '카운트 온 미'를 부를 예정이었지만, 노래 속 주인공의 힘든 상황이 현재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대신 미국 인디팝 듀오 어그레이트빅월드의 '세이 섬싱', 밴드 스노우패트롤의 '런' 등을 추가했다. "관객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노래들을 넣었다"는 것이 공연 기획사 측의 설명이다.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코니는 지난 6년 사이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키가 자란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은 없다"며 배시시 웃는 평범한 10대 소녀였다. 부쩍 자란 키 만큼 뮤지션으로서도 한층 성장했다. 최근에는 직접 작사ㆍ곡한 곡들을 동영상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선호하는 음악도 바뀌었다. 그는 "예전에는 '오버더레인보우'와 같은 곡을 좋아했다면, 지금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아델, 브루노 마스 등 팝송"이라고 말했다. 공연기획사에 따르면 오는 6~7월께는 아시아투어도 준비 중이다.

코니 탤벗은 영국 오디션프로그램 '브리튼 갓 탤런트'에서 폴포츠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데뷔했다. 6세의 나이에 20만장이 넘는 데뷔음반 판매기록을 세워 최연소 가수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8년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오버더레인보우' '벤' 등을 열창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7일에는 오후 3시, 7시 두 차례에 걸쳐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코니와 친구들의 행복한 콘서트'를 개최했다. 팝싱어 윤준과 색소포니스트 안드레황이 함께 한다. 비틀즈의 '렛잇비' 휘트니 휴스톤의 '아이윌올웨이즈러브유', '겨울왕국' OST인 '렛잇고' 를 포함해 자작곡 '뷰티풀 월드' 등을 노래했다.



김윤지기자 ja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