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랑, 박현웅 '숨은 그림 찾기'

'너에게 간다'
시간여행 속 숨은 동심 찾기

시인의 눈은 아주 성장한 어른이거나 아이의 동심이란 말이 있다.

어쩌면 박현웅 작가, 시인에게 적절한 표현인 듯하다. 그러한 박 작가의 면면이 고스란히 드러난 전시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선보이고 있다. 자작나무를 깎아 입체적으로 동심의 세계를 표현한 ‘숨은 그림 찾기’전이다.

작가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여행으로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다양한 여정을 화폭에 담았다. 주요 소재는 애니메이션 아톰이나 할머니 집으로 향하는 길, 알사탕 등 어린 시절 추억과 여행하면서 본 인상 깊은 장면들이다.

유럽 여행 중 눈에 담은 스페인의 풍경, 그리스의 언덕, 스위스의 산맥은 작품의 배경이 되고, 그때 보았던 빨간 이층버스, 기차, 자동차 등에 알록달록 풍선과 꽃다발을 매달아 현실을 뛰어넘은 유토피아 공간을 만든다. 여기에 북유럽스타일의 그릇, 분홍코끼리, 파란색 테디베어, 회전목마, 아기나무들, 황금길을 머리에 얹고 있는 소년 등 이색적인 소재들이 창의적으로 재조합 되어 이상적인 작품을 완성한다.

작품은 평면의 캔버스가 아닌 핀란드산 자작나무를 직접 하나하나 깎아 쌓은 부조다. 자작나무를 자르고 오려 붙인 다음 색을 칠한다. 붙이고 짜 맞추는 과정에 이미지는 점차 입체적으로 변하면서 완성된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작은 조각들이 모여져서 거대한 대상을 이루며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한다.

작품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순수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게 하며 여행을 시작하는 설레임, 떠나고 싶은 충동 등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해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전시가 전하는 한 메시지이며 또 다른 재미는 ‘숨은 그림 찾기’다. 작가는 실제 작품마다 연필 모자 팽이 돛단배 신발 등을 숨겨 놓았다. 모두 찾으면 작가의 귀여운 ‘손 그림’을 선물한다.

작가는 작품에 대해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기보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말한다. 어쩌면 작품의 진짜 숨은 그림은 어른이 돼 잊고 지낸 ‘동심’인지 모른다.

김민정 시인은 그런 작가의 작품에 대해 “예술의 기본기는 상상에서 다져졌을 것이고, 상상의 기본기는 동심에서 파종된 싹임이 분명하다”고 평한다.

동심으로 돌아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이달 2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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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기자 j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