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미팅 앞두고 새멤버 영입 발표 절차ㆍ시기 고려 미흡멤버 충원 후 스타덤 재현 희망… 팬 반응 주목

3기를 맞는 걸그룹 카라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카라의 소속사 DSP미디어 측은 "27일 MBC뮤직에서 첫 방송되는 '카라 프로젝트'를 통해 새 멤버를 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14일부터 새 멤버가 차례로 공개되고 있다. 정니콜과 강지영의 탈퇴가 공식화 된 지 1개월 여 만에 새 멤버 선발을 알리는 것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데뷔한 걸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던 명성만큼이나 이번 변화가 한류시장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숱한 고비를 넘기며 '생계형' 아이돌에서 '한류슈퍼걸'로 자리한 카라가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쟁점을 짚어봤다.

▲ 최악의 선택, 무엇이 문제였나

계약 기간이 만료된 멤버는 떠났다. 빈자리를 공개적인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하겠다는 소속사의 취지는 이상할 것이 없다. 다만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는 법인데 가뜩이나 예민한 팬들의 반응을 세밀하게 고려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이번 결정은 정니콜과 강지영의 탈퇴 소식 보다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전까지 팬들은 2명의 이탈을 이미 예상된 수순으로 받아들이며 5명의 카라를 지지하고 응원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결정으로 언젠가 5명의 '완전체' 카라로 재결합하는 모습을 보기 기대하던 팬들의 실낱같은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선발 방식에 대한 불만도 높다. 한일 양국을 오가며 정상의 자리에 오른 카라가 새 멤버를 선발하면서 신인 아이돌 그룹이 인지도를 알리기 위해 주로 출연하는 케이블채널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방식을 채택한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이 소식이 먼저 알려진 것에 대한 국내 팬들의 배신감도 크다.

무엇보다 오늘의 카라를 있게 한 팬들의 의견이 어떤 식으로든 반영되지 못했다는 서운함은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카라 측은 '3인 체제'를 알리며 24일과 6월1일 한국과 일본에서 팬미팅을 열기로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멤버들과 새 출발을 다짐할 줄로만 알았던 팬들의 허탈감을 키웠다. 팀의 장래가 달린 중대 결정을 팬들의 의견 수렴 없이 결정하며 부담만 키웠다. 3기를 맞은 카라가 과연 위기를 타개할 콘트롤타워가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 확률을 뒤집을 주인공, 믿을 구석은 카라뿐!

국내에서 수많은 그룹이 등장하면서 멤버가 사정으로 팀을 이탈하는 일은 흔했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는 달랐다. 기존 멤버를 고수하거나 새 멤버를 충원하는 식으로 가닥이 잡혔다.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기존 팬덤의 거부감을 줄이고 팀의 정통성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기존 팀의 형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방신기와 에이핑크의 경우가 그렇다.

새로 선발되는 멤버들은 기존 멤버들과 출발 시점이 다르다. 누군가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고 선입견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 원더걸스의 멤버로 뒤늦게 합류한 유빈 혜림 등이 비슷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은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확률을 뒤집는 예외의 경우도 있다. 멤버의 이탈 후 새 멤버를 충원해서 이전보다 더한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주인공이 바로 카라다. 이들은 2007년 3월 4인조로 데뷔했다가 김성희가 팀을 떠나고 2008년 7월 구하라 강지영을 합류시켜 5인조로 새 출발하면서 정상의 걸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주변의 악재를 딛고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상황에서 팬들이 재기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는 유일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소동의 진화에 나선 것도 리더 박규리였다.

박규리는 팬들의 우려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 카밀리아(팬클럽)들은 늘 상처 받게 되네요, 우리를 아껴주었던 여러분에게 상처를 주게 돼 미안하다. 명맥이니 자신감 부족이니 등 마음 아픈 얘기가 많지만 생각과 다르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팬들을 다독였다.

▲ 변수에 변수, 후폭풍 얼마나 될까?

이번 사안의 중대성은 크다. 일본 한류시장에서 차지하는 카라의 상징성 때문이다. 가뜩이나 정치ㆍ사회적 이유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일본 시장 상황이 걸린다. 수년간 킬러콘텐츠로 맹위를 떨친 카라마저 이번 결정으로 위상의 변화를 맞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던 카라의 존재를 감안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키를 쥐고 있는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안티 팬이 되겠다"는 극단적인 반응도 있지만 "팀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현실적인 의견도 보인다. 그럼에도 일단 멤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다는 관망세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멤버 충원이라는 중대결정 이후 첫 공식석상이 될 24일 '2014 카밀리아데이 팬미팅'은 이번 사안이 가져올 후폭풍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반등할 가능성도 있지만 팬들의 집단 보이콧 사태와 같은 소동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기대와 우려의 교차 속에 3기를 맞은 카라의 행보에 한일 양국 팬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김성한기자 wing@hankook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