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치다' 라틴어 tonare에서 유래… 中 '정치폭풍' 해

지난 3월 9일 한반도 전역에 운석이 떨어지더니 이번엔 토네이도다. 새 총리후보가 내정된 6월 10일 일산 지역에서 강한 회오리바람의 용오름 현상(일명 '일산 토네이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그 원인을 "한반도 5km 상공에 영하 15도 이하의 찬 공기가 머무는데,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강한 비구름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용오름 현상은 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토네이도 등급인 후지타 등급 EF0 이하의 강도를 가진 현상으로 잠정 추정된다"고 밝혔다.

좁은 깔때기 또는 비틀어진 양뿔(羊角) 모양의 토네이도를 우리나라에선 '용오름'이라 하는데, 옛날에는 龍卷(용권) 혹은 羊角(양각)이라 불렀다. 龍卷에서의 卷(권)은 '말다'에서 나아가 '돌돌 감아싸다'를 뜻하니, 용권풍은 용처럼 솟구쳐 오르며 돌돌 감아싼 모양의 맹렬한 회오리바람이다. 육지에선 큰 나무를 뿌리째 뽑을 수도 있고 각종 건물과 농작물을 훼손시킬 수 있으며, 바다에선 바닷물을 공중으로 빨아올려 물기둥을 형성시킬 수 있다.

tornado는 1556년 열대 대서양에서 항해사들이 회오리바람을 동반하는 심한 뇌우(雷雨)를 지칭하던 말인 ternado에서 비롯되었다. 그것은 뇌우를 뜻하는 스페인어 tronada로 올라가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천둥치다'를 뜻하는 라틴어 tonare에 이른다. 17세기에 와서 tornatho, tornathe, turnado의 여러 철자로 쓰였는데, 현대적 스펠링인 tornado는 '돌다'를 뜻하는 라틴어 tornāre에서 비롯된 스페인어 tornar의 영향을 받아 162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특히 1849년부터는 미국 중서부에서 회전하는 깔때기 모양의 파괴적인 구름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토네이도는 빙빙 도는 것이기 때문에 twist(돌리다)를 응용하여 twister라고도 한다. tornado의 어간 torn은 '돌다'를 뜻하는 turn과 동원어로, '轉(돌 전)'의 우리말 정음 'ᄃᆑᆫ→뎐'과 음과 의미 면에서 상통하여 주목된다.

한편, 중국어에선 용권풍이 비유적으로 '정치폭풍'을 뜻하기도 한다. 상공의 찬 공기와 지상의 더운 공기의 만남으로 인해 생기는 토네이도처럼 최근 우리 사회는 좌우간의 대립이 한층 더 격렬해졌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금번 이례적인 일산 토네이도는 문창극 총리와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 내정 등을 기점으로 한 극심한 정치폭풍을 암시하는 하늘의 징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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