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K-POP 따라하기' 한류 새 원동력'별바라기' 출연 화제 막달레나 드림콘서트 오프닝 무대 장식'슈퍼스타K6' 참가 제이슨 레이 유튜브 영상 1000만뷰 기록수출 한계 봉착 한류에 새 자양분

걸그룹 포미닛의 멤버 남지현이 '별바라기'에서 막달레나 민피의 커버댄스를 본 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사례 #1 8월 2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별바라기'에 출연해 화제에 오른 막달레나 민피는 2011년 열린 제1회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에 프랑스 대표로 참가한 이력이 있다. 그룹 포미닛의 팬을 자처한 그는 방송에서 '오늘 뭐 해'에 맞춰 놀라운 댄스 실력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6월 열린 드림콘서트에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할 정도다.

사례 #2 여섯 번째 시즌을 시작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6'에 참가한 제이슨 레이는 유튜브 스타다. K-POP 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올린 영상은 누적 1,000만뷰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오디션장에서도 그는 놀라운 가창력으로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 비스트의 '꿈을 꾼다' 등을 소화했다. 또 첫 방송에 등장한 필리핀 출신 네 자매 미카는 자신들의 우상인 에일리 앞에서 '유앤아이'를 댄스와 함께 선보여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 K-POP의 유산, 한류 새 원동력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음악시장을 강타했던 K-POP에 대한 반작용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인기 K-POP을 부르는 모습을 찍어 올린 유튜브 영상이 계속 이어지며 몇몇 영상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또 K-POP 스타들의 무대 안무를 따라 하는 커버댄스는 단순 '따라하기'를 넘어 전세계 각지에서 관련 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일명 커버 아티스트가 최근 급성장하며 한류의 새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오리지널 아티스트 뺨치는 실력, 혹은 더 나은 실력으로 국내 팬들을 놀라게 한다는 것이다.

커버 아티스트 열기에 대한 분석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순한 아이돌 따라하기, 혹은 한류 열풍의 일부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커버곡, 혹은 댄스가 유행하는 것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한국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는 것에서 발전해 안무를 따라 하고 재해석함으로써 2차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막달레나 민피가 평소 좋아하는 그룹 포미닛이 보는 가운데 그들의 춤을 커버한 커버댄스를 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커버 열풍이 한국으로 다시 유입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그동안 일방적인 문화수출에 그쳤던 한류가 2차 콘텐츠 수입을 통해 문화를 교류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 이를 통해 새로운 목소리, 음악이 국내에 소개되고 음악 다양성으로 이어진다. 수출 집중으로 한계에 부딪쳤던 한류의 새로운 자양분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도 발견됐다.

▲ 문화 교류 첫 단계, 창구가 필요해

2011년부터 매해 전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을 기획, 운영하고 있는 서울신문 문창호 PD는 해외에서 자발적으로 재생산된 한류 2차 콘텐츠, 즉 커버 열풍이 한류 성장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갓 자리 잡기 시작한 K-POP 열풍이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지속해서 사랑받기 위해서는 2차 콘텐츠 육성이 중요하다는 것. 문 PD는 "K-POP이 잠깐 지나는 유행이 아니라 문화로 정착되는 과정 중의 하나가 바로 커버곡과 댄스 열풍이다"며 "최근 해외에서 K-POP 열풍이 불면서 학원에서 댄스와 노래를 배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커버댄스 대회 참가로 이어지고 현지에서 아이돌 못잖은 인기를 끌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K-POP이 다시 회자되고 또 다른 유행을 낳기도 한다. 선순환인 셈이다"고 말했다.

K-POP 영향력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들의 커버 아티스트들의 국내 진입 장벽은 높다. 엑소와 미쓰에이, 2PM 등 해외 출신 멤버를 포함한 아이돌 그룹의 국내 성공가능성은 확인이 됐으나 비동양권의 경우 문제가 다르다. 언어와 외모에서 오는 이질감의 장벽은 아직 높다는 게 현재 대중음악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렇기에 K-POP의 성장자양분이 될 수 있는 커버 아티스트의 국내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노력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슈퍼스타K6'와 '케이팝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역할이 중요하다. Mnet '슈퍼스타K6'의 김무현 PD는 해외에서 자생한 K-POP 커버 문화 소개 창구로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능을 강조했다. "첫번째 시즌과 비교해 최근들어 K-POP에 관심을 가진 해외 참가자가 훨씬 증가했다"는 그는 실력 있는 해외 참가자들을 찾기 위해 오디션 장소를 확대한 것과 해외에 전파된 K-POP이 현지 문화로 녹은 것에 대한 결과물이라 분석했다. 김 PD는 "다양한 음악적 색깔과 실력을 갖춘 것은 기본이다. K-POP 커버 아티스트가 눈에 자주 띄는 것은 심사위원들 역시 한국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슈퍼스타K6'에 참가한 제이슨 레이.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4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