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박신혜
90년생 '말띠' 여배우들이 안방극장을 주름잡고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차별화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하루아침에 얻은 성과는 아니다. 캐릭터에 철저하게 녹아드는 노력과 상대배우들과의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차세대 가장 주목받을 여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연출 조수원) 박신혜,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극본 이현주·연출 김진만) 백진희,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김원석) 강소라가 그 주인공이다.

주목할 점은 세 드라마 모두 현재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지난달 12일 첫 방송된 '피노키오'는 4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경쟁 작품을 제치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오만과 편견' 역시 '비밀의 문', '내일도 칸타빌레' 등 방송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작품들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미생'은 화제성면에서 단연 으뜸이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는 것은 물론 현실 밀착형 드라마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거짓말만 하면 딸꾹! 사랑스러운 기자 박신혜

만개한 연기력이 활짝 피고 있다. 박신혜가 '피노키오'에서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이 나오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는 최인하로 분해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고 있다. 그는 교복을 입은 모습부터 사회부 기자로 첫발을 내디딘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특유의 밝고 명랑함으로 표현하고 있다. 극 중 최인하는 본의 아니게 삼촌과 조카 관계를 맺게 된 최달포(이종석)를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해 항상 자신의 마음을 들킨다. 박신혜는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이 나오기 때문에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최인하를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남심(男心)을 꽉 잡고 있다.

박신혜는 지난 2003년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의 아역으로 데뷔해 친근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아역 시절부터 쌓아온 연기 내공과 꾸미지 않아도 청순한 외모와 맑은 이미지로 안방극장에서는 시청률 보증수표로, 충무로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드라마 '상속자들'을 통해 시청률보증수표로 떠올랐고, 오는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제작 영화사비단길)에서는 왕비 역할을 맡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오만과 편견' 백진희
불의는 참을 수 없어! 정의로운 검사 백진희

지난해 드라마 '기황후'에서 타나실리 역으로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백진희가 또 다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오만과 편견'은 불의에 맞서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극 중 백진희는 어렸을 때 동생 한별이를 살인사건으로 잃고 검사가 된 한열무를 연기 중이다. 한열무는 이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쉬운 수재이자 냉철함과 따뜻한 감수성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백진희는 약자의 편에서 함께 분노하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한열무를 100% 소화해내며 호평을 얻고 있다. 여기에 최진혁, 이태환과는 아슬아슬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삼각관계의 여주인공으로서도 매력을 더하고 있다.

2008년 영화 '사람을 찾습니다'를 통해 데뷔한 백진희는 2011년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88만원 세대의 아픔을 '웃프게'(웃으면서도 슬프게) 그려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기황후' '트라이앵글' 등을 통해 외유내강형 캐릭터부터 표독스러운 악녀 등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 변신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백진희는 나이보다 4~5살은 어려보이는 동안 외모 때문에 다양한 변신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스스로 깨부수며 정상급 여배우로서 성장해나가고 있다.

사내 잡일은 도맡아! '넘사벽' 신입사원 강소라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강소라는 '미생'에서 원인터네셔널 신입 사원 안영이 역을 맡아 여자 직장인의 고충과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극 중 강소라는 다른 신입 사원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뛰어난 언어능력과 일을 처리하는 확실한 스킬 등으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라 불렸다. 하지만 그건 인턴사원이었을 때 이야기였다. 상대적으로 남자들의 입김이 센 자원팀에 발령을 받은 강소라는 남자 선배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잔심부름이나 하는 등 잡일을 떠맡았다. 강소라는 남자 상사들의 차별을 견뎌내며 조금씩 팀원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안영이를 먹먹하게 때론 긍정적이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러브라인이 없는 드라마지만 극 중 동기인 임시완(장그래 역)과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지지를 얻고 있기도 하다.

'미생' 강소라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와 '닥터챔프'에 이어 2011년 영화 '써니'에서 터프한 춘화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드림하이2' '못난이 주의보' '닥터 이방인' 등 장르와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대중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가장 주목받는 20대 여배우로 떠올랐다. 더불어 그는 꾸미지 않은 시원시원한 성격에서 나오는 건강함과 또래 여배우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보이시한 매력까지 갖추며 남녀노소 불문하고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조현주 기자 jhjdh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