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2015년이 밝았다.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총 관객수 2억 명을 달성한 한국영화계는 청양해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관객은 살아 움직이며 흥행은 예측하기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올해 역시 작품성과 화제성을 겸비한 작품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2015년 충무로를 들썩이게 할 핵심 키워드를 꼽았다.

#1. 다시 시작된 1,000만 레이스

스타감독들 줄줄이 컴백… 등 대박시동

꿈의 숫자로 불리던 1000만 관객은 어느샌가 흥행작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2015년에도 1000만 후보작들이 즐비하다. 특히 올해는 한차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경험이 있거나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던 스타 감독들이 줄이어 컴백한다. 또 최민식, 류승룡 등 충무로 거물도 시동을 걸었다.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은 일제강점기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제작 케이퍼필름ㆍ배급 쇼박스)로 출사표를 던진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친일파를 암살하려는 일당의 이야기를 담았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은 사극 '사도'(제작 타이거픽처스ㆍ배급 쇼박스)로 돌아온다. 송강호와 유아인이 호흡을 맞춘 가운데 익히 알려진 사도세자와 영조의 이야기를 어떻게 스크린에 담았을지가 관건이다.

'대호'
류승완 감독과 김석훈 감독은 1000만 재도전이다. 2012년 개봉한 '베를린'으로 710만 관객을 동원했던 류 감독은 황정민과 유아인이 출연한 형사물 '베테랑'(제작 외유내강ㆍ배급 CJ E&M)을 올 여름시장에 내놓는다. 또 지난해 '해적 : 바다로 산 산적'으로 860만 관객이라는 대박을 쳤던 김 감독은 엄홍길 대장의 실제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은 '히말라야'(제작 JK픽처스ㆍ배급 CJ E&M)를 제작 중이다. 황정민, 정우가 주연을 맡았다.

배우 최민식은 '신세계'에서 호흡했던 박훈정 감독과 손잡고 호랑이 사냥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지리산자락에서 크랭크인 한 (제작 사나이픽처스ㆍ배급 NEW)는 '명량'으로 1700만 관객을 달성한 최민식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다. 류승룡은 '도리화가'(감독 이종필ㆍ제작 영화사담담ㆍ배급 CJ E&M)에서 수지와 만나며 '7번방의 선물' 이후 다시 대박을 노린다.

#2. 이병헌 리스크 조율

'터미네이터' '협녀' 등 컴백작 출연시기 저울질

월드스타를 향해 필모그래피를 쌓던 이병헌은 2014년 추문에 휩싸이며 최악의 해를 보냈다. 법정공방까지 이어지며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그래도 충무로 및 할리우드에서 가치는 여전하다. 관심은 그의 컴백 시기. 현재 개봉을 기다리는 그의 출연작은 할리우드 영화 (감독 앨런 테일러ㆍ이하 터미네이터)를 포함해 세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예정이었던 '협녀 :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ㆍ제작 티피에스컴퍼니ㆍ배급 롯데ㆍ이하 협녀)은 부담감에 개봉을 올해로 미뤘다. (감독 우민호ㆍ제작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ㆍ배급 쇼박스) 역시 후반작업이 한창이지만 개봉 시점은 아직 묘연하다.

'내부자들'
작품성과는 별개로 부담스러운 여론이 '터미네이터' '협녀' 의 고민거리다. 연기력은 이미 검증됐지만 스캔들이 자칫 작품에 대한 호감도 저하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누가 가장 먼저 매를 맞느냐가 관건인데 월드와이드 개봉이 우선인 '터미네이터'는 7월 개봉이 정해졌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 원조배우들이 다시 등장하는 가운데 이병헌은 상당히 큰 역할을 담당해 기대감이 크다. 국내 작품인 '협녀'와 은 부정여론을 최소로 하는 가운데 흥행 연착륙하기 위해 개봉 시점을 조율 중이다. 모두 상당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인 데다 이병헌이 전면에 나서야 하는 만큼 섣불리 공개 일자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게 업계전언이다.

#3. 할리우드 강세, 내년에도?

'어벤져스 에이지…' 등 개봉… 막강 파괴력 흥행 기대

2014년 극장가는 할리우드 전성시대였다. 마블사의 히어로물이 여전한 인기를 끈 가운데 SF영화 '인터스텔라' '엣지 오브 투모로우' '혹성탈출 : 반격이 서막' 등이 흥행했다. 특히 한국 영화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할리우드의 국내 마케팅 규모도 커지고 있어 올해 성적이 기대된다.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물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국을 로케이션 촬영지로 정해 화제를 모았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감독 조스 웨던ㆍ이하 어벤져스2)이 드디어 개봉한다. 2012년 개봉한 전작 '어벤져스'는 슈퍼히어로의 총출동에 막강한 파괴력을 자랑하며 순식간에 7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에서 촬영된 분량이 어떻게 나왔을지에 대한 궁금증, 신작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이번에도 큰 흥행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디즈니에 의해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 시리즈의 신작 '스타워즈 : 더 포스 어웨이큰'은 연말 개봉할 예정이다. 조지 루카스 대신 J.J.에이브람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가운데 해리슨 포드, 마크 해밀 등 원조 배우들이 출연하고 새로운 스타들도 영입했다. 또 24번째 시리즈가 되는 스파이물 '007 스펙터'(감독 샘 멘데스)와 한국에서 유독 사랑받는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5'(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역시 막강한 파괴력이 예상된다.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어벤져스2'
'스타워즈'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