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찬휘] 활동은 뜸했지만 쉰 적은 없어새 앨범 수개월간 녹음 구슬땀소찬휘 특유의 고음 되살아나'토토가' 이후 어린 팬 생겨 기뻐

"다시 찾아온 전성기, 하지만 과거에 연연하기보다 앞으로의 미래를 보려고요."

가수 소찬휘가 '토토가' 바람을 타고 돌아왔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프로젝트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방송 이후 새롭게 주목받았던 그는 지난 6일 새싱글 '글래스 하트'를 공개하며 다시 팬을 찾았다. 90년대 복고 바람을 타고 어느 때보다 주목받으며 컴백한 그는 "최전성기 때보다 더 반응이 뜨거운 것 같다"고 기분 좋게 웃었다.

"저 뿐만 아니라 '토토가'에 출연했던 동료 가수들의 음악이 재평가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음원차트에 예전 곡들이 올라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죠. 과거 사진을 보는 듯 쑥스럽기도 했고요. 좋은 음악은 언제든지 사랑받을 수 있고 주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음원 발매 당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소찬휘는 편안한 모습으로 '토토가' 출연 소감 및 새 싱글 발매 소식을 전했다. 방송 이후 곧바로 새 음악을 발매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수개월 동안 녹음실에서 땀 흘리며 완성했다. 타이틀이자 겁쟁이를 뜻하는 '글래스 하트'는 소찬휘 특유의 고음이 잘 녹아든 발라드 곡이다. 사랑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애틋한 마음을 담은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보컬리스트로서 소찬휘의 역량이 잘 묻어났다.

"다시 주목받은 '티어스'가 시원하게 지르는 고음이라면 '글래스 하트'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에요. 6년 만에 공개하는 발라드라 준비하는 애를 좀 먹었죠. 기존에 쓰지 않던 창법을 새롭게 시도하고 멜로디 라인에 리듬과 그루브함을 더했어요. 작곡가와 의견을 조율하며 저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노력했죠."

활동이 뜸해 보였다는 말에 "사실은 한 번도 쉰 적 없다"고 답했다. 실제로 소찬휘는 지난해 3월 '네오 록커빌리 시즌'을 발매하는 등 음악적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자신을 "대기만성형 가수"라 지칭한 그는 항상 한 박자 늦게 뜨거워지는 반응을 야속해 하면서도 오랫동안 노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예능감이 부족한 편이라 방송 출연을 자제했더니 활동 여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소찬휘 표 음악은 계속 이어졌고 팬들도 꾸준한 활동을 응원해주셨죠. 적막한 곳에서 혼자 노래하는 것은 정말 힘들어요. 열띤 환호성을 들을 때는 힘든 줄도 모르죠. 이번 '토토가'가 딱 그랬어요.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곡 더 부르고 싶다'는 마음이 컸죠. 저 뿐만 아니라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분들 모두 같을 걸요?"

다시 찾은 전성기에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냐 물으니 "과거보다는 지금이 좋다"고 답했다. 90년대 활발하게 활동할 당시에는 현재 아이돌도 혀를 내두를 만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었단다. 또 세월이 지나며 쌓인 음악적 노련함은 무엇보다 바꿀 수 없을 만큼 값지다.

"예전 방송영상을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그때는 정말 겁 없이 노래했던 것 같아요. 지금보다 여건이 좋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내가 저렇게 노래를 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은 훨씬 여유를 찾은 것 같아요. 예전과 비교해 체중이 살짝 늘어 목소리에 중저음 색깔이 묻었죠."

확실히 노련하다. 소찬휘는 "현재 대중이 열광하는 것에 취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중의 인기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라는 걸 몸으로 이미 느꼈던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묵묵히 음악에 몰두하고 싶다는 소찬휘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은 언제나 감사한 일이고 기분 좋은 일이죠. '토토가' 이후 어린 팬이 생긴 게 가장 기분이 좋아요. 어떤 분은 제가 가수인 줄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이제는 '티어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언제까지 대표곡 하나에 묶여있을 수는 없잖아요. 이제 새로운 음악을 공개하는 만큼 '소찬휘가 이런 음악도 하는구나'를 알아주셨으면 해요. 고음만 부를 줄 안다고 하시는 건 정말 서운해요."

마지막으로 소찬휘는 가장 눈에 띄는 후배로 씨스타 효린과 에일리. 알리, 손승연 등을 꼽으며 칭찬했다. 깜짝 놀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갖춘 이들이 있어 선배로서 든든하단다.

"자신감 있게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어요. 예전의 제 모습도 떠오르더라고요. 훌륭한 친구들이 많지만 다른 여자 아이돌 그룹을 보며 비슷한 콘셉트가 많다는 것은 아쉬웠어요. 외모보다는 실력, 다양한 색깔을 사진 후배가 많이 나와야 우리 음악계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