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 이수혁 안재현 등 맹활약… 패션·예능감 등 갖춰 대중에 인기'공동소유' 전략 제휴 형태로 진화… 신인개발 비용·시간 등 크게 줄어

김우빈
모델 출신 배우들의 연예계 맹활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패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최전선에 선 모델 몸값도 상승일로다. '길거리 헌팅'으로 대표되는 매니지먼트사의 새 얼굴 찾기는 최근 들어 모델계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모델계에서 찾은 원석을 취하는 방식이 아닌 모델 에이전시와 배우 매니지먼트사의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 모델 출신 전성시대

현재 연예계는 모델 출신들이 주름잡고 있다. , , , 김영광, 홍종현, 등이 대표적이다. 런웨이를 걷던 이들은 연기에도 재능을 보이며 스포트라이트 가운데에 섰다. 비단 연기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등에도 모델 출연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모델에서 은퇴한 이들이 유명세를 바탕으로 방송가에 연착륙했다면 최근에는 모델과 연예 활동을 겸하는 케이스가 느는 것이 다르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모델 출신의 연예계 활동 빈도가 높아진 것에 대해 "패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심에 있는 모델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은퇴모델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었고 대상이 현역까지 넓어졌다"며 "방송가 입장에서는 새로운 얼굴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우 못잖은 연기나 예능감을 자랑하는 모델들이 늘고 있어 이들의 영역 확장은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새얼굴 등장에 대한 반가움은 충무로 역시 마찬가지다.

모델이 주목받자 이를 노리는 연예매니지먼트사의 모델 영입 경쟁도 늘어나는 추세다. 은 배우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 소속이며 은 김남길, 소유진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역시 모델 색이 짙은 초이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현빈이 소속된 오앤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이수혁
▦ 전략 제휴 형태로 진화 '공동소유'

최근에는 모델 에이전시와 배우 매니지먼트사 간에 전략적 제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모델 출신이 배우 매니지먼트사로 이적해 활동하거나 모델 회사가 드라마와 영화 등 패션이 아닌 연예계까지 영역을 확대했던 것과는 다른 형태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대세 배우가 된 이 대표 성공케이스. 배우 매니지먼트사인 HB엔터테인먼트와 모델 에이전시 에스팀에 공동 소속된 그는 활동 분야에 따라 다른 매니저가 따라 붙는다. 드라마 및 영화 활동은 HB에서 모델 활동은 에스팀에서 전담하는 등 연기와 모델 활동을 별개로 진행한다.

배우 입장에서는 각 분야에 전문화된 매니지먼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연기 활동은 배우 매니지먼트사 측에 일임하고 화보 촬영 등 모델 활동과 관련해서는 모델 에이전시에 맡긴다. 패션과 연예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한 회사가 두 가지 활동을 모두 커버할 수 없는 만큼 한 아티스트가 두 지붕에 기거하는 전략 제휴 형태로 발전했다.

이 성공사례로 떠오르자 경쟁 매니지먼트사들도 유사한 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움직임이다. 국내 유명 모델 에이전시의 한 관계자는 <주간한국>에 "현재 새로운 얼굴을 모델계에서 찾으려는 배우 매니지먼트사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대형 소속사와 현재 MOU를 논의 중이며 곧 가시화될 것"이라 밝혔다. 을 시작으로 비슷한 케이스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 모델에 눈 돌린 나선 엔터테인먼트계

안재현
그렇다면 배우 매니지먼트사에서 모델에 시선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대형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주간한국>에 "신인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첫 번째 이유"라 밝혔다. 수많은 연예인 지망생 중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모델 에이전시 측에서 먼저 하는 만큼 비용과 리스크를 줄인다. 최근 연예계 트렌드도 선이 굵은 얼굴보다 전체적인 '테'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옮겨진 것도 한몫했다.

모델에이전시 입장에서도 배우 매니지먼트사와의 협력은 중요하다. 연기활동으로 인지도가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몸값 인상으로 이어진다. 관련 매니지먼트에 소속 인력을 낭비하지 않는 것도 장점. 상대적으로 생명력이 짧은 모델의 활동 기간 연장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로 윈윈하는 전략적 제휴이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영역이 확실히 구분되지 않고 고수익이 예상되는 브랜드 광고 같은 경우 두 회사 간에 알력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현재 모 에이전시와 MOU를 진행 중에 있는 배우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광고 수익 배분뿐만 아니라 주요 활동 외 사소한 비용 부담 등 논의해야 하는 것이 많다. 배우 매니지먼트와 모델 에이전시 간의 전략적 협약은 이제 시작 단계라 도출된 문제는 없지만, 앞으로 아티스트 소유권을 놓고 양사간 다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성준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