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베스트 이그조틱 매리골드 호텔’(The Second Best Exotic Marigold Hotel)
★★★(5개 만점)

2011년에 나와 히트한 은퇴한 영국 남녀 노인들의 인도 자이푸르에서의 삶과 티격대격과 로맨스를 그린 코미디 드라마의 속편이다. 전편에 나온 영국의 연기파들이 다시 나오는데 이번에는 국제적으로 돈을 벌 목적으로 리처드 기어를 영국 노인들 사이에 편입시켰다. ‘물 떠난 물고기’ 얘기인 전편은 감상적이요 플롯도 크게 놀랄 것 없었지만 그런대로 재미 있었다. 속편은 같은 인물들 모아 놓고 아이디어가 달려 옛 애기를 반복하다시피 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내로라하는 고참 배우들과 자이푸르의 풍족과 가난이 범벅을 이룬 이국적이요 다양한 풍경을 보고 즐길 만하다. 모든 것이 다 말끔하고 행복하게 마무리 지어지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처리 때문에 노인용 동화를 보는 것 같다.

전편에서 구닥다리 호텔을 개수해 거주를 겸한 호텔로 만들어 크게 성공한 매리골드호텔에는 전편에서 남은 여섯 명의 영국인 노인 거주자들이 그대로 살고 있다. 주인은 아름다운 미망인 어머니 쿠퍼부인(릴리엣 더비)과 함께 호텔을 운영하는 활기찬 청년 소니(데브 파텔). 소니가 호텔직원으로 고용한 영국인 할머니는 독설가 뮤리엘 도넬리(매기 스미스).

파텔은 호텔을 프랜차이즈로 만들려고 샌디에이고에 와서 투자회사사장 타이 벌리(데이빗 스트레테언)에게 융자를 요구한다. 자이푸르로 돌아온 소니는 벌리가 보낼 신분을 숨긴 호텔평가자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 이 때 달랑 가방 하나를 들고 나타난 남자가 미국인 가이 체임버스(리처드 기어). 비슷한 시기에 영국인 여자 라비니아 비치(탐신 그레이그)가 어머니를 위해 호텔을 둘러 보러 왔다며 투숙한다.

한편 소니는 호텔확장에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결혼식을 앞둔 약혼녀 수나이나(티나 데사이)를 소홀히 하면서도 수나이나가 자기 오빠의 번지르르한 친구 쿠샬(샤자드 라티프)과 시간을 보내자 질투를 부린다.

노인들이라고 연애를 못하라는 법이 있느냐는 듯이 두 쌍의 노인들의 애정문제가 서브플롯으로 나선다. 전편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표시한 이블린(주디 덴치)과 더글라스(빌 나이)는 공연히 아직도 사랑의 줄다리기를 한다. 부인 노만(로널드 피컵)과 캐롤(다이애나 하드캐슬)은 서로 사랑하면서도 바람을 피워댄다.

여기에 가이가 쿠퍼부인과 로맨스를 엮으면서 노인들의 사랑에 반주를 놓는데 둘의 로맨스는 아주 어색하고 기어도 내가 왜 이 영화에 나왔지 하며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다. 끝은 요란하고 화려한 춤이 있는 소니의 결혼식으로 장식된다. 뒤는 빈민촌인데 겉만 다색으로 페인트 칠한 건물괴도 같은 영화다. 존 매든 감독. 박흥진 미주 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스포츠한국미디어 최재욱 기자 jwch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