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로 화제영화 '롱게스트 라이드'로 차세대 섹스심볼 부상아버지의 명성에 엎혀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명 감독이자 배우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인 스콧 이스트우드(29)와의 인터뷰가 최근 뉴욕의 한 호텔에서 있었다.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콧 이스트우드는 젊은 로데오 불라이더와 미술을 전공하는 여대생과의 사랑을 그린 ‘롱게스트 라이드’(The Longest Ride)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노트북’ ‘병 속의 편지’ 및 ‘디어 존’ 등을 쓴 니콜라스 스팍스의 베스트셀려가 원작이다.

스콧은 키만 아버지 보다 작았지 아버지를 쏙 빼다 닮았다. 손 제스처와 미소와 겸연쩍어 할 때 얼굴에 홍조를 띄우는 것까지 닮았는데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기자들이 여러 차례 아버지와 관련해 질문을 하자 지겹다는 표정을 감추려고 애쓰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스콧은 직업적으로 그런 질문에 겸손하고 유연하게 대했는데 위트와 유머를 섞어 가면서 비교적 짧게 대답했다. 이 영화는 그의 빅 스크린 데뷔 작품. 스캇은 씩씩하고 쾌활한 사람으로 언젠가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빅 스타가 되리라고 장담해도 좋을 듯하다.

-이 영화는 일종의 현대판 웨스턴인데 당신과 웨스턴의 관계는 어떤지.

“나는 북가주에 있는 아버지의 큰 목장에서 자랐기 때문에 영화와 같은 분위기에 익숙하다. 그래서 말타기를 일찍부터 배웠다. 그러나 황소는 타보지 못했다. 이번에 타보니 아주 흥분되고 재미 있었다.”

-이 영화를 웨스턴이라도 보는가.

“아니다. 러브 스토리라고 본다. 아버지의 웨스턴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한 자’로 그 영화 이후 훌륭한 웨스턴이 나오질 않았다고 본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아버지의 웨스턴을 생각했는가.

“아니다. 아버지의 웨스턴은 이 영화와 달리 다 옛날을 재현한 것이다. 난 아버지가 한 것을 결코 모방할 생각이 없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연기는 그 밖에 해낼 사람이 없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자란 경험은 어땠는가.

“아버지는 구식 사람이어서 내가 혼자서 성장하도록 만들었다 대학도 내 힘으로 갔다. 난 바텐더도 했고 공사장에서도 일했고 또 주차장 발렛 파킹도 했다. 아버지는 내게 아무 것도 결코 공짜로 준 것이 없다. 아버지도 그렇게 자랐기 때문이다.”

-왜 LA를 떠나 살았는가.

“모두 날 ‘응, 저 아이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이야’라며 날 본격적인 배우로서 받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 배우가 됐는가.

“난 늘 영화를 정열적으로 사랑했다. 반드시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나 영화를 늘 사랑했다. 고등학교를 졸업 했을 때 내 가장 친한 두 친구가 해군특공대에 들어간다고 해 나도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두 군데서 오디션이 있어 거기에 나온 뒤로 영화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당신의 몸은 섹스심볼 감인데 언제부터 신체단련을 했는가.

“아버지가 육체가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면서 내가 15세 때부터 신체단련을 하도록 시켰다. 건강하고 활동적일 수록 부정적인 생각을 씻어낼 수가 있다. 난 섹스심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또 그 것이 되려고 신체단련을 한 것도 아니다.”

-왜 과거엔 잠잠히 있다가 이 영화로 처음 홍보활동을 시작하는가.

“이 영화에 대해 진실로 자랑스럽게 느끼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배우 활동을 했지만 나설 필요를 못 느꼈었다. 이 영화는 좋은 영화여서 사람들이 다 봐야 한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유명하다는 것을 언제 알았는가.

“TNT 채널에서 방영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밤을 보면서였을 것이다.”

-아버지가 명성에 관해 어떤 조언이라도 해 주었는가.

“우린 둘이 마주 앉아 그런 얘기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너 자신을 지키면서 현장에서 열심히 일 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겸손하라는 것이었다. 결코 자만히지 말라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 이 영화에 나오게 됐는가.

“할리우드는 이상한 곳이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이 그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내 경우도 마찬 가지다. 거기에 운도 따라야겠다. 난 다만 이 영화가 성공해 내가 다른 훌륭한 영화에도 나오게 되기를 기대할 뿐이다.”

-당신은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는 전설로 나의 가장 위대한 영웅이다.”

-성을 바꿀 생각을 안해봤나?

“아니다. 난 그저 머리를 숙인 채 지난 12년간 오디션에 나가고 영화에 안 나올 땐 남들처럼 일을 하면서 살았다. 아버지의 성을 가진 내가 마음대로 어쩔 수가 없는 것 아닌가. 내 이름만 듣고 날 아예 보려고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땐 면접실에 밀고 들어 가야 할 때도 있었다.”

-당신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가.

“연어와 브로콜로리다. 고기와 감자를 좋아한다면 아버지가 노발대발 할 것이다.”

-어떻게 영화를 선택하는가.

“아버지처럼 각본과 감독에 따라서다.”

-여자를 놀라게 해줄 선물로 무엇을 고르겠는가.

“꽃이다. 여자들은 늘 꽃을 좋아하니까.”

-황소 탔다가 다치기하도 했는가.

“탔다가 2초반만에 내동댕이쳐졌다. 소가 내 얼굴을 밟아 뭉갤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나까 떨어졌었다. 일촉즉발의 위기의 순간이었다.”

-당신에게 주어진 영화에 대해 아버지와 논의하는가.

“물론이다. 아버지는 조언을 해 준다. 때문에 영화에 출연해서는 안 된다면서 자신에게 좋은 역을 고르라고 말해준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

“나도 아버지처럼 구식이어서 블루스를 좋아한다. 문자나 SNS는 별로 안 한다. 전화를 옆으로 치워 놓고 밥을 먹으면서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세상에 적응 안 할 수는 없는 일이니 어느 정도는 한다. 그리고 난 야외활동을 즐긴다. 서핑과 잠수와 낚시를 즐기고 무술인 지우지추도 한다. 내 친구들도 다 그런 것을 좋아한다.”

-당신의 어머니에 대해 말해 보라.

“참으로 멋있는 여자다. 세상에서 가장 동정심이 많은 사람으로 전 생애를 남을 위해 기여하며 실고 있다. 명성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최고의 엄마로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난 목이 막힌다. 어머니는 내게 결코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한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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