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한당’이 1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제작보고회를 갖고 첫 선을 보였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이 참석했다. 앞서 ‘불한당’은 오는 5월 열리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됐다.

변 감독은 “정작 소식을 전해야 하는 쪽에서는 통화중으로 연결이 안됐고 설경구 선배한테 전화를 받았다”라며 “동네에서 친구들과 막걸리를 먹고 있었는데, 주종을 양주로 바꿨다. 그냥 얻어걸린 것 같다”라고 전하며 겸손함을 보였다. 반면 설경구는 “요즘 영화를 몇 편 말아먹어서 좀 힘들었는데 칸에 가게 돼서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시완은 “개념 자체를 전혀 몰랐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고 기쁘다. 내 인생의 어떤 반향점이 될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기대가 된다”라고 들뜬 마음을 밝혔다. 김희원은 “미쟝센이 남다른 영화라서 해외에서도 주목받은 것 같다. 영광스럽다”고 얘기했다.

‘불한당’은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그리고 있는 범죄액션드라마다. 교도소에서 의리를 쌓은 재호와 현수는 사회로 나와 마약 밀수 사건에 맞닥뜨리며 범죄 조직의 실세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젊은 감독의 빠르고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연출과 관련, 변 감독은 “두 남자의 감정에 초점을 많이 맞췄다. ‘스타일리시하다’는 부분은 영화의 양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다소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왔던 설경구는 이번 작품에서 날렵한 수트 패션을 소화하는 등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설결구는 “감독님이 요청한 지점은 가슴골을 파주고, 팔뚝살을 키워달라는 두 가지였고 그게 변신의 시작이었다”라며 “감독님의 전작인 ‘나의 P.S 파트너’에서 ‘지성 씨가 반듯해서 구겨버리고 싶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봤는데 나에게는 ‘선배님은 이미 구겨져 있어서 빳빳하게 펴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들려주었다.

임시완은 “예고편만 봐도 설레는 작품”이라며 “연기하면서) 몸이 부딪히는데,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아프더라”라며 숱한 액션신을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설경구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앞서 송강호 선배에 이어 설경구 선배를 만났는데 선배 운이 좋은 것 같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극중 임시완과 브로맨스를 연출하는 설경구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임시완을 실제로 사랑했던 것 같다”라고 들려주기도 했다.

극중 김희원과 전혜진도 남다른 호흡을 보여주며 작품을 중심적으로 이끌어간다. 앞서 ‘악역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로 유명한 김희원은 “이번 영화 속 인물들 중에서는 내가 가장 착하다. 배우들 간의 호흡이 좋아 촬영장에서 제대로 놀았다. 연극을 하는 기분처럼 현장이 매일 새롭고 살아있는 느낌으로 신선하다는 경험을 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혜진은 “남자 배우들 틈에서 홍일점이 아닌, 강한 캐릭터로 극적 재미를 이룰 수 있어 좋았다. "우리가 늘 생각하는 여성 경찰, 여성상과는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다. 액션 연기도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라고 설명했다.

변 감독은 “전작인 ‘나의 PS 파트너’를 만들 때부터 범죄액션 장르의 영화를 하고 싶었다. 늘 말랑말랑한 사랑 영화를 하다 보니 선 굵은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래서 ‘불한당’은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범죄액션장르로 정해놓고 썼다. 두 남자가 믿음의 타이밍이 엇갈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내가 쓴 글을 평소 팬이었던 분들이 연기한다는 사실 자체가 감개무량했다. 배우분들이 내 디렉션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라고 연출의 변을 들려주었다. ‘불한당’은 오는 5월 개봉한다.

장서윤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