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 물괴 추적하는 수색대장 윤겸 역… 이혜리 첫 스크린ㆍ첫 사극ㆍ첫 액션 도전

과연 조선시대에도 괴물이 살았을까?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크리처(Creature)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가 추석을 앞두고 관객들과 만난다.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배우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최우식, 허종호 감독과 제작자 정태원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물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물괴’는 중종 22년, 조선에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담은 작품이다. 크리처란 특정한 존재나 괴물을 뜻하는 말로, 크리처물은 주로 사람을 잡아먹거나 살해하는 괴물이 나오는 작품을 의미한다. 중종 22년에 씌어진 ‘중종실록’에는 ‘생기기는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취라치 방에서 나와 서명문을 향해 달아났다. 취라치 방에는 비린내가 풍기고 있었다’라는 내용이 게재돼 있다. 이에 ‘물괴’는 이 같은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덧대어 만든 작품이다.

제작자인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는 “몇 년 전 어떤 작가가 조선 중종 때 괴물이 나타나 궁을 옮겼다는 소재로 글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확인 결과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해서 작가를 만나 계약했다”라며 “‘괴물’(2006) 이후 제대로 된 크리처물이 안 나온 것 같아 도전하게 됐다”라고 기획 배경을 전했다. 구체적으로 괴물을 표현하는 데 대해서는 “물괴의 형상이 영화의 중요한 키라고 생각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대로 만들었더니 개 같기도 했고, 말 같기도 했다. 좀더 연구한 끝에 전설의 동물인 ‘해태’의 형상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라고 들려주었다.

극중 김명민은 물괴를 추적하는 수색대장 윤겸 역을 맡아 괴물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동안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육룡이 나르샤’, 영화 ‘조선명탐정’ 등 사극에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 그는 “‘물괴’는 내가 했던 사극들을 집대성한 작품”이라며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독특했다. 허구만이 아니라 팩트를 바탕으로 한 점이 흥미로웠다”라고 작품 선택 배경을 전했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극중 윤겸은 과거를 숨기고 은둔 생활을 하다 왕의 부름을 받고 궁궐을 수비하는 인물이다. 과거를 숨기고 사는 것, 나라에서 배신당한 것 등이 예전에 했던 사극 캐릭터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콤비로 나온 김인권과 딸 역할의 혜리, 선전관 역의 최우식이 모두 한 가족처럼 서로를 위하고 아껴줬다”라고 애정을 전했다.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걸스데이 출신 이혜리는 호기심 많고 겁 없는 윤겸의 딸 명 역을 연기한다. 그는 “첫 스크린, 첫 사극, 첫 액션이다. 첫 도전이 많아서 떨렸다.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라며 “생각보다 내가 액션은 조금 잘해서 재미있었다.(웃음) 활을 배울 때도 하나씩 쏘다가 금방 두 개씩 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감초 조연 김인권은 물괴와 맞서 싸우는 윤겸의 오른팔 ‘성한’을 맡았다. 앞서 김인권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도 호위 무사 역으로 분했다. 그는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업그레이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물괴와 싸워야 하니 갈라진 복근보다 엄청나게 큰 덩치가 필요할 것 같아서 몸무게를 13kg이나 늘렸다”라고 전했다.

주목받는 신예 배우인 최우식은 작품 속 쉬어가는 포인트다. 극중 왕의 명을 전하러 온 무관 ‘허 선전관’을 연기하는 그는 조선시대 ‘한양오빠’로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그는 “나는 눈이 작은데 혜리가 눈을 자꾸 크게 뜨라고 했다. 반사판을 부러워하더라. 강동원의 유명한 우산신(영화 ‘늑대의 유혹’)을 대적할 만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열심히 임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허종호 감독은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접하자마자 광화문에서 포효하는 물괴의 이미지를 떠올렸다”라며 “처음 시작할 때는 아무도 이 프로젝트가 완성될 거라 믿지 않았는데 그래서 더 (물괴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영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김명민은 “아직 등장하지 않은, 우리도 본 적 없는 물괴 연기가 포인트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시는 맛이 있을 것 같다. 단순한 크리처 액션 사극이라고 하면 블록버스터처럼 장황할 거라 생각하는데 우리가 연기할 때 중점을 둔 건 드라마의 밀도를 높이자는 부분이었다. 촬영할 때는 실제 괴물은 없이 연기하는 게 어려웠지만 호흡을 잘 맞췄다.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라 다른 사극과는 특화된 우리 영화만의 장점이 있을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