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여곡성’ 제작보고회

1986년 개봉 동명의 한국 호러 영화 레전드작 ‘여곡성’리메이크

원작의 스토리텔링 가져오면서 현대적인 스타일 보여주는 데 중점

서영희 “공포물에 새롭게 눈을 떴다”$ 손나은 “공포를 즐기는 편”

한껏 서늘해진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깊어가는 가을에 만나는 공포 영화는 어떤 모습일까? 서영희 손나은 박은지 이태리가 신선함을 무기로 가을 호러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여곡성’(감독 유영선) 제작보고회가 주연배우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와 유영선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이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신씨 부인은 옥분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을 이야기하고, 옥분은 상상할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한다.

이 작품은 1986년 개봉한 동명의 한국 호러 영화 레전드작 ‘여곡성’을 리메이크했다. 원작의 오리지널리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원작을 모르는 지금의 10대, 20대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현대적인 공포 트렌드 감성을 녹여냈다. 앞서 영화 ‘마녀’를 연출하며 오피스 호러물의 가능성을 보여준 유영선 감독은 원작의 유명한 장면들을 스피디하고 독특한 기법으로 연출해냈다.

유 감독은 “맨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원작이 워낙 유명하다는 생각에 기대도 됐지만 부담도 컸다”며 “원작을 모르는 10~20대들도 작품을 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 원작의 스토리텔링을 가져오면서 현대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영화 ‘추격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궁녀’ 등 공포, 스릴러 장르를 통해 각광받은 서영희는 가문의 은밀한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 역으로 분했다.

서영희는 “오랜만에 공포 영화 장르를 찍게 됐는데 실제로는 공포영화를 많이 즐기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서 공포물에 새롭게 눈을 떴다. 내가 생각했던 공포가 다가 아니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어서 ‘여곡성’도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전 작품에서는 주로 피해자의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누군가를 해치는 역할”이라고 귀띔했다. 원작을 참고했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작품이기에 어떻게 나만의 신씨 부인을 풀어낼까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며 “영화 속 연기를 이해하기 위해 원작을 봤고, 촬영할 때는 본 것을 최대한 잊어버리려 했다”라고 들려주었다.

에이핑크 손나은은 의문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된 옥분 역을 맡아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한다. 손나은은 “공포물은 언젠가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었다”라며 “감독님이 영화나 책 같은 참고 자료를 많이 알려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선배 동료 배우들도 너무 잘해주셔서 공포영화지만 재밌고 즐겁게 촬영 했다”고 말했다.

또 “감독님은 원작을 보지 않는 걸 추천하셔서 혼자 고민하고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현장에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를 좋아해 그간 영화를 봤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연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주로 통통 튀는 밝은 역할을 소화했던 박민지는 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한 여인 월아 역으로 분했다. 박민지는 “일단은 굉장히 새로운 기분이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생각할 때 밝고 재밌는 이미지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기회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어서 설레고 욕심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과연 제 얼굴을 보고 섬뜩함을 느낄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감독님이 워낙 잘 리드해주셔서 믿고 따라갈 수 있었다”고 들려주었다.

극 중 조선 최고의 박수무당 ‘해천비’역에는 이태리가 캐스팅됐다. 이태리는 “무당에 관한 영상이나 영화를 많이 참고했다. 어떻게 연기하냐에 따라 어떤 무당이 나올지가 달려있었기에 감독님과 함께 고민하며 연기했다. 멋있는 박수무당이 탄생한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실제 촬영에 대해서는 “주문을 외우는 신을 집에서 연습할 때 걱정이 됐다. 진짜 원혼이 오면 어떡하나 싶었다. 촬영을 하다가도 실제로 원혼이 오는 게 아닐까 하는 무서움도 있었다”고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이태리가 분한 박수무당은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유 감독은 “캐릭터와 배경을 바꾸는 건 원작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여성 캐릭터에 이야기에 필요한 아이콘을 가져가며 현대적인 감각을 추가했다. 많은 부분이 원작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여곡성’은 오는 11월 8일 개봉한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김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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