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영화 혹은 인디 영화 An independent film or indie film’는 메이저 영화사들의 스튜디오 시스템에 귀속되지 못하고 외곽에서 제작된 장편 영화이다. 이들 작품들은 배급이나 제작도 독립 에이전시를 통해 이루어 지고 있다
a feature film that is produced mostly or completely outside of the major film studio system, in addition to being produced and distributed by independent entertainment agencies’.
‘독립 영화’는 감독의 개인적 예술 시각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방식이며 콘텐츠 및 영상 스타일이 독특하다 Independent films are sometimes distinguishable by their content and style and the way in which the filmmakers' personal artistic vision is realized’는 것이 존재 이유가 되고 있다.
독립 영화의 특징 및 장점은 다음과 같다.
-충분한 제작비를 확보하지 못해 화려한 볼거리나 액션, 유명 배우들의 대중성 있는 연기를 접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기술이나 특수 효과 보다는 관객들에게 공감을 받을 스토리로 시장성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거대 자본의 입김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인 수익을 위한 마켓팅은 자제하면서 추천이나 입소문에 의지해 작품에 대한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영화 애호가들의 자발적 펀딩이나 정부 기관에서 제공하는 공익 기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국제 영화제 호평을 등에 업고 자국내 대형 배급망의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반면 흥행 몰이를 위한 홍보를 할 수 없어 변방이나 예술전용관 등에서 상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대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기는 원천적으로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초창기 할리우드에서 독립 영화 제작자들이 당시 메이저에 해당됐던 ‘영화특허회사 MPPC’의 독과점 횡포에 대항하기 위해 독립 제작사들의 영화를 전문적으로 배급하는 ‘영화배급판매회사 Motion Picture Distributing and Sales Company’를 출범 시킨다.
여러 재능 있는 영화인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MPDSC는 지구촌 영화산업을 호령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10년 감독 D. W. 그리피스는 블랑쉬 스위트(Blanche Sweet), 릴리안 기시(Lillian Gish), 메리 픽포드(Mary Pickford), 라이오넬 배리모어(Lionel Barrymore) 등의 연기자들을 규합 시켜 ‘바이오그라피 컴퍼니 the Biograph Company’를 출범 시킨다.
창립작으로 멜로극 <올드 캘리포니아 In Old California>를 발표하면서 미국 독립 프러덕션의 화려한 출발을 선언하게 된다.
뒤이어 야심 많은 사무엘 골드윈(Samuel Goldwyn), 칼 래믈(Carl Laemmle), 아돌프 주커(Adolph Zukor), 루이스 B. 메이어(Louis B. Mayer), 워너 브라더스(the Warner Brothers (Harry, Albert, Samuel, and Jack) 등이 속속 영화사 설립에 나서면서 감독 및 제작사들의 창의적 경쟁이 본격화 된다.
1930년대 중반 할리우드는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 MGM(Metro-Goldwyn-Mayer), 파라마운트(Paramount Pictures), RKO(RKO Pictures),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가 5대 메이저를 형성한다.
이어 컬럼비아(Columbia Pictures), UA(United Artists), 유니버셜(Universal Studios) 등이 군소 영화사 대접을 받으면서 선의의 흥행 경쟁에 나서게 된다.
2차 대전 전후로 시나리오, 제작, 감독 등을 도맡아 하는 재능꾼 감독들이 출현한다.
이들 중 마야 데런(Maya Deren)의 <오후의 유혹 Meshes of the Afternoon>(1943), 케네스 앵거(Kenneth Anger)의 <불꽃놀이 Fireworks>(1947), 모리스 엔젤(Morris Engel)의 <작은 도망자 Little Fugitive>(1953) 등이 미국 독립 영화의 흥행성을 증명 시킨다.
<작은 도망자>는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지명된 첫 번째 독립 영화(the first independent film to be nominated for Academy Award for Best Original Screenplay at the American Academy Awards)라는 영예를 얻는다.
엔젤과 엥거의 작품은 유럽 감독들에게 예술적 자극을 제공해 ‘프랑스 뉴 웨이브 French New Wave’가 발아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점을 얻는다.
1968년 패기만만한 조지 A. 로메로 감독은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을 공개해, 공포물이 미국 독립 장르의 흥행주가 될 수 있음을 선포한다.
예상을 깨는 흥행 덕분에 이후 <텍사스 전기 톱 살인 사건 The Texas Chain Saw Massacre>(1974) <카니발 호로코스트 Cannibal Holocaust>(1980) 등 으스스한 공포 영화가 속속 제작되는 기반을 제공한다.
배우 데니스 호퍼가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감독 데뷔작으로 선보인 <이지 라이더 Easy Rider>(1969)는 ‘뉴 할리우드 시대를 선언한 첫 번째 완벽한 독립 영화 one of the first completely independent film of New Hollywood’라는 기록을 수립한다.
<이지 라이더> 흥행 성공에 자극 받은 UA영화사는 텍사스에 거주하는 순진한 남창(naive hustler)이 풍족한 행운을 바라면서 뉴욕으로 이주해서 겪는 고단한 삶을 묘사한 <미드나잇 카우보이 Midnight Cowboy>(1969)를 공개, X등급 영화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는 최초 업적을 이룩한다.
로저 코만의 수제자 프란시스 코폴라는 임신한 중년 부인의 심리적 갈등을 묘사한 <빗 속의 연인 The Rain People>(1969)이 1969년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 조개 Golden Seashell’상을 수상하면서 단번에 국제적 인물이 된다.
코폴라가 설립한 ‘아메리칸 제트로프 American Zoetrope’도 뉴 할리우드 시대를 주도하는 독립 프로덕션으로 명성을 얻어 나간다.
제트로프사는 조지 루카스의 장편 데뷔작
1971년 제프로프와 협력 관계를 청산한 루카스는 ‘루카스필름 Lucasfilm’을 발족 시켜 블록버스트 <스타 워즈 Star Wars> 및 <인디아나 존스 Indiana Jones> 시리즈를 발표해 티켓 파워를 입증 시킨다.
1980년대 짐 자무시, 스티븐 소더버그, 할 하틀리 등이 거대 자본 유입에 반대하면서 탄탄한 이야기로 승부를 건 영화를 제작하려는 움직임도 주목을 받는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 Reservoir Dogs>(1992)을 비롯해 3명의 영화학도가 200여년 동안 전해 내려온다는 블레어 윗치 전설에 얽힌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메릴랜드의 블랙힐 숲 속으로 떠난다는 과정을 페이크 다큐로 묘사한 <블레어 윗치 The Blair Witch Project>(1999) 등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아 예상을 깨는 호응을 받았지만 이같인 재기 넘치는 독립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지 못하는 한계를 맞게 된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스필버그의 <죠스 Jaws>(1975), 조지 루카스의 <스타 워즈 Star Wars>(1977)의 폭발적 흥행은 미국 독립 영화인들이 막강한 블록버스터 시대로 편입되는 계기를 주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독립 제작자들의 출현으로 인해 형성된 ‘뉴 할리우드 the New Hollywood’는 창의적 영화들이 돈 방석에 오르면서 서서히 종막을 맞게 된다.
히트작 등장 인물을 장난감 등으로 제조해 판매하는 ‘타이-인 tie-in merchandise’, 사운드트랙 발매, 히트작에 대한 속편 등 흥행을 확장하기 위한 여러 묘안이 활용되면서 할리우드는 급격히 막대한 투자로 천문학적 수익을 노리는 블록버스터 시대로 편입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관계자들은 ‘2000년대 들어 미국의 독립 영화인들은 ’퀴어, 흑인을 대상으로 한 영화, 사회적 약자인 여성, 디아스포라 등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비주류 영화 장르의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아트하우스 등 전문 상영관 등에서만 공개되고 있다는 한계 때문에 그 입지는 점 점 약화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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