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게임 새로운 소재… 세련된 영상미로 시청자 ‘눈길’

‘첫 방송부터 터졌다’ 1일 첫 방송한 케이블TV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의 궁전’(극본 송재정 연출 안길호)이 신선한 소재로 이슈몰이를 하며 안방극장 명품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AR(증강현실) 게임을 소재로 빠른 전개와 세련된 영상미로 드라마의 격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알함브라의 궁전’은 어떤 특별함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을까.

호기심 자극하는 새로운 소재…송재정 작가의 진화

작품은 투자회사 대표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갔다가 전직 기타리스트였던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싸구려 호스텔에 묵으며 두 사람이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희주의 동생인 게임개발자 정세주(찬열)의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호스텔을 찾은 유진우는 정세주가 개발한 증강 현실 게임을 경험하면서 게임과 현실을 오가게 된다. 처음에는 순조로웠다. 주변의 실제 지형 지물까지 이용할 수 있는 고도로 발달된 증강 현실 게임에 유진우는 열광하지만 자신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차형석(박훈)을 게임 속에서 죽였는데 실제로 그가 사망하면서 혼돈에 빠지고 만다. 이처럼 작품은 현실과 게임을 오가며 미스터리한 요소를 드러내면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하고 있다. 재작년 ‘포켓몬고’ 열풍으로 증강현실 게임에 대한 대중들의 어느 정도의 이해도가 있는데다 게임과 현실세계가 중첩되고 있다는 설정도 신선함 속에 흥미를 자아내고 있는 것. 아마도 이 작품이 이후 게임을 접목시킨 드라마가 속속 기획되는 데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새로운 소재를 트렌디하게 구현해내는 것은 송재정 작가의 특기이기도 하다. 그는 전작인 tvN ‘나인’에서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인물을, MBC ‘W’에서는 웹툰과 실제를 오가는 인물을 그려 호평받은 바 있다.

스토리를 100% 구현하는 영상의 힘과 군더더기 없는 전개

맑았던 하늘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찢어지는 천둥소리가 들린다. 이어 기타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어디선가 들려오고 화면은 게임 속 ‘로그인’ 모드로 바뀐다. 현실과 게임을 오가는 생소한 설정이 마치 시청자가 게이머인 듯 화면 전환으로 인지되면서 실제와 판타지를 넘나든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는 스토리를 제작진은 수준높은 영상미로 구현해내면서 작품을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 당초 스토리상 스마트 렌즈를 끼고 진우의 의지에 따라 게임에 로그인하고, 원하면 로그아웃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차형석의 죽음 이후에는 주인공의 생각과 상관없이 ‘자동 로그인’이 시작되면서 공포감을 안겨주고 있다. 극중 진우는 적을 피해 장애물 뒤에 숨어서 60초의 카운트다운을 버텨내거나, 결투 가능한 거리 및 공간상의 범위에서 벗어나거나 또는 결투에서 이겨야만 한다. 지난 6회에서는 새로 장착한 무기로 차형석을 무찌르자 진우의 레벨이 상승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게임에 대한 미스터리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게임을 통해 전개되는 모든 이야기가 화면으로 고스란히 구현되면서 새로움과 함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현빈 박신혜, 구멍 없는 연기의 힘

주연부터 조연까지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작품을 떠받치고 있는 것도 작품의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남자주인공 유진우로 분한 현빈은 가벼움과 비장함, 로맨틱한 모습을 오가는 모습으로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촬영중에는 실재하지 않는 게임 속 검 등을 유려하게 다루면서 현실감을 높이고 있는 것.

여주인공 박신혜도 순수함과 강인함을 넘나드는 캐릭터로 열연 중이다. 기타를 치는 신비로운 모습 한편으로 생활전선에 뛰어든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십분 보여주고 있다. 차형석의 부친 역할의 김의성, 유진우 비서 역할의 민진웅 등도 안정적으로 극을 받쳐주며 짜임새 있게 나아가는 데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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