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월화드라마는 어느 틈엔가 KBS MBC SBS 등 지상파 드라마 3파전이 아닌 케이블채널 tvN, 종합편성채널 JTBC가 가세한 5파전이 된 지 오래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들 두 채널의 괄목할 만한 성과로 기존 지상파 방송을 앞서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현재 tvN ‘왕이 된 남자’가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월화드라마 세 편이 동시 출격하면서 월화 왕좌를 가리는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선보인 세 편의 세 월화드라마의 면면을 훑어봤다.

사극에 발칙한 상상력을 더했다 SBS ‘해치’

탄탄한 극본이 돋보이는 SBS ‘해치’(극본 김이영 연출 이용석)는 가장 먼저 승기를 잡았다. 11일 첫방송에서 7.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세 작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인 것.

‘해치’는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 만년 과거 준비생 박문수(권율 ), 사헌부의 열혈 다모 여지(고아라),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샛별 왈패 달문(박훈)이 함께 힘을 합쳐 끝내 대권을 쟁취하고 조선의 사헌부 개혁을 이뤄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에 대해서는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인 논란 속 인물로만 기존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그려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이 작품은 노회한 왕 영조가 아닌 젊은 영조를 그린다. 첫방송에서는 천한 취급을 받는 연잉군 이금이 자유로운 척 하지만 권력을 향한 욕망을 지닌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해치’는 신선하면서도 기존 시각과 다른 내용이 전개되면서 역사 고증에 대한 다양한 관점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별한 시간 여행 속 웃음과 감동 JTBC ‘눈이 부시게’

인생의 다양한 희로애락을 담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극본 이남규·김수진, 연출 김석윤)도 11일 강렬한 포문을 열었다.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그린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한순간에 늙어 버린 스물다섯 청춘 혜자(김혜자, 한지민)를 통해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과 당연하게 누렸던 순간의 소중함을 보여준다. 첫 회에서는 주인공인 스물다섯 혜자(한지민)가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갖게 된 과정이 그려졌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손목시계를 주운 혜자는 이를 사용하면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돌린 시간만큼 나이를 먹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 작품은 타임루프라는 판타지 설정에 현실적인 에피소드를 녹여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연기 전성기를 맞은 듯한 한지민과 아픔을 지닌 남성 준하를 연기하는 남주혁, 명불허전 연기 장인 김혜자의 만남이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초능력은? MBC ‘아이템’

인기 웹툰을 드라마로 옮긴 MBC ‘아이템’(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욱)도 독특한 분위기로 첫발을 내디뎠다. 김준석 작가의 웹툰 ‘아이템’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평범한 사람들이 손에 넣은 초능력을 가진 물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담고 있다. 소중한 사람을 간절하게 지키기 위해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물건들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검사(주지훈)와 프로파일러(진세연)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첫방송에서는 주인공 강곤(주지훈)과 조세황(김강우 분)의 3년 전부터 이어진 악연이 드러났다. 주지훈은 열혈 검사와 다정한 모습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 변주를 보여줬다. 또 프로파일러 신소영(진세연)과의 인연이 시작되면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암시했다. 초능력이라는 소재를 다룬 웹툰을 실사화한 실험적인 시도인 만큼 아직까지는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초반부에는 전개가 약간 산만하게 진행되면서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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