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두 번째 영어 곡 '버터'(Butter)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5주 연속 정상을 지키며 신기록을 썼다. 사진은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초대형 전광판에 상영되고 있는 BTS의 '버터(Butter)' 뮤직비디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 전세계가 주목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된 방탄소년단(BTS)의 향후 청사진은 어떻게 될까. 이들의 행보가 글로벌 음악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이제 BTS와 소속사 하이브의 진로는 개별 가수가 아닌 전세계 음악 산업의 향방을 가늠하게 할 만한 요소다.

우선 가장 가까운 계획으로는 BTS가 오는 9일 컴백을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21일 공개한 디지털 싱글 ‘버터(Butter)’가 빌보드 5주의 영예를 안은 만큼 컴백에 대한 부담감은 많은 부분 덜어놓았다.

이들은 9일 싱글 CD ‘버터’를 발매한다. 새 싱글 CD에는 앞서 공개한 ‘버터’ 외에 도 신곡들이 담긴다. 특히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로 세계적인 인기를 끈 팝스타 에드 시런이 이번 신곡 작업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에드 시런이 공동 작업한 신곡 제목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이다.

음반은 ‘피치스’(Peaches)와 ‘크림’(Cream) 등 두 개 버전으로 발매된다. 컴백을 앞두고 BTS는 데뷔 8주년을 기념하는 온라인 팬미팅 ‘BTS 2021 머스터(MUSTER) 소우주’를 성료하는 등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BTS, 병역법 개정안 통과로 입영 연기 길 열렸지만…

지난해 말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BTS의 입영 기한은 연기가 가능해졌다. 기존 병역법에 따르면 BTS의 맏형 진(김석진)은 만 29세인 2021년 12월말까지만 군입대 연기가 가능했지만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 의결되면서 만 30세가 되는 2022년까지 활동할 수 있게 됐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을 받으면 만 30세까지 입대를 늦출 수 있도록 대통령령 규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BTS는 2018년 10월 한류와 우리말 확산의 공로를 인정받아 화관문화훈장을 받았기 때문에 문체부 장관 추천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해당 병역법 개정도 ‘연기’일 뿐 ‘면제’는 아니라서 BTS의 군입대 여부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기는 하다. 이에 일부 팬들은 소속사인 하이브가 BTS의 군입대를 염두에 두고 최근 지나치게 많은 스케줄을 잡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하이브, ‘글로벌 기업 도약’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최근 시가총액 10조원 기업 대열에 오른 소속사 하이브는 글로벌 경영 가속화를 위한 공격적인 리더십 정비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지난 1일 방시혁 의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박지원 전 HQ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선임된다고 깜짝 발표했다.

하이브는 지난 2월 유니버설뮤직그룹과 합작법인(JV) 수립 계획을 발표하고, 4월에는 이타카 홀딩스의 하이브 합류를 발표했다. 하이브측은 이번 인사의 목적에 대해 본격적인 세계화를 위한 조직 정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음악 기업 행보를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에 따라 방 의장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직에 집중해 핵심 사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한편 음악 프로듀서로의 역할에 집중한다.

새로 합류한 박 대표는 지난해 5월 하이브에 합류한 뒤 회사의 빠른 성장속도에 맞춰 조직전반의 체계화를 이루는 일에 집중해왔다. 앞으로는 하이브의 경영전략과 운영 전반까지를 총괄한다. 미국 지역 본사인 하이브 아메리카는 윤석준 CEO와 스쿠터 브라운 CEO 각각의 체제로 운영한다. 윤석준 CEO는 미국 시장에 K팝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적으로 이식하는 중요한 도전을 위해 제작, 신인 양성, 마케팅까지 직접 진두지휘하며 끌고 나갈 계획이다.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의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며 준비 중인 글로벌 오디션 프로젝트가 첫 신호탄이 될 예정이다.

북미 시장 공략…이카타홀딩스의 스쿠터 브라운이 핵심

하이브가 지난 4월 인수한 미국의 유명 엔터테인먼트사 이타카홀딩스의 수장 스쿠터 브라운은 하이브 아메리카의 CEO로서 기존 이타카홀딩스 사업을 이끈다. 동시에 하이브 미국 사업 전반의 운영을 주도하면서 미국 내 하이브의 입지와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갈 계획이다.

새롭게 설립된 하이브 재팬은 30대인 한현록 신임 CEO가 맡는다. 하이브는 “이번 리더십 정비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사업전략의 실현을 위해 리더십부터 전면적 체제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투영된 결과”라며 “한·미·일 거점 사업지역에서 산업의 주도권을 공격적으로 이끌어간다는 목표 하에 각 리더들의 전문성에 맞게 권한과 책임의 범위를 재편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하이브의 1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며 이타카 홀딩스와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브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은 1783억원,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각각 28.7%와 9.2% 증가했다. 메리츠증권 이효진 애널리스트는 “하이브의 이타카 홀딩스 인수효과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패션 부문 아시아 유통 역할, 북미 아티스트의 위버스 입점 등으로 근 시일 내 관련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스쿠터 브라운 등 핵심 경영진이 하이브에 합류해 북미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