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드라마 왕국은 없는 걸까. 올 상반기 드라마 기대작들은 줄줄이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을 거듭했다. SBS ‘펜트하우스3’(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등이 전 시즌의 후광을 업고 꾸준히 좋은 반응을 모으고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작품은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채 종영했다. 0%대 시청률을 기록한 KBS 2TV ‘이미테이션’(극본 김민정·최선영, 연출 한현희)부터 ‘멀리서 보면 푸른 봄’(극본 고연수, 연출 김정현), JTBC ‘월간집’(극본 명수현, 연출 이창민) 등이 대표적이다. 꼭 TV가 아니어도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인데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과의 경쟁까지,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드라마 업계의 고민은 깊기만 하다. 결국 양질의 콘텐츠만이 시청자들을 붙잡을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전지현, 전도연, 송혜교 등 톱여배우들이 안방 팬심 잡기에 나선다. 이들은 연기력은 기본이고 시청률이면 시청률, 화제성이면 화제성 모두 충분히 검증된바 있기에 이들의 컴백이 침체된 드라마 시장에 활기를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뜨겁다.

전지현.넷플릭스

“‘킹덤’ 세계관의 확장”…‘킹덤: 아신전’ 전지현

지난 23일 공개된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은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다.

앞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킹덤’ 시리즈의 프리퀄로, ‘킹덤’이 죽은 자를 되살리는 생사초로 조선과 좀비의 만남을 그렸다면 이번엔 비극을 불러온 생사초와 역병의 기원을 쫓아간다. 배우 전지현이 생사초의 비밀을 간직한 아신으로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의 문을 연다.

아신은 출입이 금지된 폐사군의 숲에서 우연히 생사초와 그 비밀이 담긴 벽화를 발견하지만 갑작스러운 습격으로 가족 모두를 잃고 홀로 남겨져 복수를 꿈꾸며 살아가게 된다. 과연 아신이 감내한 거친 운명은 무엇일지, 그가 어떤 전개를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지현은 21일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킹덤’은 좀비물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고 생각한다. ‘킹덤: 아신전’의 대본을 읽고 ‘킹덤’의 세계관이 무한 확장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의 시작을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됐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도연.매니지먼트 숲

“독보적 감성에 풍덩”…‘인간실격’ 전도연

오는 9월 첫 방송을 앞둔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극본 김지혜, 연출 허진호·박홍수)엔 독보적인 열연을 예고한 배우 전도연이 있다. ‘인간실격’은 인생의 내리막길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전도연이 연기하는 대필 작가 부정은 인생의 내리막길 위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인이다. 전도연은 투명 인간이라도 된 듯 존재감 없이 살아가는 부정의 세밀한 내면을 짙은 감성으로 그릴 예정이다.

배우 류준열과의 진한 호흡도 기대를 모은다. ‘인간실격’ 제작진은 “부정은 상실과 불안, 공허와 고독 등의 폭넓은 감정을 오가는 인물이다. 내면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인 만큼 전도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교.UAA

‘케미 여신’ 온다…‘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송혜교

배우 송혜교는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극본 제인, 연출 이길복, 이하 ‘지금, 헤’)로 안방에 컴백한다. ‘지금, 헤’는 ‘이별’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쓴 이별 이야기를 그린다.

2018년 드라마 데뷔작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로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제인 작가와 약 20년간 최고의 촬영감독으로 활약하며 눈부신 영상미를 보여준 이길복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송혜교는 하영은 역을 맡았다.

패션회사 디자인팀 팀장인 하영은은 냉정한 현실주의자이자 영리한 안정제일주의자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아름답고 감각적인 여자다.

그간 KBS 2TV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김원석, 연출 이응복·백상훈), tvN ‘남자친구’(극본 유영아, 연출 박신우) 등에서 어떤 상대 배우와 붙어도 잘 어울리는 ‘케미 여신’으로 사랑받은 송혜교가 장기용과 펼칠 로맨스 역시 기대포인트다.

“시청률 퀸의 귀환”…‘너를 닮은 사람’ 고현정

배우 고현정은 올 하반기 JTBC ‘너를 닮은 사람’(극본 유보라, 연출 임현욱)으로 돌아온다. ‘너를 닮은 사람’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한 여자와 그 여자와의 만남으로 삶의 빛을 잃은 또 다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그로 인해 벌어지는 치정과 배신, 타락과 복수를 담는다.

고현정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 희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가 희주의 단단한 내면과 다채로운 결을 어떤 색깔로 그려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영애표 추적 코미디 기대”…‘구경이’ 이영애

SBS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 이후 4년만의 복귀를 알린 배우 이영애도 있다. JTBC ‘구경이’(극본 성초이, 연출 이정흠, 가제)는 완전범죄로 위장된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보험 조사관 구경이의 수사 과정을 그리는 본격 하드보일드 추적 코미디다.

이영애는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던 전직 경찰 출신 구경이 역을 맡아 보험 사기 사건을 조사하던 중 완벽하게 사고로 위장된 범인 없는 살인 사건의 진범을 추적하는 보험 조사관을 연기한다. 이영애의 출연 소식에 국내 채널과 글로벌 OTT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조은애 스포츠한국 기자 eun@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