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동료 멤버 제니, 로제에 이은 세 번째 솔로 주자로 나서 팀내 메인댄서의 자리를 잠시 내려놓고 ‘가수 리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지난 10일 선보인 첫 솔로 앨범 ‘LALISA’(‘라리사’)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 만큼 아이덴티티가 담긴 앨범이다. 동명의 타이틀곡 ‘라리사’와 수록곡 ‘머니’가 조화를 이룬다. 특히 타이틀곡은 사이렌을 연상시키는 도발적인 브라스 리프와 역동적인 리듬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긴장감 넘치는 청각 요소가 역동적인 리사의 랩과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산했다는 평을 받는다.


“나의 가장 멋진 모습 담았다”

리사는 지난 10일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애 첫 솔로 앨범을 자신의 이름으로 내건 것에 대해 “나의 가장 멋진 모습을 담고 싶었다. 리사 저 자체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짓게 됐다. 내 이름이 가진 힘과 자신감 있는 내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라고 소개했다. 곡만 듣고도 리사의 음악임을 단번에 눈치채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리사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반응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베일을 벗은 리사는 그야말로 ‘기록 제조기’와 같은 태세다. 앨범 발매 전 싱글의 음반 선주문량이 80만장을 돌파하며 역대 K팝 여자 솔로 가수 단일 음반 최다 선주문량 기록을 써내더니 총 66개국 아이튠즈 송 차트 정상에 올랐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음악 팬들의 관심을 실감케 만든 것.

특히 첫 솔로 무대였던 미국 NBC ‘지미 팰런쇼’에서는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며 카리스마를 내뿜는 동시에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을 뽐내 무대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리사 특유의 음색과 랩이 돋보이는 힙합 트랙으로 댄스뿐만 아니라 보이스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테일러 스위프트 넘어 유튜브 솔로 가수 세계 최고 신기록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와 맞물려 온라인에서의 성과는 단연 독보적이다. 유튜브 공개 후 24시간 조회수 부문에서 솔로 가수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 유튜브가 발표한 공식 집계에 따르면 리사의 ‘라리사’ 뮤직비디오는 지난 10일 공개돼 하루 동안 736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2019년 4월 발표한 ‘ME!’ 뮤직비디오의 기록인 6500만건를 뛰어넘는 대기록이다. 솔로가 아닌 그룹까지 포함해도 전체 6위에 해당한다.

이는 블랙핑크라는 팀의 영향력도 한몫했다. 실제로 블랙핑크는 지난 10일 기준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구독자 수를 넘어섰고 현재 665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남녀 아티스트를 통틀어 이 분야 1위다.

놀라운 점은 2016년 6월 28일 블랙핑크 채널이 개설된 지 약 5년 3개월 만에 이룬 성과. 유튜브 왕좌를 지켜온 저스틴 비버의 유튜브 채널이 약 14년 9개월된 점을 떠올리면 이들의 엄청난 성장세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리사의 성공적 솔로 데뷔를 돕는 또 하나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블랙핑크 리사.YG엔터테인먼트

능력 입증한 리사, 고국 태국에서도 겹경사

무엇보다 큰 성과는 스스로의 한계를 이겨냈다는 점이다. 리사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블랙핑크 멤버들 사이에서도 메인 댄서로 활약 중이다. 큰 키와 과감한 춤선에서 나오는 수준급 안무가 돋보인다. 스스로도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춤은 나에게 베스트 프렌드”라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때문에 그동안 블랙핑크 그룹 활동에서는 로제와 제니 등 보컬 라인에 비해 비교적 파트가 적었기에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또한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라리사’를 통해 힙합 트랙 속에서도 빛나는 음색으로 스스로를 입증했다. 게다가 앞서 “제니, 로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나 또한 열심히 노력했다”고 언급한 리사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가장 빛나는 곳에 섰다.

태국 국적인 리사가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태국도 국가적인 환호 분위기로 뒤덮였다. 뮤직비디오에 태국적인 요소를 담아 낸 것이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인 방콕포스트는 태국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리사의 뮤직비디오에 북동부 부리람주의 파놈 룽 역사공원 내 석성과 태국 전통 세공품들이 등장한 것에 대해 칭찬세례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타 현지 매체도 부리람주의 시민들 또한 리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두연 스포츠한국 기자 dyhero213@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