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안병진 교수<1967년생. 서강대 사회학과 졸(91년), 미국 뉴 스쿨 포 소셜리처치 박사(2003년) '클린턴과 노무현의 탄핵 정치학'(2004년 4월)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와 보수주의 위기의 뿌리' (2008년 10월) 냄>는 무척 반가웠을 것이다.

그가 변화해야 하는 한국 보수주의의 상징으로는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4월9일 프레시안의 박인규 대표와 가진 인터뷰에서 "왜 오바마에서 우리는 배워야 하는가"를 털어 났다. 이를 인용한다.

<<네. 그런데 우리나라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유권자들은 굉장히 섬세하고 현명합니다. 일부가 미디어정치의 광고 몇 번에 현혹되기보다는 그 사람이 얼마나 가슴 속에서 정말 당을 넘어서서 미국의 큰 문제를 해결할 만한 진정성, 포부를 갖고 있는가는 감별 할 수 있죠. 오바마의 연설을 듣고 비판적인 사람은 부흥성회 같다고 얘기하는데, 거기엔 정말 당을 넘어서서 미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 진정성, 희망 이런 것들을 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그리고 그것은 어떤 징후로도 드러나는데, 조 클라인이라고 타임에 칼럼을 쓰는 미국정치에 탁월한 평론가가 있습니다. '프라이머리 컬러'(클린턴의 대선 이면을 쓴 소설)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원작소설가이기도

한 그 사람이 지적한 것이 있습니다. 오바마의 연설을 들어보면 ‘영어로 I, 그러니까 '나'라는 이야기는 별로 쓰지 않는다. WE라는 말을 쓴다. 본능적으로 이 사람의 뇌구조에는 '우리'미국, 미국이 함께 새로운 희망을 건설해 나가고자 하는데 대한 강고한 믿음이 있는 거죠. 우리나라 역대 정치인들 연설을 잘 보시면 제가 여기서 누구라고 말씀 드리진 않지만 퇴임대통령 중에서 '나'라는 말을 엄청나게 쓰신 분이 계셨거든요. 그분의 국정운영은 최악이었죠. 오바마에게서 발견되는 것은 자기 자신, 자기 당파 보다는 미국의 새로운 비전에 대한 진정성, 믿음, 이런 걸로 설명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보다는 '우리'를 앞세우는 오바마 당선자는 안 교수가 지적한데로 4일 밤(현지시각. 5일 낮 12시45분) 10시45분께 시카고 그랜트 공원에서 열린 당선축하 대회에서 'We'를 20여 차례 이상 썼다.

안 교수가 지적한 'We'에 그는 "Yes, We Can Do"를 덧붙여 썼다.

물론 그가 말하는 '우리'는 '미합중국'이다. 그의 당선 연설을 요약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의 꿈이 지금도 살아 있는지 의심하고 미국 민주주의 힘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늘 밤이 그에 대한 대답이다. 오늘 밤 '우리'가 이룬 것으로 인해 미국은 변화를 맞고 있다.…<오바마는 누가 'We'인가를 연설 했다.> 젊은이든, 노인이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흑인ㆍ백인ㆍ히스패닉ㆍ아시아인ㆍ원주민이든,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장애인이든, 미국 국민들은 전 세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은 ‘파란국가(Blue State 민주당 상징’도 ‘빨간국가(Red State 공화당 상징)’도 아닌 미합중국 이다.… 무엇보다 ‘오늘의 승리는 미국 국민의 것이다’고 생각한다. 두 곳에서 전쟁이 진행 중이며 환경 문제, 최악의 금융위기 등 우리가 내일부터 직면할 도전은 거대하기만 하다. 앞으로의 길이 멀고 험난하지만 나는 '우리'가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여러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 나라를 재건하는데 있어 당신들의 동참을 요청하겠다.… '우리'의 정치를 더럽혀온 분열주의와 편협함을 떨쳐내겠다. 링컨이 지금보다 훨씬 더 분열됐던 미국을 향해 외친 것처럼 "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다"이다. 나를 지지 않았던 시민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비록 당신의 표를 얻지는 못했지만 나는 당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해외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우리'가 운명을 공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새로운 리더십이 발휘되는 새아침이 밝았다고 말씀드리고자 한다. 세계를 파괴하려는 자들에게는 반드시 격퇴시킬 것이라고 경고를 보내며 평화와 안정을 회구하는 세력에게는 지지의 뜻을 보낸다.>>

오바마 당선자는 연설의 말미에 조지아 주 애틀란타에서 줄을 서서 투표한 106살의 앤 닉슨 코퍼를 인용하며 "그렇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Yes, We Can Do)를 여섯 차례나 썼다. 코퍼 할머니는 바로 전세대가 노예였으며 도로에 자동차가 없고 하늘에 비행기가 없는 세상에서 오늘까지 살았다. 할머니는 투표하는 이유를 댔다. "내가 여성이고 얼굴색 때문이지"

오바마는 코퍼 할머니의 어제가 고난과 희망이 엇갈리는 시대였지만 "할수 없다"를 버리고 건국의 아버지들의 신조처럼 "Yes, We Can Do"로의 역사를 살아 왔다고 해석했다.

오바마는 낮은 목소리로 미국의 1백여 년을 요약 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묵살되고 그들의 희망이 무시될 때 할머니는 이에 맞섰고 주장했으며 마침내 투표권을 얻었다. "그렇다. 우리는 할수 있다."

밥그릇에 먼지만 쌓이고 디플레이션(deflation)이 전국에 퍼져 실망에 쌓일 때에 할머니는 뉴딜정책이 새 일자리를 주는 새 공동목표를 세워 이 공포를 극복하는 것을 경험했다.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

할머니는 우리의 항구가 함락되고 독재가 세계를 위협할 때 굳건히 일어나 민주주의와 미국의 위대성을 지켜내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

할머니는 몽고메리의 버스타기, 알라바마 버밍햄(Birmingham)의 물 대포, 애틀란타의 킹 목사의 "우리는 승리 한다"는 설교를 들었다. 그리고 이겼다.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

할머니는 달에 사람이 내리는 것을,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세계가 우리의 상상 속에 접속되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그렇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를 줄 여러분, 그리고 미국에 신의 축복을 바랬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축복이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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