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교양과목 심리학 교수는 수업시간 학생들이 집중하지 않자, "동시에 6명의 애인을 사귄 적이 있다"고 '충격 고백'을 했다. 물론 '왕년에'란 단서를 달아 후환과 의혹을 일시에 차단하면서 말이다. 이 교수의 연애 비법은 각 애인(?)의 심리유형을 파악해 다르게 대응했던 것.

질투심이 많은 여성에게는 다른 여자 친구들과 관계를 은근슬쩍 말해 이 심리를 자극했고, 조용한 여성에게는 유머러스한 농담으로, 발랄한 여성에게는 과묵하고 카리스마 있는 남자의 모습으로 어필해 모두 성공했었단다.

물론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 모든 관계를 청산했다니 '믿거나 말거나'다. 어쨌든 교수의 고백 이후, 연애 비법을 전수 받기 위해 심리학 수업은 학구열로 불탔다나다 어쨌다나.

일반 사람들이 심리학에 대해 갖는 '기대심리'는 아마도 이런 것일 게다. 내 심리 상태는 정상적인가?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걸까?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아주 단순한 호기심 말이다. 사람들의 호기심은 상아탑에 갇혀 있던 심리학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 최근 출판계는 심리학 관련 책들이 일주일에도 몇 권씩 출간되고 있다. 물론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재미있는 사례와 설명을 곁들여서 말이다. 나이와 성별, 고민에 따라 자신을 코칭해줄 심리학 책을 골라보자.

<20대 심리학>은 2005년부터 서울대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탄 곽금주 교수의 '흔들리는 20대'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는 20대의 불안과 방황, 흔들림은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말한다.

20대는 흔들리는 과정에서 자신을 더 분명하게 알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과 성공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며 행복에 접근하는 기술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전공인 생애발달 심리학의 다양한 연구와 문학, 영화, 드라마 속 이야기, 실제 상담 경험 등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20대 인생설계 기술 9가지를 알려준다.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에서는 한층 더 도발적인 내용들이 펼쳐진다. 저자인 앨런 S. 밀러와 가나자와 사토시는 동물심리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진화심리학'으로 인간의 본능을 설명한다.

그들은 남자들이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 여자들이 키 큰 남자를 선호하는 이유, 정치인이 스캔들에 약한 이유 등 객관적일 수 없지만 모두들 수긍하는 통념에는 인간의 본성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비합리성의 심리학>은 인간의 비합리성에 대해 말한다. 이 책은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저지르는 오류를 소개하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인 서덜랜드는 비합리적 행동의 원인으로 인류의 진화한 뇌신경 세포의 네트워크 오류를 꼽는다. 생존을 위해 잡단에 의지하며 살아온 인류의 집단에 대한 충성심이 비합리적인 행동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자기중심적 편견'에 사로 잡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외면하려고 갖은 애를 쓴다는 사실을 심리 실험을 통해 입증한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