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헬기공수·푸조 프랑스 대사관 활용 관심 끌기 성공

‘헬기에 매달려 하늘로부터 내려오면서 모습을 드러내는 자동차, 대사관저에서 처음 공개되는 수입 신차 등…’

고객들에게 새롭게 선보이는 자동차 신형 모델 발표에서 새로운 문화적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회사들이 새로 나오는 신차를 소개할 때 잡았던 장소는 특급호텔이나 대형 홀ㆍ룸을 갖춘 연회장, 자동차 전시장들이 대부분. 무대 뒤편에서 자동차가 회전하면서 등장할 때 안개나 커튼이 걷히는 형식이 전형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GM대우는 최근 바닷가에서 헬기를 이용해 차량을 소개하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푸조는 프랑스 대사관저를 런칭 장소로 활용하면서 각각 대중적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런칭 행사 자체가 이색적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자동차 홍보까지 함께 엮어 나가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둔 것.

GM대우(GM대우 오토앤테크놀로지)는 지난 10월 말 제주도에 위치한 함덕 해수욕장 해변에서 ‘라세티 프리미어(Lacetti Premiere)’의 신차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 장소에서 가장 사람들을 놀래 킨 것은 라세티 프리미어가 갑자기 헬기를 타고(?) 나타나는 장면.

해변 멀리서부터 헬리콥터가 로프에 신차 ‘라세티 프리미어’를 매달은 채 나타났고 해변을 선회하던 헬기는 극적으로 신차를 해변가에 착륙시키면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GM대우가 이처럼 평소보다 ‘돈을 많이 들여’ 새로운 신차 런칭 형식을 택한 데는 신차 ‘라세티 프리미어’가 가진 남다른 의미도 작용하고 있다. GM대우 마이클 그리말디(Michael A. Grimaldi) 사장이 말하는 것처럼 “라세티 프리미어는 GM대우의 미래를 선도할 차세대 차량 중 첫번째 모델”이라는 중요성 때문이다.

실제 이번에 선보인 라세티 프리미어는 GM의 글로벌 차량 개발 계획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GM의 글로벌 모델이다. 기존의 GM대우 승용차들과는 달리 차량의 기반이 되는 아키텍쳐(Architecture)가 유럽에서 개발됐다. 여기에다 GM대우는 차량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총 27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탄생한 라세티 프리미어는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성능을 만족시키기 위해 GM내에서도 가장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점도 남다르다. 보다 완벽한 성능과 품질을 위해 한국을 비롯, 세계 각지에서 100만km이상의 내구 주행 시험과 200회 이상의 차량 충돌 테스트, 혹서기 및 혹한기 테스트 등 엄격한 검증을 거쳐 개발됐다고 GM대우측은 말한다.

GM대우가 거는 기대도 크다. 디자인부문 김태완 부사장은 “라세티 프리미어 디자인의 중점은 단순한 진화가 아닌 혁신적인 진보를 통해 GM과 GM대우의 미래에 나아갈 제품 디자인의 방향을 GM대우가 제시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때문에 그리말디 사장은 “GM의 글로벌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팀이 힘을 모아 개발해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준중형 모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판매를 주도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11월 중순부터 국내 판매에 들어가는 라세티 프리미어는 국내를 비롯, 유럽과 미국에서도 생산될 계획으로 130개국 이상의 시장에서 GM의 다양한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동차 푸조(PEUGEOT)의 국내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 (대표 송승철)도 지난 10월 서울 서대문구 합동에 위치한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신차 발표회를 가졌다. 자동차 회사의 런칭 행사 장소로 대사관저가 활용된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이날 대사관저에서 선보인 차량은 푸조의 첫 8세대 모델인 ‘308SW HDi’와 ‘308 HDi’ 두가지 모델. 푸조의 향후 전략 차종이 될 308SW HDi 는 일상 생활에서 레저까지 모든 라이프 스타일을 만족시키는 퍼펙트 CUV이며, 308 HDi는 역동성과 다이나믹함을 강조한 해치백 모델로 소개됐다.

GM 대우가 29일 제주도 함덕 해수욕장에서 가진 라세티 프리미어 신차발표회에서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이 모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제주=김동호기자(위)
필립 띠에보 프랑스 대사와 송승철 한불모터스 사장(아래)

런칭 장소를 고민하던 푸조가 최종 장소로 대사관저를 선정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번 신차308 모델의 컨셉트가 ‘프렌치 라이프스타일’이고 프랑스적인 감성을 전달하는 데는 대사관저 만한 곳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런칭 행사 이후에도 푸조 측은 “럭셔리하면서도 레저를 함께 즐기고 또 가족친화적이면서도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프랑스적인 느낌을 표현하는데 최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푸조의 신차 308모델에는 그간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져 있는 프랑스산 자동차의 이미지를 한껏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실제 308모델 차량들은 디자인이나 기능면에서도 다시 한번 차세대 주역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가 표현된 차량들이라는 것. 때문에 이번 대사관저에서의 런칭 행사는 프랑스 명차라는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해 민ㆍ관(대사관)이 함께 나선 터닝 포인트라는 해석이다.

한불모터스의 송승철 대표이사는 “308은 푸조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첫 8세대 모델로 더 넓어지고 진보된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와 편리해진 모듈러 시트 등 앞선 스타일을 자랑한다”며 “특히 세계적인 디젤엔진 HDi로 15.6km/l라는 높은 연비를 실연, 푸조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던 앞선 디젤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기념비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이번 런칭을 기념해 308은 물론 푸조의 전 모델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푸조 스타일센터의 디자인 디렉터 ‘키스 라이더(Keith Ryder)’가 방한, 308 디자인 전략과 향후 푸조의 디자인 방향에 대해서도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서울 패션위크의 참가 디자이너인 송지오가 대사관저에서 ‘French Chic & Life’라는 의상 컨셉으로 308의 럭셔리하고 다이나믹한 스타일을 연출한 것도 역시 비슷한 문화 코드적 접근으로 비쳐진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