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조정래 등 6인과 인터뷰에 저자의 소회 덧붙여'말과 사람'이명원 지음/ 이매진 펴냄/ 12,000원

이문열, 조정래, 백낙청, 김민수, 김상봉, 김종철. 직업은 물론, 이념도 다른 이 사람들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한국의 지식인’쯤 되겠다. 공통점 또 하나는 지난 해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에서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이다. 책 <말과 사람>은 문학평론가 이명원이 지난 해 오마이뉴스의 인터뷰 코너 ‘좌우지간’에 연재한 인터뷰를 엮은 것이다.

평론만큼 우리사회에 대한 비판적 칼럼을 써왔던 저자는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 글로 대중성을 확보한 독특한 위치에 있는 지식인이다. 신문에 실린 그의 진보적 칼럼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명원의 문학 비평에 관한 글을 본 사람이라면 그의 글쓰기 방식이 상당히 지적이지만, 또한 그만큼 ‘알아먹기 힘들게 썼다’는 사실을 안다.

대중적이지 않은 글로 대중성을 확보한 데는 시선과 용기가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는 2000년 초반 평론에서 김윤식 평론가가 가라타니 고진의 글을 표절했음을 알렸고, 또한 일간지 한겨레에 자신이 재직 중이던 대학의 부정을 고발했다가 해직당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의 현재 신분은 아직 해직교수다.

여섯 명의 인터뷰에서 그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문열과의 인터뷰에서는 최근의 작품 <호모 엑세쿠탄스>를 언급하며 작가의 노골적 정치의식을 지적하고, 백낙청과의 인터뷰에서는 <창비>의 문단권력 논쟁을 직설적으로 묻는다. 인물에 대한 소개와 질문, 대답과 정리가 차례대로 진행되고 올해 단행본 편집과정을 거치며 지금에서 바라보는 6명의 지식인에 대한 저자의 소회가 덧붙여진다.

책은 질문과 대답이란 인터뷰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저자의 주관이 덧붙여져 마치 지식인 여섯 쌍의 대담을 읽고 있는 기분이 든다. 오늘의 지식인은 무엇인가. 오늘의 지식인은 한국사회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 이것이 이 책의 기획의도 인듯하다. 물론 저자인 자신을 지식인 범주에 포함해서 말이다.

글은 예상대로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와 씨알사상,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과 생태주의에 대한 대화를 주제로 전개된다. 그러나 이문열, 조정래, 백낙청 등 문인과의 인터뷰에서도 사회적 대화가 인터뷰의 중심을 이룬다. 이를 테면 책 장례식으로 대표되는 작가의 보수성(이문열)과 분단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조정래), 남북문제(백낙청)와 같은 사안 등이다.

기자는 사석에서 이 책을 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과 함께 받았다.

김종철 발행인은 책의 제목을 뚫어져라 쳐다 보다 “한 오천 부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인문학 서적 판매량의 마지노선이 오천 부라는 점을 가만하면, 이 말은 ‘잘 썼다’ 또는 ‘재미있겠다’는 칭찬의 표현인 듯 싶다. 이 책은 평론가 이명원이 쓴 가장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책이 될 듯하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