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유행을 넘어 생태주의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일부 주부들 사이에 친환경 먹을거리가 유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 의류업체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에코 백'을 출시하기도 했다. 생태주의가 환경주의자들의 운동을 넘어 하나의 상품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생태주의는 1960년대 중반 미국에서 시작된 환경운동이다. 당초 공해, 오염, 환경보존 문제 등 인간중심적 사고로 접근했지만 최근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생각한 삶의 양식 변화 운동으로 확대됐다. 즉 '생태계에 순응하는 삶을 살자'는 생태 운동으로 발전한 것.

최근 발간된 몇 권의 신간은 생태주의에 대한 이론과 실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앙드레 고르가 쓴 <에콜로지카>는 정치적 의미에서 생태주의를 분석했다. 사르트르가 '유럽의 가장 날카로운 지성'이라고 평가한 앙드레 고르는 1960년대 자본주의 비판이론과 생태주의 사상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사상가다. 이 책은 저자가 아내와 동반 자살하기 전 구상한 작품으로 그의 사상이 요약, 집중돼 있는 7편의 글을 묶은 것이다.

책에서 그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생태 위기를 불러온 성장 일변도의 자본주의가 왜 붕괴될 수밖에 없는지를 분석하고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위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가 이 책에서 주장했던 일자리 나누기, 생계 수당 등 공동협력 자율생산 프로젝트는 이제 유럽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노동 및 실업문제 해결방안으로 채택하고 있다.

<피어라, 남자>는 시골로 돌아간 한국 중년남성의 10년 삶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 김광화 씨는 1996년 20년 가까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경남 산청으로 귀농해 10년간 생활했다.

농사를 짓는 틈틈이 여러 매체에 농사, 교육, 치유에 관한 글을 연재해 온 칼럼니스트다. 그는 인간이 치유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마음이 아니라 몸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도시에서 질병에 시달렸던 자신이 논밭을 사서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적인 몸의 리듬에 따르니 '몸이 살아났다'고 경험담을 들려준다. 저자는 농사를 짓고 자급자족하는 삶을 실험하고, 몸을 부려서 번 돈을 다시 자기 몸에 투자하는 삶을 실천하며 자신감을 회복한다.

바버라 킹솔버의 <자연과 함께한 1년>은 저자의 가족이 1년 동안 시골에서 펼친 먹을거리 실천 운동을 그린 책이다. 바버라 킹솔버는 미국의 대표적인 생태주의 작가.

그는 '먹을거리가 우리의 존재를 규정한다'고 말하며 애리조나주 생활을 정리하고 애팔래치아 남부로 떠난다. 이 곳에서 저자의 가족들은 출처를 아는 동물과 식물로 만든 음식을 먹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이름하여 '지역 먹을거리 프로젝트'.

텃밭에서 시금치, 케일, 상추를 기르고 닭과 칠면조를 길러 먹을거리를 만들었던 저자는 1년 후 대차대조표를 정리하며 큰 충격을 받는다. 한 사람 당 한 끼 식사비로 약 50센트 정도의 식비만 들었던 것. 일 년 동안 먹을거리 운동을 실천하며 그들의 생활 또한 송두리째 바뀐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