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모인 유튜브 오케스트라 단원

온라인 오디션을 통해 전세계에서 모인 아마추어 교향악단이 클래식 음악의 메카인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방영된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한 장면이 인물과 장소만 바뀌어 재현된 모습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인터넷 투표로 최종 선발된 단원들로 구성된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15일 저녁 카네기홀을 가득 메운 관객 3,000여명을 아름다운 선율로 사로잡았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단원들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머스의 지휘에 따라 바하 모차르트 등 대가들의 곡들을 연주했다. 유튜브 오케스트라의 이날 공연을 위해 작곡가 탄둔이 새로 작곡한 ‘인터넷 심포니 No 1. 에로이카’가 연주될 때 공연 분위기는 절정을 이루었다.

전세계에서 나이와 성, 국적, 직업 등을 초월해 선발된 단원들은 사흘간의 짧은 연습기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량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특히 카네기홀 천장에서 상영되는 화려한 동영상과 클래식 음악이 조화를 이루면서 공연 내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이번 공연은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가 지난해 인터넷 오케스트라를 모집한다고 밝히자 전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3,000여명이 자신의 연주실력을 증명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후 런던 심포니, 베를린 필하모닉,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클래식 전문가들이 이들 중 200명을 추린 뒤 유튜브를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최종 투표를 통해 90명을 선발했다.

30개국에서 온 90명의 단원들은 연령도 17~55세로 다양하다. 한국인은 미국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8명이 선발됐다. 최종 선정까지 유튜브에서는 1,300만번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늘어나는 한국 행(行) 디아스포라

정치ㆍ종교적 박해를 피해 한국을 찾는 ‘디아스포라’(과거 유대인처럼 흩어져 유랑하는 민족)들이 늘고 있다.

2008년 현재 한국에서 난민 인정을 받은 사람만 101명으로, 국내 거주 유랑인은 이보다 훨씬 많다. 난민 신청이 시작된 지 7년 만인 2001년 에티오피아인 1명이 첫 난민 인정을 받았고, 이후 2006년 11명, 2007년 13명, 2008년 36명으로 매년 인정자 수가 늘고 있다.

국적별로는 미얀마 출신이 42명으로 가장 많고, 방글라데시 19명, 콩고민주공화국 13명, 에티오피아 7명 순이다. 지난 15년 동안 난민 신청자 수는 2,168명에 이른다.

난민 인정자 수에서 보듯 한국에서 가장 많은 디아스포라는 미얀마 출신들이다. 군정의 폭압을 규탄하고 아웅산 수치 여사의 해금을 요구하며 미얀마대사관 등에서 집회도 꾸준히 열고 있다. 버마액션코리아, 버마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등을 통해 100여명이 활동중이다. 이들은 “수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잔악한 역사를 지우려 바꾼” 국명인 미얀마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처럼 유랑민들의 한국 행이 늘고 있지만, 이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편안한 안식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93년 출입국관리법에 난민 조항을 신설했다. 그러나 5%도 채 안되는 난민 인정률에서 알 수 있듯이 심사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어렵사리 난민 인정을 받아도 실질적인 혜택이 별로 없다.

난민에 대한 처우를 규정한 법률이 없는 탓이다. 여권 대용으로 발급되는 ‘난민여행증명서’는 은행 등에서 거절되기 일쑤다.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하는 ‘난민협약’과 달리, 사실상 불법체류자 신세만 면하는 것이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난민신청자 등 3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1%가 “어떠한 형태의 의료보험도 없다”고 답했다.

진성인 난민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아직 난민에 대한 풍토나 지원제도 모두 한국은 황무지나 다를 바 없다. 이들이 마치 돈만 벌기 위해 온 것으로 여기는 시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미네르바에 1년 6월 구형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 심리로 열린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박씨에게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정부 정책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공소사실 이외에도 ‘9월 위기설’을 언급하는 등 국민 불안을 노골적으로 자극했음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최후진술에서 “제 글이 영향력이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서야 알았고 의견ㆍ정보 교환 차원에서 글을 쓴 것”이라며 “인터넷이 자체 정화기능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 7월 30일과 12월 29일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 토론방에 각각 ‘외화 예산 환전 업무 8월 1일부로 전면 중단’, ‘정부, 달러 매수금지 긴급공문 발송’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익을 해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구속 기소됐다.

박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20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포털은 언론 상응하는 책임, 첫 판례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뉴스에 달린 비방 댓글을 방치해서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됐다면 포털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16일 김모(33)씨가 NHN, 야후코리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참석 대법관 전원일치로 김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인터넷 사용의 일상화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된 포털이 언론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첫 판례다.

2005년 김씨의 여자친구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딸의 미니홈피에 “딸이 남자친구 때문에 억울하게 자살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몇몇 언론사가 이를 기사화해 포털에 실렸다.

포털에 실린 기사 댓글에 숨진 여자친구의 실명 등의 정보와 김씨를 비난하는 내용이 폭발적으로 게시되자 김씨는 “명예훼손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포털 측의 책임을 인정해 원고 승소 판결했고, 대법원도 “포털은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해 당사자의 삭제 요청을 받은 경우가 아니라도 관리ㆍ통제가 가능하면 이를 삭제할 의무가 있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신도 있는 조선 벽화묘 첫 발견

벽화가 그려진 조선시대 무덤이 강원 원주시에서 발견됐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교하 노씨 문중이 원주시 동화리의 충정공 노회신(1415~1456) 묘를 충남 청양군으로 이장하다 석실 안에서 벽화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16일부터 정밀조사에 착수한다”고 15일 밝혔다.

조선시대의 벽화묘(벽화가 그려져 있는 무덤)가 발견된 것은 2000년 9월 경남 밀양시 고법리의 박익(朴翊) 묘 이후 두 번째다. 특히 노회신 묘에는 박익 묘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사신도(四神圖)가 그려져 있어 삼국시대부터 유행한 사신도가 조선시대까지 계승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벽화묘는 고구려 고분을 위주로 삼국시대부터 꾸준히 나타나고 있지만, 남한에서 지금껏 확인된 벽화묘는 이번 노회신 묘를 포함해 11기에 불과하다. 왕족이나 고위관료 등 지체 높은 인물의 묘를 꾸밀 때 벽화를 채택했다고 짐작될 뿐 정확하게 어떤 경우에 벽화를 그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노회신 묘는 1456년(세조 2년)에 조성된 조선 초기 무덤이다. 방형(方形) 봉분 내에 횡구식(橫口式) 석실(石室) 두 개를 잇대어 배치한 구조로, 화강암제 대형 판석을 이용한 석실 내부 벽면과 천장에 먹과 붉은색 안료로 그린 사신도와 인물도(人物圖), 성좌도(星座圖)가 남아있다.

일본 유명문학상에 외국인 ‘바람’

지난해 재일중국인 여성작가가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비한자문화권인 이란 여성이 일본 문학지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화제를 낳고 있다.

일본 분게이??주(文藝春秋)사는 14일 제108회 ‘문학계’ 신인상 수상작에 테헤란 출신의 시린 네자마피(29·사진)씨의 단편소설 ‘하얀 종이’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9년 전 일본에 유학 와서 일본어를 배운 네자마피씨는 일본어나 일본문학을 전공한 문학도가 아니라 2006년 고베(神戶)대학 자연과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뒤 현재 일본의 가전대기업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는 공학도 출신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아쿠타가와상, 나오키(直木)상을 제정한 분게이??주의 월간 문학지 ‘문학계’의 신인상은 1955년에 제정돼 해마다 2차례 신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으로는 지난해 아쿠타가와상 수상자인 중국인 양이(楊逸ㆍ44)씨가 2007년에 먼저 받았지만 비한자문화권 외국인 수상은 처음이다.

수상작 ‘하얀 종이’는 이란ㆍ이라크 전쟁 중 이라크 국경 근처 이란의 시골 마을을 무대로 10대 여학생의 풋내 나는 사랑을 그린 청춘 소설이다. 수상작과 심사평은 5월 7일 발행되는 문학계 6월 호에 게재된다.

앞서 네자마피씨는 일본에 체재 중인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삶을 그린 ‘살렘’이라는 소설로 2006년 유학생문학상을 받았다. 이 상 수상소감에서 그는 통역 일을 하면서 만난 난민의 삶을 소설로 “쓰고 싶었지만 일본어가 능숙치 못하고 부족했다. 엉터리 일본어로 쓰긴 썼지만 부끄러워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대학 교수에게서 원고를 손봐줄 친구를 소개 받았다”며 힘든 창작 과정을 털어놓았다.

미국 236년 만에 보스턴티파티 재현

부당한 세금에 대한 저항인 ‘보스턴 티파티’(보스턴 차 사건)를 계기로 태어난 미국에서 200여년만에 다시 광범위한 납세 저항운동인 ‘현대판 티파티’가 확산되고 있다.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연방 소득세 환급신고 마감일인 15일을 맞아 미국 정부의 막대한 경기부양 정책에 반대하는 납세자들이 전국 500여개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인 시민 불복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목표는 막대한 정부 지출을 저지하기 위해 의회에 압력을 넣고, 주정부들이 연방 경기부양자금을 거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운동 지지자들은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이로 발생할 재정적자에 반대한다. 또 부실 모기지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침이 성실하게 모기지를 갚아온 이들에 실망시키고, 성실한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금융사의 부실자산 매입 역시 ‘실패자에 대한 보상’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운동은 2월 CNBC 뉴스진행자 릭 산텔리가 방송에서 주택을 차압당한 이들을 위해 750억달러를 투입키로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분수에 넘치는 주택을 구입했던 이웃의 모기지를 우리가 대신 갚아줄 수는 없다”며 “다시 한번 보스턴 티파티 사건을 벌일 때”라고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보스턴 티파티는 영국의 지나친 세금 징수에 반발한 미국 식민지 주민들이 인디언으로 위장해 1773년 12월16일 보스턴 항에 정박한 배에 실려 있던 차(茶) 상자를 바다에 버린 사건으로 미국 독립전쟁의 불씨가 됐다.

하지만 이 운동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리지트 와그너는 “1970~80년대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재산세 경감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된 것처럼 이 운동도 풀뿌리 저항운동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진보 성향 온라인매체 무브온의 일라이스 호그 대변인은 “보수주의자들이 청중동원에 성공한 듯 보인다”이라며 “하지만 15일이 지나면 곧 사그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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