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가 재앙에 취약한 사회를 만들어

미국 내 모기지 업계 일부가 무너진 지 1년도 되지 않아 금융위기는 전세계로 번져나갔다. 멕시코에서 처음 보고된 돼지인플루엔자는 불과 2주만에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세계화 시대, 한 지역의 위기는 금세 전지구적 위기로 이어진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지난달 27일 “세계화가 세계를 재앙에 더욱 취약한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화는 각 국가를 긴밀하게 연결시켰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09년 보고서에서 경제 침체와 관련, “확산 속도가 전례 없이 빠르다”며 “세계화가 각 국가 시스템을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시켰는지 보여준다”고 적었다. 인디펜던트는 질병의 전파 속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비행기 여행이 대중화한 시대에 한 지역의 전염병이 불과 며칠 만에 전 세계적 질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돼지인플루엔자는 발병 지역 봉쇄 등 전통적 방법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국은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검역 강화, 여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부의 보니 소렌슨 박사는 로이터통신에 “현재로서는 봉쇄가 적합한 방법은 아니다”며 “바이러스는 이미 이 곳에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현재의 광범위한 위기는 세계화의 역습이라고 볼 수 있다. WEF는 2007년 보고서에서 전염병과 유동성 위기가 동시에 일어날 경우 “세계화에 대한 거센 반발이 있을 것이며 군국주의와 권위주의가 국제 정세를 재편할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네트워크이론에 따르면 복잡하고 효율적인 사회는 안정성을 보장하는 대신 급격한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 사회의 각 요소를 이어주는 핵심 고리가 무너지면 사회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식이다.

불황에 연극, 뮤지컬 공연 취소 잇따라

투자금 유치 등의 어려움으로 공연제작사들이 예정 또는 진행 중이던 공연을 취소하는 일이 최근 잇따르고 있어, 불황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공연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서울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 중으로 6월 14일 끝날 예정이던 창작뮤지컬 ‘카페인’과 5월 31일까지 더굿씨어터 무대에 오르기로 돼 있던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지난달 26일 공연을 끝으로 중단됐다.

두 공연의 제작사인 트라이프로는 티켓 판매 대행업체 인터파크INT를 통해 “기획사의 내부사정으로 앞으로의 공연을 취소하며 예매 관객에게는 100%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표가 구속되면서 진행 중인 모든 공연을 중단할 것을 통보했다”는 게 제작사 관계자가 밝힌 이유. 공연 제작의 주요 투자자였던 투신운용사 펀드매니저의 횡령 사건에 이 제작사 대표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가 함께 준비 중이던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의 5월 초 공연은 공동 제작사인 컬처피아에서 단독으로 진행한다.

또 제작사 조아뮤지컬컴퍼니는 5월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하려던 뮤지컬 ‘더 라이프’의 일정을 이 달 초 전격 취소했다. 제작사 측은 “투자사와의 계약 문제로 공연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해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댄스뮤지컬 ‘이주노의 빨간구두’가 폐막일을 일주일 정도 앞둔 지난달 27일 막을 내리기로 결정했고, 러시아 쿠크라쵸브의 고양이극장 ‘내 친구 바리스’ 내한공연 역시 개막 일주일을 앞둔 지난달 23일 취소됐다.

이처럼 속출하고 있는 공연 취소 사태는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한 공연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작사의 영세한 운영 시스템의 허점이 노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공연이 산업화로 가는 과도기에 놓여 있는 만큼 이제는 프로듀서들이 작품의 완성도뿐 아니라 제작의 정밀한 운영 프로세스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 체험 현장으로 궁이 열리고 있다

서울의 고궁이 조선왕실의 문화를 간직한 역사 탐방의 공간을 넘어 문화예술 체험 현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궁을 가까운 삶의 휴식처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대중에 익숙한 문화예술을 선보이며 문호 개방 폭을 키우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경희궁이다. 1일부터 24일까지 경희궁 숭정전에서는 조선 중종기의 여인 대장금의 사랑과 열정을 그린 뮤지컬 ‘대장금’이 지난해 가을에 이어 다시 공연된다.

올해 경희궁은 해외 의류 업체에까지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는 지난달 23일 ‘프라다 트랜스포머’라는 건축물을 개관했다. 스커트 전시회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행사가 6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 같은 고궁의 변신의 가장 큰 배경에는 무엇보다 2일부터 10일까지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주최로 열리는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있다. 매년 봄 주제를 달리해 열리던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지난해부터 ‘서울의 역사성과 전통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궁을 테마로 음악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초부터 일반에 개방하기 시작한 창덕궁 후원처럼 궁이 대중과 가까워지면서 하이서울페스티벌 프로그램도 점차 세밀해져 가는 추세다. 7일 창덕궁에서는 판소리 명창과 국악기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국악한마당 ‘배꽃향기 바람에 날리고’가 낙선재 앞에서 열린다. 이와 함께 소나무숲과 영화당, 연경당 등에서도 ‘소리사위를 펼치다’라는 제목의 공연이 마련된다.

시민에 문을 활짝 연 궁의 주요 공간을 구석구석 돌아보게 하기 위함이다. 연경당에서는 지난달 16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와 4시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 주관으로 전통예술 상설 공연이 열리고 있기도 하다. 10월27일까지 계속된다.

덕수궁에서는 역시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국악과 재즈오케스트라, 퓨전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있는 ‘대한제국 모단(modern)음악회’가 열린다. 6일부터 9일까지 매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열린다.

국악실내악단 소나기프로젝트, 퓨전음악그룹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등이 출연한다. 5일에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막을 여는 ‘고궁 가족음악회’도 준비돼 있다.

그밖에도 창경궁 양화당 앞에서는 7일부터 9일까지 오정해, 이자람 등 신세대 국악인들의 공연 ‘21세기 여민락’이 열린다. 하이서울페스티벌 외에 어린이날 경복궁 수정전에서 진행되는 초등학생 대상 ‘훈민정음 서문쓰기’ 등 각양각색의 체험 행사도 마련돼 있다.

이들 행사는 유료관객만 입장 가능한 뮤지컬 ‘대장금’을 제외하면 대부분 고궁 입장료만 지불하고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이혼 줄었지만, 황혼 이혼은 증가

지난해 이혼이 급감했다.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부부의 이혼이 전체 이혼 4건 중 1건 꼴이었다. 황혼 이혼 비중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2008년 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이혼건수는 11만6,500건으로 2007년 12만4,100건에 비해 7,500건(6.1%) 줄었다. 작년 6월부터 홧김 이혼을 줄이기 위해 시행된 이혼숙려제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

이혼 건수는 2003년 16만6,6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5년째 감소세로 10년 전인 1998년(11만6,300건) 이후 가장 낮았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인 조(粗)이혼율 역시 2.4건으로 전년보다 0.1건 줄면서 1997년(2.0건)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남녀 모두 전 연령대에서 감소세를 보였지만, 남자의 경우 50세 이상, 여자는 45세 이상에서 이혼이 늘어났다. 남자의 경우 50~54세 이혼(1만4,100건)이 전년보다 11.9% 늘었고, 55세 이상 이혼(1만6,000건)도 13.7% 증가했다. 여자는 45~49세 이혼이 5.3% 증가했고 50~54세와 55세 이상이 각각 17.7%, 15.9% 늘었다.

특히 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이혼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20년 이상 동거 부부의 이혼은 2만6,900건으로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1%에 달했다. 전년도(20.1%)보다 대폭 늘어난 것으로, 거의 4건 중 1건에 육박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혼부부의 평균 동거기간도 12.8년으로 2007년(12.3년)보다 더욱 길어졌다.

문화재위원장에 이인규 서울대 명예교수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인규(73ㆍ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임기 2년의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문화재위는 또 임돈희 동국대 사학과 교수, 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등 모두 8명으로 위원장단을 구성했다.

이 위원장은 일본 북해도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조류학회장, 서울대 자연과학대 학장, 한국생물과학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달 26일 80명으로 새로 구성된 문화재위는 2011년 4월 25일까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문화재 보존, 매장문화재 발굴 등의 사항을 심의ㆍ허가한다.

신임 위원장단 명단은 다음과 같다. ▲위원장= 이인규 ▲부위원장= 임돈희, 지건길 ▲건축문화재분과위원장= 박언곤(전 홍익대 교수) ▲동산문화재분과위원장= 최승희(서울대 명예교수) ▲사적분과위원장= 최기수(서울시립대 교수) ▲무형문화재분과위원장= 임돈희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 이인규 ▲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 지건길 ▲근대문화재분과위원장= 유영렬(전 국사편찬위원장) ▲민속문화재분과위원장= 김광언(인하대 명예교수) ▲세계유산분과위원장= 이인규

파리의 변신은 무죄?

예술의 도시 파리가 150년 동안 간직해온 외형을 확 바꾼다. 수십 조원이 투입되는 대대적인 개조작업이 마무리되면 파리는 더 빠르고 더 푸르고 더 거대한 모습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파리시와 교외지역을 초고속 교통망으로 연결해 거대도시로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는 ‘그레이터 파리’(Greater Paris) 계획을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계획을 통해 파리를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일본 도쿄와 경쟁할 수 있는 친환경 경제허브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를 둘러싸고 있는 외곽순환도로 안에는 현재 200만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850만명이 모여 사는 ‘거대 런던’에 비해 인구도 적고 면적도 15분의 1에 불과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프랑스 정부의 분석이다.

350억유로(61조원)가 투입되는 야심찬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세계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건축가 10여명을 영입해 교통망 확충과 도시 설계를 맡겼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계획은 파리를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도시, 교토 협정에 걸맞는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우선 정부와 민간자본을 함께 투입해 총연장 130㎞의 고속순환철도를 건설하기로 했다. 파리와 핵심 교외지역 6곳을 연결해 교외지역 주민과 통근자들에게 도심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교통망이 확충되면 메트로폴리스 모든 구역에서 30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하다.

계획안에는 또 샤를드골 공항 주변에 새로운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도시 외곽에 친환경 초고층빌딩을 건립하며 매년 7만 가구의 신규주택을 짓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볼쇼이 발레단 막시모바 사망

러시아의 전설적인 발레리나 에카테리나 막시모바가 지난달 28일 모스크바 자택에서 숨졌다고 UPI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70세.

막시모바는 1958년 볼쇼이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의 마샤역으로 데뷔, 30년 가까이 볼쇼이 발레단의 주연으로 활동해왔다. 10살 때 발레학교에서 막시모바를 만나 평생을 함께 한 러시아의 전설적 발레리노 블라디미르 바실리에프는 막시모바의 연기 파트너 이자 남편이다. 러시아는 이들 부부를 “20세기의 골든 커플”이라고 불렀다.

막시모바는 88년 볼쇼이 무대에서 은퇴해 발레 코치가 된 후 크렘린 발레단, 모스크바 클래식 발레단 등에서 후배들을 키워왔다.

볼쇼이 발레단의 예술 감독 보리스 아키모프는 이타르 타스 통신을 통해 막시모바의 사망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뒤 “막시모바는 에너지와 정열로 가득찬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크렘린 발레단의 안드레이 페트로프 예술감독은 “막시모바는 위대한 발레리나였으며 신이 보내준 교사로 우리는 그녀를 몹시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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