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이즘과 올로지/아서 골드워그 지음/ 이경아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1만 8000원인문사회학에 대한 미국 지식인의 시각 보여줘

<88세대> 저자인 우석훈 박사는 “만약 한국의 책 중에서 정말로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책이 딱 하나 존재한다면, 그것은 홍성대의 <수학의 정석> 정도를 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책은 없다는 말이다.

‘지식사회학의 칼 만하임은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영역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적이 있는데, 사실 책만큼 이데올로기와 가깝고, 또 이데올로기 그 자체인 물건도 별로 없다.’ (우석훈 칼럼, ‘책, 이데올로기 전쟁의 최전선’ 중에서)

세상에 대한 저자의 시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책은 우씨의 말처럼 이데올로기의 집합체일지도 모른다. 신간 <이즘과 올로지>는 그런 이데올로기, 이념에 관한 사전이다.

“인문과학 계간지를 끝까지 통독하려고 기를 써 본 사람이라면 어떤 관념이나 분석을 ‘이즘’이라는 말로 대체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잘 알 것이다. 게다가 이즘 중에는 뜻이 명확한 것들이 있는 반면 모호한 것들도 많다”(8쪽)

출판인 출신의 저자 아서 골드워그가 책 <이즘과 올로지>를 쓰게 된 이유다. 그는 ‘-이즘’으로 대표되는 학설과 이론이 무용지물 같지만, 무척이나 매력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념, 학설, 이론, 교리를 집대성한 일종의 ‘이데올로기 사전’이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 혹은 여러 나라를 지배하는 것.’ 이것은 제국주의(imperialism)에 관한 저자의 정의다. ‘샤를 드골 장군의 정치 철학, 개인적인 카리스마와 그로 대변되는 ‘위대한 프랑스’라는 영속적인 감정을 일컫는 용어.’ 이건 드골주의(Gaullism)에 관한 정의다.

저자는 방대한 독서 경험을 발판삼아 복잡다단한 인문사회 용어를 이렇게 간명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역사, 사회적 설명이 덧붙여진다. 정치, 철학과 예술, 과학, 경제, 종교, 성도착 등 6개 분야로 나눠진 450가지 표제어는 사전처럼 분류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가?

‘자유주의 : 자유를 뜻하는 라틴어 리베르(libewr)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포스트 레이건 시절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우익은 자유주의라는 단어에 ‘볼보를 몰고, 라테를 홀짝거리며, 진화를 믿고, 교회를 무시하며, 사냥을 하지 않고, (중략) 당신의 아이들에게는 정치에 관한 최신 헛소리를 주입하고 성교육에 노출시키는 사람들을 싸잡아 일컫는 말’이라는 뜻을 덧씌웠다.’(75쪽)

자유주의, 사회주의와 같은 지극히 논쟁적인 표제어 앞에 저자 역시 자신의 가치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준다. 방대한 백과사전적 설명을 담은 이 책은 인문사회학에 관한 미국 지식인의 시각을 보여준다.

나의 삼촌 오스왈드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강 펴냄/ 1만 원


<맛><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알려진 작가 로알드 달의 장편소설. 작가의 단편 <손님>에 등장했던 희대의 바람둥이 오스왈드 삼촌의 청년시대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쾌하게 즐기며 사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인 오스왈드는 아찔한 미모의 야스민, 케임브리지 화학과 교수 워슬리와 팀을 이뤄 세기의 천재들을 상대로 정자 탈취극을 벌인다.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강성은 지음/ 창비 펴냄/ 7000원


2005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한 신예 시인 강성은의 시집. 악몽 같은 동화와 환상의 세계를 세련되고 유려한 리듬, 잘 짜여진 어법으로 표현했다. ‘세헤라자데’, ‘누가 그레텔 부인을 죽였나’ ‘태양왕’ 등 일련의 작품은 몽환적이고 매혹적인 노래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학교를 잃은 사회 사회를 잊은 교육
데이비드 W. 오어 지음/ 이한음 옮김/ 현실문화 펴냄/ 1만 4000원


이 책은 겉과 안의 구분 없이, 원래는 동거와 공존의 징표여야 할 교육과 사회가 오늘날 왜 ‘출구 없는 미로’가 되는지를 다룬다. 저자는 교육과 환경, 인간에 대한 대중의 관점을 차분하게 재고찰한다. 그는 교육의 문제는 경제, 생명, 노동, 정치, 문화 등 총체적인 관계에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