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처] 대기업과 20쌍, 중소기업과 45쌍… 전통음악 등 소외장르까지 확대

그동안 기업의 메세나 활동은 '될성부른 떡잎'에게만 주는 일종의 보험 같은 것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클래식 영재들에게 지원이 국한됐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주로 클래식에 한정됐던 메세나가 전통음악이나 무용 등 소외된 장르에까지 확대돼 기대를 모았다.

장기적이고 보다 폭넓은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한국메세나협의회(회장 박영주)는 올해도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주선해 65쌍의 인연을 성사시켰다. 지난 28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2009 기업과 예술의 만남 결연식'에서 대기업과 예술단체 20쌍, 중소기업과 예술단체 45쌍이 인연을 맺었다.

2005년 12월 출발한 '기업과 예술의 만남(Arts & Business)'은 기업과 예술단체가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올해는 기존에 이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 가운데 지원단체를 늘린 곳도 있어 고무적인 반응을 낳았다. 4년째 결연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CJ문화재단은 기존의 서울발레시어터와 화음체임버오케스트라 외에 이번에 극단 여행자와 신국악단 소리아와 새로 결연을 맺어 눈길을 끌었다.

폐광지역의 문화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 참여한 강원랜드는 공공문화예술 A21과 서울팝스오케스트라 등 2곳을 지원하며 메세나 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다. 메리츠화재는 올 여름 발족한 린덴바움페스티벌과 결연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코리아W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맺어 클래식 열풍에 새로 힘을 더할 예정이다.

이밖에 LG연암문화재단은 파파프로덕션을 지원하며, 문화경영의 기치를 내세운 중소기업 중에는 고려크레인, 상지인터내셔널, 대덕휴비즈, 청석이앤씨 등이 예술단체와 결연을 맺었다. 한국메세나협의회(회장

이날 행사에는 한국메세나협의회 박영주 회장을 비롯해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정재계,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결연에 참여한 기업과 예술단체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이어서 메세나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는 '메세나 음악회'가 열렸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인 강동석(바이올린), 김영호(피아노), 양성원(첼로), 김상진(비올라)이 40여 분에 걸쳐 이어간 공연은 참가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번 행사와 관련해 박영주 회장은 "문화예술진흥을 위해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나 지방 또는 소규모 예술단체 지원은 지역 기업들의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재민 차관은 "여려운 경제상황에서도 문화를 지원한 기업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며, 문화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정부도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