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 피플]

안도현 시인이 음식을 소재로 쓴 동시 40편을 묶어 동시집 <냠냠>(비룡소)을 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2007) 이후 3년 만에 낸 두 번째 동시집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스스로를 초등학교 6학년쯤 된 아이라고 생각하고 동시를 썼다고 한다.

동시집에는 갖가지 밥을 비롯해 누룽지, 라면, 단무지, 군만두, 샐러드, 김치, 쑥국, 깻잎 장아찌, 떡볶이 등 많은 음식이 맛깔스럽게 담겨 있다. 음식의 맛과 모양, 색, 냄새, 재료, 영양, 조리 방법, 도구 등 음식에 관한 다양한 소재들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국수가 라면에게'에서 "너, 언제 미용실 가서 파마했니?"라고 말하는가 하면, 깻잎장아찌를 보고 "위층 아래층 평수가 똑같네…햇볕도 바람도 사이좋게 차곡차곡"이라고 말한다.

안 시인은 동시에서 흥 같은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단어 반복, 의태ㆍ의성어를 통해 소리내어 읽는 맛을 살린 게 여럿이다. '배추는 배추대로 무는 무대로 당근은 당근대로 참깨는 참깨대로// 사이좋게 동동/ 고루고루 동동'('물김치')

시인은 음식에 철학적 메시지도 담았는데 동시 '밥 한 숟가락'은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요즘 아이들에게 먹는 것의 중요함을 일깨운다. 시인은 "음식이 만들어내는 소리와 빛깔ㆍ냄새를 음미하며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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