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내] 통섭의 대가 강의·에세이 엮어 신자유주의를 설명

●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간들
데이비드 하비 지음/ 임동근, 박훈태, 박준 옮김/ 문화과학사 펴냄/ 1만 7000원

포스트모더니즘 이론가 데이비드 하비는 국내에도 친숙한 학자다. <자본의 한계>, <포스트 모더니티의 조건>, <신제국주의>, <신자유주의> 등 일련의 저작은 이미 사회과학 분과를 넘어 '책 좀 본다'는 출판 딜레탕트들에게 널리 읽힌다.

통섭의 대가라지만, 그의 본령은 지리학이다. 그는 마르크스의 이론을 공간에 투영시켜 자본주의와 현대를 이야기한다. 구체적으로 마르크스의 자본 비판을 도시로 확장시킨 마르크스주의자다. 철학과 지리학, 정치와 경제를 넘나드는 그 넓은 스펙트럼을 한 마디로 요약하기란 쉽지 않다.

마르크스의 자본비판을 근간으로 한 도시정치경제학이 그 사상의 한 축이라면, <포스트 모더니티의 조건>을 비롯한 모더니티 이야기는 또 다른 한 축으로 비춰진다.

이 책은 하비를 처음 접한 독자, 하비의 사상 중 한 부분만을 맛 본 독자를 위해 묶인 것이다. 2004년 독일 하이델베르그 대학에서 진행한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계급권력의 복원'과 '불균등 지리 발전의 일반이론을 위해'란 2개의 강의, 에세이 <공간이라는 키워드>를 모아 엮었다.

내용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우선 현재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공간에 대한 설명이다. 이 신자유주의 공간은 단순히 이데올로기 투쟁이나 제국주의 강요에 의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자본이 공간을 넘나들며 사회계급들의 관계 속에서 이식, 확산, 변용되는 논리를 갖고 움직이는 동학의 결과다. 하비는 이 같은 주장의 논거로 1970년대 후반, 미국의 레이건, 영국의 대처와 같은 신자유주의자들이 어떻게 국내 국제 정책에서 신자유주의적 질서를 주조했는지를 들고 있다.

또 한 축은 세계적, 국가적, 국지적으로 벌어지는 자본의 집중현상과 이를 둘러싼 불균등한 모습들을 이론화하기 위한 소고다. 근대 이래 지속된 '지리적 불균등발전'이라는 특성에 대한 저자의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장은 하비의 공간 철학을 이론화하는 설명들로 이뤄진다. 저자는 '절대적-상대적-관계적 공간'이라는 인식론과 르페브르의 '물질적 공간-공간의 재현-재현의 공간'이란 삼항으로 교차해 구성하는 메트릭스를 토대로 공간을 분석하는 틀을 고안해낸다.

하비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관계적 공간에만 집중하며 절대적, 상대적 공간에 무심한 것도, 그 반대도 문제라고 말하며 "공간은 복합어로서 기능하며 다중적 결정을 갖기에 그 어느 특정 의미 하나도 다른 의미들과 분리될 수 없다"고 말한다.

2000년대 들어 그의 화두는 '자본의 공간'이다. 그는 독자에게 그람시와 케인즈를 같이 놓고 읽고, 지젝을 보며 지리학을 상상하라고 말한다. 이 통섭의 사유는 보편성과 개별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교조주의와 마르크스주의가 지배하던 시절 시작된 그의 공간 비평이 오늘날 더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 사물의 안정성
A.M. 홈스 지음/ 이수현 옮김/ 문학동네 펴냄/ 1만 원

미국작가 A.M. 홈스가 쓴 단편집. 처음으로 아이들을 맡기고 둘만의 휴가를 즐기게 된 부부이야기를 다룬 '어른들끼리', 정체불명의 폭탄 위협으로 일상이 흔들리는 변호사 짐 트레인의 하루를 쓴 '짐 트레인' 등 10 편의 이야기는 작가의 세계관을 드러내고 있다. 평범한 미국 사회와 미국인의 일상을 통해 모두가 불안을 숨기며 무심히 살고 있는 현대인의 삶을 그린다.

● 처음 읽는 터키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1만 5000원

2005년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의 문제의식을 이어 만든 '처음 읽는 세계사 시리즈' 첫 권. 각 국가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세계사 큰 흐름을 아우르고 있다. 이 책은 문명의 교차로로 불리는 터키의 역사를 통해 동서양 역사와 종교, 문화와 혈통을 설명하고 있다.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등을 만든 전국역사교사 모임이 공저했다.

● 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전쟁
에이먼 핑글턴 지음/ 이양호 옮김/ 에코 리브르 펴냄/ 2만 1000원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싸움, 경제적 측면에서 파워 게임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중국이 몇 십 년 안에 세계 문제에서 더 강한 힘을 갖는 것이 미국 외교에 던지는 의미를 이야기한다. 급성장하는 중국에 대처해 미국은 이제 글로벌리즘과 민주주의, 시대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 중국 정치 경제 대한 시계열적 분석과 이에 대한 미국인의 대처 방법이 담겨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