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내] 24작품 4게절 나눠 소개 특유의 그림 읽기 보여줘

● 세상의 모든 풍경
전광식 지음/ 학고재 펴냄/ 1만 8000원

배경지식 없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즐길 수도 있지만, 음악사를 모르고 쇤베르크의 음악을 듣기란 힘든 법이다.

현대예술은 그 무수한 예술의 계보에서 '새롭고 또 새로운' 것만이 남겨지기 때문에, 수천 년 축적된 예술의 형태를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했다는 것은 그 역사의 계보를 꿰뚫고 있음의 방증이기 때문에, 음악이든 그림이든, 문학이든 아는 만큼 보일 수밖에 없다.

저자 전광식 교수는 문, 사, 철을 넘나드는 독서에 예술적 감성을 더한 글쓰기로 알려진 저자다. 화가 김병종에 따르면 그는 "고전 명작부터 현대미술까지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문학적으로 서술한다." 다양한 견문과 식견이 묻어난 미술 평론은 그 인문학적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회화 예술이란 문학과 철학과 일란성 쌍생'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한 월간잡지에 연재된 전광식 교수의 글을 모은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로 나누어 펼쳐진다.

봄을 맞는 그림으로 저자는 헤르만 헤세의 <무차노 전망>을 소개한다. 헤세의 수채화에는 그가 생애 후반 30년을 보낸 몬타뇰라의 고요한 풍경이 담겨 있다. 그 풍경은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온종일 걷고 싶은 호반과 언덕, 평생 살고 싶은 정감 어린 마을로 다가온다.'(24페이지)

여름의 그림으로 풍경화가 에두아르 베르나르 데바 퐁상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는 소를 먹이는 젊은 목부들을 많이 그렸다. 밀레의 주인공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라면, 퐁상의 주인공들은 자유롭게 세상을 즐기는 모습이다. 그 차이를 저자는 이렇게 썼다. '밀레의 화충이 단조풍이라면, 데바 퐁상의 화풍은 장조풍을 띤다.'(171페이지)

가을에 찾는 그림으로 윌리엄 다이스의 <슬픔의 사람>을 꼽는다. 스코틀랜드 고산 지대를 배경으로 사색에 잠긴 예수를 그린 그림이다. 저자는 처연하고 고고한 예수의 모습에서 어떤 성화에서도 보기 힘든 '고결한 삶의 원형'(210페이지)을 발견한다.

겨울 풍경은 일본 화가 고?의 <기사가 있는 겨울 풍경>을 골랐다. 고?은 메이지시대 서양 화풍에 대항해 일본 전통 화풍을 고수하며 고도의 채색미와 서정성이 가미된 시조파를 개척한 화가다. 저자는 이밖에도 우리나라에 덜 알려졌거나 처음 소개되는 그림 스물 네 작품을 사계절에 엮어 소개하며 특유의 그림 읽기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예술의 궁극에 도달하려 한다면, 비평가는 작품을 통해 철학하기를 시도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미술작품에서 다양한 해석과 이야기를 끌어내는 이 책은 비평을 통한 철학하기, 그 단면을 보여준다.

● 찰스 다윈, 한국의 학자를 만나다
최종덕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만 3000원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이메일을을 주고 받다>, <오만과 편견>, <대담> 등 국내외 인문 사회 자연과학 석학들의 대담을 전한 휴머니스트 대담 시리즈의 네 번째 책. 다윈, 진화론, 한국사회라는 세 가지 화두를 정점으로 '우리시대의 진화론- 다윈과 진화론,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2007년 가을부터 올해까지 10여 차례 대화를 기록했다. 역사학자 임지현, 생물학자 전방욱, 진화의학 분야의 강신익, 동양철학자 김시천 등이 참여했고, 과학철학자 최종덕 상지대 교수가 대담을 진행, 정리했다.

● 그들이 위험하다
존 팰프리, 우르스 가서 지음/ 송연석, 최완규 옮김/ 갤리온 펴냄/ 1만 5000원

저자는 하버드 대학교의 버크먼 인터넷 사회연구소에서 IT와 사회변화의 관계를 연구해왔다. 이 책은 방대한 인터뷰 자료와 최신 사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와 함께 도래한 새로운 위험, 대책'을 논하는 책이다.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사이버 공간에서 찾는 세대. 이 책은 디지털 세대의 도래에 따른 문화, 정치, 경제, 교육, 미디어의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 욕망의 코드
롭 워커 지음/ 김미옥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1만 5000원

자본주의가 첨단으로 발전하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소비자들. 이들은 마케팅에 무감각하고 광고를 꿰뚫어본다. 상황이 이쯤 되면 브랜드는 죽었다. 광고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이런 소비자를 지배하는 것은 '욕망의 코드'다. 세계적인 광고홍보 회사 오길비&매더의 분석가 피터 프란체스는 "소비의 동기는 필요가 아니라 욕망"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21세기 소비자들의 욕망의 코드를 분석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