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집안 곳곳에 숨겨진 '사생활의 역사' 낱낱이 파헤쳐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박중서 옮김/ 까치 펴냄/ 2만 5000원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통해 특유의 위트와 지성을 자랑했던 빌 브라이슨의 최신작이다.

저자는 어느 날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깨닫는다. 왜 우리는 거대 담론에 관해 그렇게 열심히 연구하면서, 정작 역사의 진정한 구성 요소인 우리 삶에는 이렇게도 무심한 걸까? 수 세기에 걸쳐 사람들이 행한 일상은 도대체 어디에 기록된 걸까?

‘그리하여 나는 이 주제에 관해서 단행본 한 권 정도 분량의 책을 쓰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책에서는 삶의 일상적인 것들을 살펴보되, 그런 일상적인 것들을 각별히 주목하면서 마치 중요한 것들인 양 간주하게 될 것이다.’ (13페이지, 서문)

저자가 찾은 ‘일상적인 것들’의 보고는 바로 저자 자신의 집이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그의 집 평면도가 그려져 있고, 저자는 각 공간을 따라 인류 사회사를 추적해 나간다.

‘굳이 한마디로 정의하면, 사생활의 역사란 곧 인간이 점차적으로 편안해지게 된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8세기까지만 해도 집에서 편안하게 머문다는 개념은 워낙 낯설기 짝이 없는 것이어서, 심지어 그런 상황을 일컫는 단어조차 없는 지경이었다.

(…) 집에서 이런 편안함의 정신을 가장 잘 포착한 곳이라면 바로 우리가 지금 들어와 있는 곳, 즉 거실이라는 특이한 이름이 붙어 있는 장소다.’ (170페이지, 제7장 거실)

‘이전까지만 해도 사생활이라는 것은 개념 자체가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다. 19세기까지 여관에서는 한 침대를 나눠 쓰는 일이 일반적이었으며, 이런 저런 일기를 살펴보면 밤늦게 도착한 낯선 사람이 침대에 기어드는 것 때문에 짜증이 났다는 작성자의 불평이 종종 들어 있다.’ (392페이지, 제15장 침실

빌 브라이슨의 출세작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과학에 관한 백과사전적 지식을 걸출한 입담에 담아낸 책이라면, 이 책은 저자의 집을 발판으로 인간 사회사를 요약한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집은 놀랄 만큼 복잡다단한 일종의 보고이며,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란 이런저런 방식으로 결국 누군가의 집에서 끝나게 마련이니까.

‘전쟁, 기근, 산업혁명, 계몽주의 등등. 이 모두는 누군가의 소파와 서랍장 속에 들어 있었으며, 누군가의 커튼 주름 속에, 누군가의 베개의 푹신한 부드러움 속에, 누군가의 벽에 칠해진 페인트 속에, 누군가의 배관을 따라서 흐르는 물속에 들어 있었다.’ (14페이지, 서문)

저자는 집안 구석구석에서 숨겨진 ‘사생활의 역사’를 낱낱이 파헤친다. 빌 브라이슨 특유의 박학다식, 억누를 수 없는 호기심, 위트 세련된 문장과 탁월한 이야기 재미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실망하지 않을 터다.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
박원순 지음/ 이매진 펴냄/ 1만 4000원

영국의 훈남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피프틴. 피프틴의 요리사는 모두 저소득 가정의 청소년이다. 제이미 올리버는 요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피프틴의 사례처럼 영국은 지금 새로운 시민ㆍ지역 단체가 사회를 바꾸고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 발전을 주도해온 소셜디자이너, 박원순은 영국 사회 변화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혁신 사례를 소개한다.

서울, 밤의 산책자들
전경린 외 5인 지음/ 강 펴냄/ 1만 2000원

서울을 테마로 6인의 여성작가 쓴 단편소설집. 2009년 출간된 테마 소설집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의 후속편이다. 시골에서 막 상경한 20살 대학 청년과 십여 년 뒤 그의 일상을 대비한 김미월의 ‘프라자 호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어떤 일도 감행하는 욕망의 공간을 그린 이홍의 ‘삼인구성의 가정식 레시피’ 등 6편의 단편이 실렸다.

본격 시사인 만화
굽시니스트 지음/ 시사in 북 펴냄/ 1만 2000원

2009년부터 최근까지 주간지 <시사인>에 실렸던 시사만화를 묶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2009년 8월 29일자)부터 트리클다운 효과 논쟁까지(2011년 1월 29일자) 지난 3년 한국사회를 뒤흔든 이슈들이 2페이지 만화에 압축돼있다. 작가 굽시니스트의 연재 뒷이야기와 매체에 싣지 못했던 만화들도 추가로 실었다.

감초동사 34 & 생생표현 2690
김남규 지음/대교출판 펴냄/1만 4000원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고도 일상에서 충분히 의사소통을 한다. 바로 동사의 힘이다. 우리가 학창 시절에 배운 동사 34개 만으로도 거의 모든 대화를 나눌 수가 있다.

외국계 기업에서 오래 일하고 현재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임원으로 재직 중인 저자가 get, take, have 같은 사용빈도가 놓은 동사를 활용한 영어표현을 생생하게 정리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