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하이브리드
“국토의 도로가 동맥이라면 자동차는 피와 같다. 자동차 산업은 국가에 가장 필요한 산업이며 나는 자동차 산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가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내 후대들에게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디딤돌을 놓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전 자동차 철학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공장 설립은 타계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꿈이었다. 이꿈은 1940년대초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수차례에 걸쳐 추진했던 필생의 사업이었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국산 고유모델 개발을 통한 국내 자동차산업의 탄탄한 기초를 다졌다면 정몽구 회장은 한국 자동차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2009년 정몽구 회장은 세계적인 자동차전문매체인 모터트렌드의 세계 자동차산업 영향력 있는 인물 3위에 올랐다. 글로벌 자동차메이커인 GM, 토요타 등의 CEO들을 제치고 글로벌경영위기를 기회로 만든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받아 세계적인 CEO로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1998년 인수한 기아자동차를 성공적으로 회생시켜 2010년 현대차와 함께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전세계에서 361만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16.3% 증가한 실적을 거뒀고 기아차도 213만대를 기록 154만대를 판매한 2009년에 비해 38.9%나 판매가 신장됐다. 2001년에 비해서는 두 배가 넘는다.

2001년 현대차는 160만대를 글로벌시장에서 판매했고, 매출은 22조5000억 영업이익은 2조였다. 2010년엔 매출액이 36조7000억원, 영업이익도 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는 125%,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52% 증가했다.

기아차도 2001년에는 판매 86만대, 매출 12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5000억이었다. 하지만 기아차는 글로벌 판매가 213만대, 매출이 23조3000억원, 영업이익이 1조7000억원으로 판매는 149%,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3배가 넘는 240% 증가했다.

2001년 246만대를 판매하던 현대 기아차는 올해 157% 증가한 633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산총액은 2001년 47조원에서 2009년 122조7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상승하며 재계 2위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체 매출액은 2001년 45조9000억원이던 것이 2009년 94조6500억원에 달했다. 순이익 규모도 10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그룹의 전체 순익 규모는 2조8600억원(2000년) 규모에 머물던 것이 2009년에는 8조4300억원으로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급성장은 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글로벌 기업을 향한 지속적인 품질, 혁신 경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매년 수차례씩 해외법인을 방문해 생산과 판매, 품질 유지 현황을 점검하는 ‘글로벌 현장경영’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현지 전략 차종을 개발해 적기에 공급해온 해외 시장 전략도 주효했다.

품질경영과 함께 정몽구 회장은 세계 곳곳을 돌며 글로벌 현장을 직접 챙기는 글로벌 현장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해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각 사업장을 방문,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각 시장상황을 점검하며 글로벌경영을 진두지휘한다.

2010년 9월 연산 15만대 규모의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완공하며 현대 기아차는 국내 생산 기지를 중심으로 중국공장, 인도공장, 터키공장, 체코공장, 슬로바키아 공장 미국의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 등 주요 대륙에 생산기지를 완공했다. 지난 2월에는 세계 4대 시장인 브라질에 연산 15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수, 중남미시장 본격 공략에 나섰다.

최근 유럽 전역에 경제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몽구 회장은 유럽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출장길에 오르기도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체코공장과 독일 공장을 방문했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에서 8월 한 달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3% 늘어난 2만7376대, 기아차는 24.8% 증가한 1만8535대를 각각 판매하며 합계 점유율이 역대 최고인 5.9%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자동차-철강-건설을 미래 3대 핵심 성장축으로 하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할 계획이다.



정동철기자 bal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