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폐암·유방암 등 가족력 증세 관계없이 정밀진단 추천

전문가들은 모든 성인 남녀에게 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암 등 한국인의 6대 호발암에 대해서는 가족력이나 증세, 생활습관 등과 상관 없이 정밀검진을 권한다. 정밀검진이 조기 발견률을 크게 높이기 때문이다.

대장암의 경우, 정밀검진에만 포함된 대장내시경이 조기발견에 가장 효과적이다.

폐암은 저선량 흉부CT와 흉부X-레이, 자궁경부암은 질 초음파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자궁세포진 검사가 정밀검진에 포함된다.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는 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암 등 한국인의 6대 호발암을 포괄하는 정밀검진 프로그램을 남자는 105만원, 여자는 125만원에 실시하고 있다.

고령화, 비만, 가족력 등 개인의 건강위험인자에 따라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 개인별 건강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위, 대장, 간, 췌장 등 소화기계 정밀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소화기 정밀검진에는 대장내시경, 복부 및 골반CT, 상하복부 초음파 등이 사용된다.

또, 60대 이상이면서 고혈압과 심장질환이 있고, 뇌졸중의 가족력이 있다면 뇌정밀 검사가 권장된다. 뇌정밀 검사는 뇌MRI나 MRA, 경동맥초음파로 뇌 혈관의 모양을 자세히 검사할 수 있다. 가격은 50~60만원 선.

건망증이 자주 발생하거나 우울증이 있는 고령층은 치매 정밀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매 정밀검진은 뇌MRI, 영양검사, 치매 유전자 검사와 신경정신 상담으로 이뤄진다.

강동성심병원 치매예방센터에서 치매 진단에 필요한 모든 검사를 포함한 치매정밀검진을 90만원에 받을 수 있다.

■ 여성은 연령대별 특화 정밀검진 필요

여성들은 검진 패키지를 고를 때 더 많이 고민하는 편이다. 연령과 개인별 건강위험인자 등에 딱 맞는 종합 패키지가 잘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는 여성은 연령대에 따라 생식기능이 변화하므로 그에 맞는 맞춤형 정밀검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0~30대 까지는 가임기 여성으로, 출산까지 고려한 검진이 필요하며, 40대부터는 난소암, 자궁경부암 같은 여성 호발암을 그리고 폐경기 여성들은 갱년기 증상과 합병증 예방을 고려한 검진이 필요하다.

가임기 여성에게 자궁경부암 검진은 필수다. 많은 여성들이 방심했다가 임신 후 자궁경부암이 발견돼 항암치료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또, 가임기 여성 중 월경이 불규칙하거나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면 자궁내막증과 난소낭종 여부를 검사해봐야 한다. 이들 질환은 정밀 초음파와 호르몬검사를 통해 검진 된다.

또, 가임여성에서 내분비계 이상으로 가장 흔한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합병증으로 당뇨병이 생길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는 정밀 초음파와 호르몬검사 외에 공복 시 혈당 및 인슐린, 당부하 후 혈당 및 인슐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산부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검사가 기형아 검사다. 특히, 과거 자연유산 경험이 많거나 고령 임신일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 외에 종양표지자(AFP), 염색체 검사를 통해 기형아 여부를 알 수 있다.

갱년기 여성은 호르몬기능평가와 골밀도 검사, 대사기능을 통합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좋다.

여성암 중 난소암의 경우 자궁경부암과 달리 초기 증상이 없고, 초음파 상으로 조기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서울대병원 구승엽 교수는 “20대 이상 여성 중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과 40대 이상 여성은 1년에 한번씩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현행 건강검진프로그램은 2% 부족해

유태우 신건강인센터 원장은 일반병원에서 실시하는 종합검진이 두 가지 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첫째는 불필요한 검사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검사를 많이 하면, 병에 대한 불안감이 더 많이 조성되고, 그에 따른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침습적인 검사 등 인체에 유해한 검사가 많아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검진이 정말 건강을 위한 투자가 되려면 본인에게 꼭 필요한 검사만 골라서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본인에게 어떤 검진이 필요한가는 반드시 숙련된 의사가 환자의 상태와 질병위험수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합니다. ”

뿐만 아니라, 검사결과 상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이를 믿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거나 건강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것이 종합검진의 부작용이 될 수도 있다.

또, 현재의 질병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질병을 예측해 예방할 수 있는 검진이 필요하다.

유 원장은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검진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의사가 개개인에 꼭 필요한 맞춤형 검진을 받게 하고, 발병 위험을 높이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고치도록 하며, 현재의 질병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질병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검진이 필요합니다.”

◇ 도움말

유태우 신건강인센터 원장, 구승엽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건진센터 권영훈 교수, 연병길 강동성심병원 치매예방클리닉 교수, 김연수 가천의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