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 또는 뇌졸중은 정상적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병으로서, 즉시 사망하는 경우도 많고 회복되더라도 이전의 신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전신 또는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중풍은 뇌로 가는 혈관이 동맥경화로 막히거나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을 해서 생기는 병인데요, 과거 고혈압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뇌출혈이 더 많았지만, 비만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현대에 이르러서는 뇌혈관이 동맥경화로 막히는 뇌경색이 더 많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색이라는 용어는 혈관을 통해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이 중단되어 조직이 죽는 것을 말하며, 뇌경색은 뇌조직이 죽는 것, 비슷한 기전으로 오는 심근경색은 심장의 근육이 죽는 것을 의미합니다.

뇌졸중이 발생하는 시기는 주로 50대부터 시작하여,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 위험성은 더 커지게 됩니다. 중풍에 걸리면 한창 일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져서, 전혀 예상치 않게 매우 황폐한 여생을 살게 되는 것이지요.

매우 활동적이고 주도적이었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병상에 누워서 사람으로서의 기본 기능도 남에게 의존해야 하는 몸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부모로서 목격하거나 돌보아야 하는 자식들은, 당연히 이 질병에 대한 공포감을 강하게 각인 받게 됩니다.

이러한 공포와 고통의 경험에서 ‘부모가 걸렸으니, 나도 걸릴 것이다’ 라는 불안감이 싹트게 되는데요. 건강검진 시 부모의 중풍을 꼭 언급하는 사람들은 이런 불안감이 반드시 내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간과되어서는 안될 사실은 중풍은 유전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전은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내 형질과 질병의 위험성을 의미하지요. 중풍은 부모의 유전적 형질이 나한테 물려져서 내가 중풍에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중풍의 원인은 비만, 과로, 흡연, 음주, 운동부족 등으로 대부분이 전적으로 후천적인 것이지요.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데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중풍의 위험성은 당연히 높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만성질환도 알고 보면 유전보다는 위의 다섯 가지 요인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지요.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이라면 선택은 지금부터 하면 됩니다. 부모가 중풍에 걸렸었다면, 나는 이런 중풍의 후천적 원인을 좀더 적극적으로 개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처는 하지 않고, ‘나도 걸릴 거야’ 라는 불안감만 키운다면, 중풍은 그 불안대로 반드시 나를 찾아 오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빨리 도망쳐도 그만큼 빨리 따라오는 그림자처럼요.

중풍을 앓은 부모를 가진 자식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중풍에 더 잘 걸리는 사람과 오히려 더 잘 안 걸리는 사람으로요.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유태우 tyoo@unh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