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도 사람들 앞에 나서게 되면 당황하게 되고 수줍음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대인공포증 또는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그 정도를 넘어서 그런 경우 심한 공포와 불안을 겪게 됩니다.

즉, 망신을 당하게 될까 혹은 책을 잡히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공포에 사로 잡히게 되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불안을 나타내는 것은 허약함 또는 열등감의 표시이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다 훨씬 더 확신에 차있고 능력이 있다고 믿게 됩니다.

그러면, 모임에 나가는 것을 점점 꺼려하게 되고, 나가서도 내내 불안해 하며, 돌아와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자신을 들키지 않았는지를 걱정하게 됩니다. 스스로도 자신의 불안이 근거 없는 것인 줄을 알지만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이 바로 대인공포증이지요. 또 다른 특징으로는 예기불안 또는 행위불안이라는 증세로, 그런 상황이 벌어지기 전부터 미리 불안해 하는 것입니다.

대인공포증은 대개 이른 10대에 시작되며, 때때로 우울증, 약물남용 등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대인공포증의 증상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대중 앞에 나가게 되거나 중요한 인물과 얘기해야 하는, 특별한 한 두 가지 상황에서만 공포증을 느끼는 정도라 하면, 공중목욕탕이나 식당 혹은 다른 사람이 있는 데서는 전화하거나 서명하는 것 등 가벼운 상황조차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포증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인공포증은 단지 수줍음을 많이 타는 정상적인 성격이 아니라, 치료를 해야 하는 관계의 병입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질병의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주된 치료법은 인지행동치료의 하나인 탈감작요법으로서 자신이 공포를 느끼게 되는 상황을 재연하여, 적은 강도에서 높은 강도로 점차로 훈련시키는 방법입니다.

상황재연은 이미지 훈련, 가상현실, 실제 상황 등으로 옮겨 가게 하면 되지요. 이를 몸을 둔감하게 하는 훈련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이 거절을 할 까 두려우면 일부러 더 청하는 것이 바로 훈련입니다. 9번은 거절할 수도 있어도 한번은 누구도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사회성과 대화기술, 문제해결능력을 높이는 것도 치료의 한 부분이 됩니다. 증세가 심할 때는 항우울제, 항불안제, 베타차단제 등도 치료에 사용되며, 행위불안이 있을 때에는 약물을 미리 복용하고 그 상황에 임하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약물은 증세를 줄여주는 것이지 원래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러한 치료들을 하면, 사람들과의 여러 상황들이 기존에 느꼈던 것과는 다르게 느끼게 됩니다. 즉, 같은 상황에서 불안과 공포가 없어지고 편안해 진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대인공포증은 완치되는 병입니다.



유태우 교수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