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바램 중의 하나는 남자면 180cm, 여자면 168cm 정도의 키를 갖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외모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키가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는 것이지요.

자녀의 키를 결정하는 큰 요소 중의 하나는 물론 유전으로서, 양부모 키의 평균은 어느 정도는 자녀의 키에 비례합니다. 부모의 키는 물론 바꿀 수 없지만, 자녀의 성장에는 유전보다도 더 큰 많은 요소가 작용을 합니다.

흔히들 먹는 것이 성장의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영양결핍시대의 얘기이고, 요즈음 같은 영양과잉시대에는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최적화해야 자신의 최대 성장치에 도달할 수가 있습니다.

아이들 키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첫 번째 요소는 스트레스입니다.

무한경쟁의 교육제도, 형제도 친척도 거의 없는 핵가족, 대화 상대라고는 실제 인물이 아닌 인터넷이나 게임 상에 존재하는 가상 인물들, 이전보다 훨씬 빨라진 신체의 변화 등,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는 생존이 주된 문제이었던 기성세대의 스트레스를 훨씬 능가합니다.

이러한 삶의 과제들을 잘 극복하게 하는 것이 최대 성장치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이지요.

둘째는 충분하면서도 규칙적인 수면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거나, 기상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면, 그만큼 키가 크는 데는 걸림돌이 되지요. 충분히 자게 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시간은 짧더라도 효과적으로 숙면하는 법을 가르치면 됩니다.

셋째가 적절한 체중입니다. 몸무게가 나가야 더 키가 클 것 같지만 사실은 비만이 키 성장의 최대 적입니다. 비만이라고 하더라도, 나중에는 키가 더 커져서 이를 극복할 것이라는 믿음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적정 체중만이 아이의 최대 성장을 보장하게 하지요.

넷째, 적절한 운동과 몸쓰기입니다. 아이들이 잘 뛰어 놀기만 해도 충분하지만, 그것이 부족하다면 걷기, 조깅, 탁구, 테니스, 수영, 축구, 태권도, 무엇이든 몸을 많이 쓰게 하면 됩니다.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는 것만해도 충분한 몸쓰기가 되지요. 등 하교 등을 모두 자가용으로 데려다 주는 것은 아이의 성장을 가로 막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영양과잉시대에 영양보충은 상대적으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 편식만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족한 영양소가 없다는 것이지요. 굳이 하고 싶다면 칼슘우유, 하루 한두 잔을 더 마시게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유태우 교수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