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로우 카·하이드 홀·로즈무어·위슬리 가든 4色 꽃향기 가득

영국인들은 정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틈만나면 나무와 꽃을 가꾸며 삶의 여유를 즐긴다. 매년 5월에 열리는 세계적인 '첼시 플라워축제'를 비롯해 꽃, 식물과 관련한 대형 축제만도 10여개에 달한다. 정원 중에서도 왕립정원은 사설 정원에 비해 조경과 풍경이 아름다워 영국인에게도 인기다. 꽃향기 가득한 영국의 왕립정원을 소개한다.

시민들의 휴식처 왕립정원

영국에는 왕립원예협회(RHS: Royal Horticulture Society)가 있다. 1804년 런던 원예협회가 전신이며 1861년 알버트왕자에게 칙허장을 수여받으며 현재의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게된다. 왕립원예협회는 왕립정원과 왕립공원을 선정해 관리하고 축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를 주관한다.

왕립공원은 시민들의 휴식에 중점을 두고 조성된 곳으로 런던의 명소인 하이드파크가 대표적이다. 반면 왕립정원은 꽃과 나무 등 식물과 조경 관람에 치중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왕립정원은 잉글랜드 전지역에 걸쳐 4곳이 있다. '왕립'이라는 타이틀은 '품질'을 보장하는 꼬리표와 같기 때문에 영국인들은 '손해 보지 않을 여가'를 위해 왕립정원을 즐겨 찾는다.

정원 스타일 변천사, 하로우 카 가든

잉글랜드 북동부의 노스요크셔에 있는 '하로우 카 가든'은 가장 최근에 왕립원예협회에 포함된 곳이다. 원래 북부원예협회에서 운영하던 시험장이었지만 1946년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정원은 모두 20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각 정원을 시대별로 구성해 해당시대의 정원 스타일과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요크셔지역의 정원 특징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정원이 있던 자리는 18세기부터 유황온천이 솟아났다. 그래서 한 때 목욕탕과 호텔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 자리에 바와 학습센터가 들어서 있다.

전통 스타일 고수, 하이드 홀 가든

잉글랜드 남동부 템스강 하구의 에식스지역에는 1993년 왕립정원이 된 '하이드 홀 가든'이 있다. 로빈슨부부에 의해 1955년 세워졌다. 원래는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농장이었다. 1960년대에는 방공호로 사용됐는데 나중에 이곳에 60여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이 정원의 시작이다. 이후 사이프러스나무가 자라 자연스럽게 울타리가 형성되고 농지가 정원에 포함되면서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다.

이곳의 조경은 전통적 스타일을 고수한다. 근대 정원에서 느껴지는 우아함과 운치가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뭄에도 견딜 수 있는 식물, 식물애호가들을 위한 수많은 특이종들, 연못, 장미정원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또 언덕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어 풍광이 뛰어나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2000송이 장미 압권, 로즈무어 가든

잉글랜드 남서부의 노스데본에 위치한 '로즈무어 가든'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왕립정원이다. 1959년 현재의 정원형태를 갖췄으며 1967년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정원 넓이는 현재 26만㎡에 달하며 정원 안에는 방문자센터와 식물센터를 비롯해 도서관, 커피숍, 상점, 레스토랑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특히 2,000여 송이의 장미가 전시된 로즈가든은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침엽수 정원 볼거리, 위슬리 가든

'위슬리 가든'이 잉글랜드 남동부 서리지역에 있다. 1873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넓이 24만㎡의 정원이다. 원래 키우기 힘든 식물들을 시험적으로 재배하는 시험장이었지만 1902년 일반에 개방됐다. 봄이되면 튜울립, 수선화, 개암나무꽃이 만발한다.

정원 안에는 방문객들에게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하기 위한 모형정원을 갖추고 있다. 또 넓은 잔디밭 주위로 조성된 침엽수정원도 볼거리다.

영국의 왕립정원에 관한 정보는 영국 왕립원예협회(www.rhs.org.uk)와 영국관광청 한국사무소(www.visitbritain.co.kr)에서 얻을 수 있다.



김성환기자 spam00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