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제 진료실을 찾아오는 분들 중에는 소위 '허리디스크'로 진단을 받고 수술을 권유 받았던 분들이 많습니다. 허리디스크는 20대 초반의 젊은 아가씨들에게도 있고, 60-70대의 노년층까지 전 연령에 거쳐 발생하는 질병이지요.

젊을 때에는 허리디스크이지만, 연세 드신 분들에게는 디스크보다는 척추의 퇴행성변화로 척수와 신경이 있는 공간을 누르는 척추협착증이 상대적으로 더 많습니다.

'뼈가 튀어 나왔다'라든가, '디스크가 튀어 나왔다' 라는 등의 말을 듣게 되면, 얼핏 수술로 이것만 제거하면 병이 다 고쳐지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게 되지요.

또한 빨리 수술 받지 않으면 더 진행될 수 있다는 암시도 은연 중 받게 되어, 그렇지 않아도 아픈 허리 빨리 낫고 싶다는 생각이 더더욱 간절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디스크나 뼈의 변화는 사실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것을 상기하셔야 합니다. 결과인 디스크나 뼈를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원인이 그대로 있으면, 통증이 줄어들지 않을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재발하기 마련이지요.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의 원인은 유전적으로 디스크나 뼈가 약한 사람도 일부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후천적으로 잘못된 자세, 지나친 몸쓰기, 비만, 유연하지 않은 몸 등이 원인입니다.

한편, 설사 디스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허리통증의 진짜 원인은 그 디스크가 아닌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경우 허리통증의 원인은 허리의 근육, 인대 또는 척추관절 등이 문제인데, 이것은 CT, MRI 등의 X선 촬영에는 아무런 소견을 보이지 않는 질병입니다.

이 때 소견 상으로만 보이는 디스크를 허리통증의 원인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디스크는 튀어나왔다고 하더라도 주위의 신경조직에 손상을 입히지 않으면 아무런 통증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당연히 수술을 할 필요가 없고, 수술을 했으면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킬 우려도 있는 것입니다.

수술을 권유 받고 저한테 오는 분들은 3개월 동안 다음 세 가지 처방을 받게 됩니다. 첫째는 서 있는 시간과 걷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3개월만이고요, 그 다음부터는 다시 서서히 늘려가게 됩니다. 둘째는 물속 운동을 매일 하라는 것입니다.

물속 운동은 물속 걷기, 아쿠아로빅 등이고 수영을 이미 잘 하는 분들은 그대로 하셔도 되고, 못 하는 분들은 새로 배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물속에서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요. 하루 30분에서 1시간이면 적절합니다.

처음에는 목욕탕의 냉탕에서 시작해도 되고, 익숙해지면 그때 수영장으로 옮기시면 되지요. 셋째는 체중감량을 하라는 것인데, 자신의 정상체중까지 감량을 해야 합니다. 3개월이면 최소한 10kg을 빼게 되어, 이것만 해도 척추의 디스크와 관절에 미치는 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통증이 심한 분들에게는 초기에 통증약을 처방하지만, 이것도 2-3주면 대체로 불필요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못 참는 것은 사실은 통증이 아니라 더 악화되거나 수술을 받아야 할 것만 같은 불안이기 때문이지요.

호전되는 것을 느끼면 불안도 없어지고, 더불어 통증도 확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수술은 몸을 바꿔보고 선택해도 전혀 늦지가 않습니다.



유태우 신건강인센터원장 http://center.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