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가족여행] 김제곡창지대로 유명… '벽골제' 등 농경문화와 역사 체험

1-테마연못
2-농경문화박물관
3-장생거
4-아리랑 원고
5-조정래 아리랑 문학관

봄기운이 바람에 이리저리 흩어지는 김제의 너른 들판. 사방을 둘러보아도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만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소설가 조정래 선생은 대하소설 아리랑에서는 이곳을 ‘징게맹갱 외배미들’이라 적고 있다.

‘징게’는 김제,‘맹갱’은 만경, 외배미는 이 배미 저 배미 할 것 없이 모두 한배미로 툭 트였다는 뜻으로 김제 사람들이 예로부터 이 땅을 불렀던 말이다. 이렇게 너른 들을 가슴에 가득 담는 김제 들판 봄 여행을 떠나보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김제 땅을 찾으면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북으로는 군산과 경계를 이룬 만경강이, 남으로는 부안과 만나는 동진강 사이에 펼쳐진 광활한 김제·만경평야는 전체 면적의 절반이 논이다.

이런 김제에서 가장 너른 들은 광활면. 1925년 일본 강점기 때 바다를 메워 육지와 연결된 곳이다. 갯벌을 매워 옥토를 만들고 그 곳에서 나는 소출을 강탈당하는 식민지 시대의 수탈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들을 작가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에서 발견할 수 있다.

김제는 일찍이 삼한시대에서부터 쌀농사가 시작된 곳이다. 백제 때 지명이 벽골(努骨)이었는데 볏골(벼의 고을)을 한자로 적은 것이라는 설이 있다. 그리고 부량면 원평천 하류에는 백제사람 들이 쌓았다는 저수지인 벽골제(국가사적 111호) 의 유적이 남아 있기도 하다.

벽골제는 제천의 의림지와 밀양의 수산제와 더불어 삼한시대의 대표적인 저수지 가운데 하나로 농경문화의 전형적인 상징이 되는 유적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벽골제 축조는 신라 흘해왕 21년(330년)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330년은 백제 영토였으므로 백제 11대 비류왕이 만든 것으로 보여진다.

1975년 발굴조사 결과 벽골제는 원래 둑길이 3.3㎞, 둘레 140㎞, 만수면적 37㎢에 이르는 방대한 저수지로 백제가 벌인 대규모 토목공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의 공사 규모는 신털뫼, 되배미 등 벽골제에 얽힌 지명으로 봐서 당시의 공사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신털뫼는 벽골제에 동원된 수많은 일꾼들이 산에 묻은 흙을 털거나 낡은 짚신을 버린 것이 산을 이뤘다는 것이다. 되배미는 원평천과 두월천이 합쳐지는 자리에 있는 논으로 논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그 안에 들어가 일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셀 수 없어 되로 재듯 500명씩 투입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조선시대 때 팔도 사람들이 모여 벽골제를 보수할 제주 사람들이 풍랑으로 공사가 끝난 뒤 도착해 체면치레로 만들었다는 제주방죽에 얽힌 이야기도 전해진다.

현존하는 고대 저수지로는 세계 최고, 최대의 수리시설인 벽골제는 일제 강점기에 벌인 대규모 수로 공사 탓에 크게 망가진 채 지금은 둑 일부와 제2수문 장생거, 제4수문 경장거 등 수문 2개만 남아 있다.

그러나 김제를 대표하는 축제인 지평선축제가 활성화되면서 농경문화박물관과 테마연못이 조성되고 아리랑문학관과 우도농악관 등 농경문화와 역사에 관련된 시설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점차 늘어났다.

그리고 올해부터 2012년까지 312억원을 들여 벽골 민속촌, 농경문화체험장, 생태 습지 등 농경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체험형 종합관광지를 조성할 예정 이다.

벽골제 입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은 일제 강점기 민족의 수난과 독립운동사를 담은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에 관련된 자료를 모아놓은 곳으로 지난 2003년 5월 건립되었다.

모두 3개의 전시실로 꾸며진 문학관에는 작가의 작품과 ‘아리랑’ 창작과정을 담은 노트, 육필원고, 신문기사, 소품, 취재노트, 연필 등 350여 가지가 보관, 전시돼 있다.

‘아리랑’은 곡창지대인 김제ㆍ만경평야에서 이뤄졌던 일제 수탈과 민족 수난 및 애환, 항일 독립운동사 등을 다룬 대하소설로 1990년 12월 한국일보에서 연재를 시작한 뒤 1995년 8월 해방 50주년을 맞아 모두 12권을 출간되었다.

김제시에서는 2012년까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곳을 잇는 ‘아리랑 기행벨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벽골제, 심포 들판, 죽산면 내촌마을 등은 소설에서 주 무대와 쌀 생산지로, 하시모토 농장과 김제역은 토지ㆍ쌀 수탈 전진기지로, 광활 간척장과 금광지구는 각각 농토착취와 금 수탈 현장으로 표현됐는데 이곳들을 기행벨트로 개발하게 된다.

심포항 꼬막칼국수와 꼬막회



새만금방조제 때문에 포구 구실을 하지 못하는 심포항이지만 포구 인근의 거전마을에 있는 꼬막요리 전문식당인 새만금횟집(063-543-6668)이 있어 바다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동죽이라 부르는 꼬막을 살짝 데친 후 야채와 초장에 무쳐 내는 꼬막회는 소면과 함께 비벼먹는다.

굵고 쫄깃한 면발에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꼬막칼국수도 일품이다.





글·사진 정보상 (여행작가, 와우트래블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