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코발디(Frescobaldi)700년 전통이 빚어낸 고품질 와인 럭셔리 마케팅으로 명성

“저기 저 와인 셀러는 루이뷔통에 디자인을 의뢰한 것입니다. 와인 저장고 치고는 모던한 모습이죠.”

이탈리아산 ‘귀족 와인’으로 이름 높은 ‘프레스코발디(Frescobaldi)’가 국내 와인 애호가들에게 익숙한 맛을 다시금 선보인다. 카스텔지오콘도(Castelgiocondo), ‘행복한 성(城)’이란 이름을 가진 와인이다.

국내 호텔가와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대표 인기 와인 중의 하나였던 카스텔지오콘도는 잠시 모습을 감췄다가 최근 다시 수입이 재개됐다. 이 와인을 들고 한국을 수년 만에 찾아온 프레스코발디사의 쥬세페 파리아니 아시아 수출담당이사는 감춰져 있던 재미있는 ‘와인 스토리’들을 털어놨다.

“카스텔지오성은 프레스코발디의 CEO가 여름에 피렌체가 너무 더우면 피서를 가는 곳입니다. 프레스코발디 가문이 수백년전부터 구매한 땅으로 가장 오래 소유하고 있는 와인 산지이기도 하죠.”

토스카나 피렌체의 귀족 가문인 프레스코발디는 700여년 넘게 와인 제조에 종사한 와이너리다. 르네상스 시대 미켈란젤로가 즐겨 마셨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와이너리인데다 오랜 동안 영국 왕실 및 유럽 귀족들에게 와인을 제공해온 것으로도 명성이 높다. 실제로도 ‘귀족이 만드는, 귀족들을 위한 귀족 와인’인 셈.

지중해에 면해 바닷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카스텔지오성 인근 지역은 덕분에 포도가 잘 익어 과일향 물씬한 와인이 생산되기로 유명하다. 모래층이 섞인 토양은 포도 재배에는 제격이기도 하다. 큰 오크통과 작은 바리크에서 각각 2년씩, 총 4년의 숙성을 거치는데 와인스펙테이터 100대 와인에도 선정되는 등 최고의 브루넬로 산지로 불리운다.

프레스코발디가 이처럼 고품질과 명성을 수 세대, 수백년 간 이어오는 비결은 단지 이름이나 명성 때문만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1헥타르 당 800시간의 투자를 해 와인을 생산합니다. 하루에 한 명이 3시간 이상 정성을 기울이는데 1년이면 그 정도 시간은 되죠.” 파리아니 이사는 그 자신도 “90% 이상은 넥타이를 매지 않고 출근할 만큼 현장 실무 중심으로 포도와 와인을 돌본다”고 말한다.

“원래 영국의 찰스 왕세자는 채식주의자라 와인을 잘 마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프레스코발디 와이너리를 방문하면 꼭 포미노 비앙코 한 잔은 마십니다. 프레스코발디 가문의 딸과 데이트를 한 적도 있으니까요.” 프레스코발디 가문은 찰스 왕세자의 재혼식때 초대를 받은 이탈리아 국민 단 4명에 들 만큼 ‘영국 왕실과 절대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프레스코발디 하면 한국인들에게 가장 알려진 브랜드는 니포자노. 럭셔리 브랜드인 이 와인은 최고급 승용차인 마세라티의 소유주 100여명만을 초대, 와인 디너를 가지면서도 화제를 모았다. “카스텔지오성 주위에 세워진 마세라티 100대가 전부 우리 차예요(?)…” 파리아니 이사는 농담을 건네지만 프레스코발디의 ‘럭셔리 마케팅’은 워낙 이름 높다.

와인스펙테이터를 비롯, 유명 와인 잡지들로부터 호평을 수없이 받은 프레스코발디도 전문가들의 평가에는 역시 긴장한다. “CEO가 말씀하셨어요.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감사하라’고, 그리고 점수가 안 좋으면 ‘용서하라(?)’고요” 파리아니 이사는 “지금 경제 위기로 한국 와인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단기적인 움츠림이고 장기적으로는 계속 성장중”이라고 단언했다.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